장르는 SF+액션.
제목은 업그레이드
왜 이렇게 평범한, 묻히기 쉬운 제목을 썼을까?
그것이 이 영화의 첫 인상이었다.
아무 정보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오, 꽤 몰입하게 된다.
미래 세계.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어 보였다. 지금껏 많은
SF영화에서 묘사한 장면.
거기에다 설정도 새롭지는 않다.
영화 포스터의 not man. not machine. more.이 많은 것을 이야기
해준다.
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본 이야기- 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었는데 (얼마나
절망적인가)
기계 하나를 심음으로써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얼마나 희망적인가)
덕분에 SF의 문턱을 넘기가 쉽다.
거기에다 '범인은 누구인가?'라는 추리 형식이 가미되어
흡입력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기대할 수
있고,
AI가 '나'를 돕는다는 완벽한 파트너십이
있다.
아래 보이는 것이 주인공 남자에게 이식된 최첨단컴퓨터
'스템'이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제목이 '업그레이드'가 아닌
'스템'이어도 좋을 거라 생각했다.
스템(stem)은 줄기라는 뜻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줄기
세포(stem cell)를 의미하기도
때문이다.
줄기 세포가 갖고 있는 생명윤리 문제라든가, 분화과정에 대한
통제가 쉽지 않다는 점은
이 영화의 주제와 같은 맥락을
보여준다.
겉으로 보기엔 복수극의
액션영화지만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AI를 그저 반기기만 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AI에 대한 공포, 위협을 꽤 그럴 듯하게
보여주는데, 그 장치들이 촌스럽지
않다.
간혹, 액션에 대해 '코믹'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은데
나는 시종일관 진지모드로 봐서 그런지, 액션 씬 또한 꽤나
세련되었다고 생각했다.
AI의 지능으로 싸우기 때문에 그 모습은 엄격하고 정확하고 절제되어
있다.
마치 중국 무술을 연상케 한다. 그리고 에론의 연구실 또한 일본 주택을 떠올리게 한다.
절제되고 텅 빈 공간. 동양적인...
개인적으로 SF장르를 좋아해서 그런지, 재미있게
봤다.
조금씩 익숙한 소재를 깔끔하게 잘
버무렸다.
잔인한 장면도 다소 있지만,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필요한
장면이었다는 생각.
반전은 짐작할 수 있는 정도지만, 결론은 다소 충격적이고
씁쓸하다.
결론은 ...(잠시 아껴두기로 하자. 지금은 영화가 상영
중이니)
SF가 성공하려면 있을 법한 이야기를 그럴 듯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의 별점은 넉넉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