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일과를 하는 슈퍼마켓의 직원들의 내밀한 삶의 비밀
평범한 일상에도 불구하고 그 고독한 일상을 버텨내는 시적인 이야기
슈퍼마켓의 복도에서 일렁이기 시작한 관계, 인 디 아일 (In The Aisles)[복도에서를 뜻하는 독일어]을 리뷰합니다
영화사에 남을 걸작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에서 드러나듯이
단순한 노동, 육체노동과 관련된 업을 종사하는 사람들의 일상은 일을 행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일상이 반복될 겁니다
지게차(?) 비슷한 차량으로 마트의 물건을 배치하는 사람들의 삶
과묵한 크리스티안 (비밀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을 암시하는 인물인 크리스티안)은 그저 지게차(!)를 운전하는 법을 배우며
매장에 물건을 배치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런데 그 반복되는 삶에 신물이 날듯한 타이밍에 운명처럼 그의 심장을 뛰게하는 여인 마리온이 나타나는데요..
크리스티안은 인턴으로 일하던 중 사탕류 물건을 관리하는 직원 마리온에게 반합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반한 감정에 이끌려 심장은 뛰지만
(영화 <인 디 아일>의 오디오는 크리스티안이 마리온을 본 순간
크리스티안은 일렁이는 파도소리를 듣는 것과 유사한 느낌을 받았다고 소리로 표현합니다)
그러나 마리온이라는 사람을 쉽게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둘이 사랑을 하기에 그와 그녀가 경험한 세월의 흔적과 상처, 삶의 모순들이 사랑을 쉽게 허락하지 않습니다
크리스티안이 매일 정시 출근하고 묵묵히 열심히 일을 한다고 해도
마리온이 크리스티안을 친구(?)로서 좋아한다고 해도 몇 가지 구속들이 사랑을 방해합니다
두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들은 '죄, 모순에 가까운 관계, 과거'등의 단어들로 설명되는데
'죄, 모순에 가까운 관계, 과거' 등의 키워드는 '고독한 감정'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고독하고 쓸쓸할 수밖에 없는 관계
고독하고 쓸쓸할 수밖에 없는 일상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피어날것만 같은 순간들을 리듬감있게 묘사합니다
또한 극적인 사건들이나 인물들의 과거사에 대하여 설명하려 하기보다는 생략도 많아서 전반적으로 시적인 리듬을 띄고 있는 영화입니다
쓸쓸한 우리 존재들에게 사랑, 감정 그 자체가 일렁이는 것은 평범하게 반복되는 일상마저도 시적으로 바꿔주는 마법일 것입니다
영화에 오프닝에 등장하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만큼
시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