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만년설로 뒤덮인 8월의 브로크백 마운틴
양떼 방목장에서 여름 한 철 함께 일하게 된
두 청년 '에니스(히스레저)'와 '잭(제이크 질렌할)'은
오랜 친구처럼 서로에게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된다
그들의 우정은 친구 이상으로 발전하지만
두 사람은 낯선 감정의 실체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 채
다시 만날 기약도 없는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우연히 4년 만에 다시 만난 '에니스'와 '잭'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일년에 한 두 번씩 브로크백에서 만나 함께 지내기로 하는데...
20년간 짧은 만남과 긴 그리움을 반복한 그들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전세계가 그리워한 러브 스토리가 다시, 여기에서
시작된다
네가 가끔 미칠듯이 그리울때가 있어.
위 대사의 문장만 본다면 마치 장르가 멜로인 영화에서 아주 흔히 들을 수 있는 대사겠지만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에서는 아주 아이러니 하면서도 의미깊은 대사이다. 남자끼리 위 대사를 주고 받은 영화가 바로 이 영화다.
처음 이 영화가 있다는걸 알게된 계기는 역시 히스 레저였다. <다크
나이트>에서 보여준 인상깊은 연기는 그의 필모그래피를 찾게 만드는 엄청난 영향력을 준 연기에 있어 정말 대단한 연기자다. 하지만 볼까
말까하다 결국 세월이 휠씬 지나고 그러던 어느 날 극장에서 재개봉을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 재개봉 기회에 꼭 이 영화를 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되어 극장으로 바로 달려갔다. 영화를 보기전에는 <다크 나이트>의 히스레저의 그 파격적이고 능청스러운 모습만이 떠올랐지만 영화를 보기 시작하자 <브로크백 마운틴>의 또 하나의 히스 레저라는 연기자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제이크 질렌한의 연기는 과연 감정을 마음 깊숙히 표현하는 그의 눈동자는 지금까지 영화를 보아오면서 이미 증명되어 왔기 때문에 그다지 놀라지 않앗지만 히스 레저의 내성적이고 뭔가 침울해 보이는 그가 연기한 캐릭터는 <다크 나이트>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보일 정도였다.
지금까지 동성애자를 다룬 영화를 많이 보아온 것은 아니지만 확실한 것은 지금까지 봐오던 동성애자 영화와 이 영화는 분명히 분류를 해놓을 필요가 있어 보일 정도로 정말 특별한 영화였다. 즉 동성애자 영화라기 보다는 필자는 '사랑'에 가까운 영화라고 하고싶다. 그 만큼 아무리 평범한 것에서 벗어난 현상일지라고 사람으로서 가지고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보는 관객들이 다시 한번끔 고찰할 수있게 하는 아주 깊은 통찰력이 있는 영화였다. 편견을 깨버리고 싶어하는 이 영화는 우리 인류의 모습을 더 넓고 깊숙히 보여주고 싶어했던 것 같다.
이 영화속 배경은 1960년대이다. 분명히 동성애자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며 받아드리기 힘든 시기였던 시간이었지만 그런 힘든 시기 속에서도 두 남자 주인공들이 서로 진정하게 사랑하는 모습은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성소수자들이 자신감을 가졌을리라 믿는다. 자기들이 별나고 이상한 것이 아니며 죄를 지은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 더 나아가 요즘같이 집단주의와 이기주의가 판치는 사회가 고쳐나가야 하는 문제들을 생각해 본다면 이 영화가 전해주는 주제가 망가져가는 우리 사회 우리 자신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하며 사람대 사람으로서 서로 좋게 지내야겠다는 그런 마음가짐을 떠오르게하는 것 같다. 오랜만에 뜻 깊은 수작인 영화<브로크백 마운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