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arpenters는 오리지널 곡들도 많지만
다른 가수들의 히트곡들을 리메이크하여 쏠쏠한 재미를 보았다.
그 중에서 비틀즈가 불렀던 곡들을 4곡 추려보았다.
1. Ticket to ride
The Carpenters - 1969년 앨범 [Offering] US 차트 #54
원곡 - The Beatles 1965년 앨범 [Help!] (작사, 작곡: John Lennon) US 차트 #1, UK 차트 #1
비틀즈의 터프한 록큰롤 넘버를 차분하고 쓸쓸한 발라드 곡으로 편곡하였다.
바로크 풍의 피아노 인트로에서 이어지는 Karen의 목소리는
이 노래를 전혀 다른 노래로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1960년대 초 폴 매카트니의 사촌 누이 내외가 경영하는 리딩의 선술집에서
존과 폴은 너크 트윈스 (Nerk Twins)라는 이름으로 출연하여 노래를 한 적이 있다.
얼마 후 사촌 누이가 아일 오브 와이트 (the Isle of Wight)의 라이드(Ryde)에 있는
유니온 스트리트에 새로운 선술집을 열자, 이번에도 존과 폴은 지나가는 차를 얻어타고
그곳에 놀러가서 둘만의 여행을 즐기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뒤 라이드에서의 즐거웠던 시간들을 떠올리며 존이 만든 곡이다.
노래의 제목은 'Ticket to Ryde (라이드행 승차권)'에서 힌트를 얻어 'Ticket to ride'가 되었다.
Carpenters - Ticket to r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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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스튜디오 버전
카펜터즈의 데뷔 앨범 [Offering] (1969) (왼쪽)
비틀즈의 'Ticket to ride'를 리메이크한 싱글이 호조를 보이자
서둘러 앨범 제목을 바꾼 뒤 재발매한 앨범 [Ticket to Ride] (1969) (오른쪽)
The Beatles - Ticket to ride
[Ticket to Ride / Yes It Is] 45 rpm 1965
2. Help!
The Carpenters - 1970년 앨범 [Close to You] 싱글로는 미발표
원곡 - The Beatles 1965년 앨범 [Help!] US 차트 #1, UK 차트 #1
안됐지만... 카펜터즈의 이 리메이크는 비틀즈의 훌륭한 원곡을 망쳐놓았다.
그러나 후반부에 잠시 등장하는 싸이키델릭 올갠 솔로는 그런대로 들을만 하다.
많은 그룹들과 가수들이 이 노래를 리메이크했으나 썩 마음에 드는 곡은 별로 없다.
그나마 Tina Turner가 리메이크한 버전이 절절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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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a Turner - Help! (1984)
'Help!'는 비틀즈의 두 번째 영화 [Help!](1965)의 사운드트랙 타이틀곡이다.
존 레논이 작사, 작곡하고 폴 매카트니와 조지 마틴이 손을 본 이 노래는,
본래 느린 템포로 demo를 녹음했다가 록 밴드의 타이틀 싱글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조지 마틴의 지적에 따라, (이미 폴 매카트니의 'Yesterday'라는 발라드가 있었으므로)
빠르고 강렬한 코러스가 들어간 마스터 버전으로 완성되었다.
존 레논은 이 노래에 대해 나중에 고백하길,
"이때의 나는 Fat Elvis Period 였다. 정말 절박하게 누군가의 도움을 간절히 원했고, 그것을 노래에 담았다."
함께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동고동락했던 비틀즈의 다른 멤버들조차
이때 존 레논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 가사 중에 "I've opened up the doors" 라는 구절은, 윌리엄 블레이크를 인용한 것으로서
"If the doors of perception were cleansed, everything would appear to man as it is, infinite."
(인식이 문이 정화되면,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무한히 드러날 것이다) 에서 따온 것이다.
존 레논은 이 당시 Aldous Huxley의 책을 탐독했고, Aldous Huxley의 책 속에 인용된
위의 윌리엄 블레이크 구절을 노래에 인용하였다.
"The Doors Of Perception" (인식의 문)이라는 구절은 Help!가 발표되었던 시기(1960년대 중반)에
데뷔를 준비중이던 샌프란시스코 출신의 전설적인 싸이키델릭 그룹 The Doors의 그룹명이 정해지는 데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The Carpenters - Help!
1971년 BBC TV special 라이브
[Close to You] 1970, A&M
The Beatles - Help!
[Help! / I'm Down] 45rpm 1965
3. Baby, it's you
The Carpenters - 1970년 앨범 [Close to You] 싱글 미발표
The Beatles - 1963년 앨범 [Please Please Me]
원곡 - The Shirelles 1961년 US 차트 #8
이 노래 역시 'Ticket to ride'처럼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로 색다르게 리메이크하였다.
비틀즈 버전에서 들을 수 있는 앙증맞은 샤라라 코러스와 칫, 칫 코러스가 빠진 게 아쉽다.
1969년 The Smith가 발표한 샤우트 창법의 리메이크가 US 차트 5위까지 오르며 가장 크게 히트했다.
The Smith는 'Runaway'로 잘 알려진 Del Shannon이 키운 그룹으로서, 멤버들 중 'Baby, it's you'를
들어보았던 사람이 한 명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Del은 이 노래의 녹음을 강행했다.
The Smith - Baby, it's you (1969)
비틀즈의 1963년 데뷔앨범에 실려있던 이 곡은 그보다 2년 전에 여성 보컬 그룹 The Shirelles가
발표하여 히트했던 곡이다. (Burt Bacharach 작곡, Hal David, Barney Williams 작사)
비틀즈의 초기 레파토리들을 보면 척 베리, 버디 홀리, 리틀 리처드, 칼 퍼킨스, 엘비스 프레슬리,
에벌리 브라더스 등 1950년대 중반 이후의 초기 록큰롤 가수들에 지대한 영향을 받았는데,
이에 못지 않게 그 당시 인기를 끌던 흑인 여성 보컬 그룹 (걸 그룹)에 받은 영향도 만만치 않다.
로네츠, 쉬렐즈, 크리스탈즈, 마블레츠, 쿠키스, 도네이즈 등의 히트곡들을 주로 리메이크했다.
십대들의 순수하고 재기발랄한 사랑을 담은 노래 내용과 멤버들의 보컬 하모니를 중시했던 걸 그룹들은
노래 이외의 음악적 능력 (작사, 작곡, 연주, 프로듀스)을 모두 남성들에게 의지했기 때문에
태생부터 그 한계가 보였으므로 그 인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1960년대 초에 불어닥친
브리티시 인베이전 그룹들의 열풍에 스러져 갔다. 다이애나 로스 & 수프림즈 정도만이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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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irelles - Baby, it's you (1961년 원곡)
[Baby It's You (feat. Soldier Boy)] 1961 Scep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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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atles - Baby, it's you (1963년 데뷔앨범 수록)
[Please Please Me] 1963
The Carpenters - Baby, it's you (1970)
[Close to You] 1970
비틀즈는 1962년 ~ 63년까지 이 노래를 라이브 무대의 주요 레파토리로 연주했으며
데뷔앨범에도 수록했을 뿐만 아니라, 30여년의 세월이 지난 1995년 발매된 [BBC 라이브] 모음집을
발표했을 때에도 제목을 [Baby, It's You]로 정할 만큼 이 노래에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주었다.
[Live at the BBC] 1995
[Baby It's You + 3] EP 1995 Apple NR 58348
비틀즈의 미발표 싱글들 중 4곡을 모아 발표한 EP.
전통적인 하드보드지 커버 대신 종이 커버를 사용했다.
이 EP의 발매 프로젝트는 'Beatles at the Beeb'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처음 방송된 1982년부터 시작된 것이다.
4. Please Mr. Postman
The Carpenters - 1975년 앨범 [Horizon] 1974년 싱글 US 차트 #1, UK 차트 2위
The Beatles - 1963년 앨범 [With The Beatles]
원곡 - The Marvelettes 1961년 US #1
카펜터즈가 유난히 좋아했던 걸 그룹 The Marvelettes의 1961년 히트곡.
배리 고디 주니어에 의해 발탁된 여고생들로 구성된 마블레츠는,
데뷔 싱글인 'Plaese Mr. Postman'으로 Motown 레코드사에 첫 1위곡을 안겨주었다.
The Marvelettes
비틀즈가 원곡의 리듬앤블루스 색깔을 걷어내고 거친 록큰롤 버전으로 리메이크했다면
카펜터즈는 그것을 더욱 가다듬고 또 가다듬어 완전히 말랑말랑한 소프트 팝으로 바꿔놓았다.
이 싱글은 카펜터즈의 최대 히트곡으로서 미국, 호주, 독일, 일본 등 많은 나라에서 차트 1위를 기록했고
영국, 캐나다 등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카펜터즈는 1982년 다시 한 번 마블레츠의 히트곡
'Beechwood 4-5789' (1962년 US #17)를 리메이크하며 마블레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비틀즈는 1961년 ~ 62년 사이에 라이브 무대의 주요 레파토리로 이 곡을 연주했으며
그 이후에는 1963년 ~ 64년에 BBC 라이브 세션에서만 3번의 연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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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rvelettes - Please Mr. Postman
[Please Mr. Postman] 1961 Tamla TM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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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atles - Please Mr. Postman
[With the Beatles] 1963
일본에서만 발매된 [Please Mr. Postman / Money] 싱글 (Odeon 초판 OR-1102)
붉은 색 컬러디스크로 제작.
역시 일본에서만 발매된 [Please Mr. Postman / Money] Odeon 싱글 두 번째 에디션.
붉은 색 컬러디스크로 제작. 재킷도 컬러로 된 최신 사진으로 교체했으며
게이트 폴드 커버로 되어 있고 안쪽에 가사가 쓰여있음.
Carpenters - Please Mr. Postman
[Horizon] 1975
[Please Mr. Postman / This Masquerade] 45rpm 1974 A&M 1646
[Please Mr. Postman] Sheet Music 19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