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에 일본에 신문 유학 장학생을 신청해 둔 터라, 아마 올해 말이나 길어도 내년 4월쯤에 일본으로 출발하지 싶습니다. 그런데 그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일자리를 구해봤는데, 통 구해지질 않네요.
집 망한 이후로 지방 공장에 가서 일도 해보고 노가다하느라 몸이 다 망가져서 너무 힘든 일은 좀 피하고 싶었는데, 피시방같은 곳은 성인피시방, 오락실까지 포함해서 죄다 빠꾸 먹었습니다. 제가 인상은 선량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집 망하기 전에 운동을 계속 해서인지 덩치가 좀 큽니다. 그라운드 계열이라 몸불리기를 했었거든요. 키 186에 체중이 110kg인데, 말투도 좀 톤이 낮아서인지 지금 이력서 넣고 빠꾸만 먹은 곳이 10군데가 넘어갑니다. 다음날 연락 준다고 하면 100% 연락이 없네요. 전화하면 안받고요. 서빙쪽은 완전히 포기하고 있었죠. 지금도 모델하우스 홍보 15일 정도하고 두달째 놀고 있습니다. 아무런 수입 없이 말입니다. 쪼들려 죽을 지경입니다.
제가 빽 쓰는 걸 싫어하지만 결국 염치 불구하고 아는 형님에게 부탁해서 어제 일 두개를 소개받았습니다. 택배회사 물류 분류일과 동물원 일인데, 그만 둘 때 그만 두더라도 일단 정직이라고 하시네요. 택배회사는 우선 위치가 멀고 주간과 야간중에 고르면 된다고 하시네요. 8시간 근무에 120만원이고, 컨베이어 밸트 위에 짐을 놓는 일이라고 하시네요. 공장에서 일해봐서 대충 물건 적재하는 일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니 일 자체는 편한 것 같습니다.
동물원은 집이 그렇게 먼 편은 아닌데, 아마 사육사 보조로 들어가서 일을 배우게 될 거랍니다. 형님께서는 그만둘 때 그만두더라도 배우면서 해보라고 하시는데, 우선 제가 일을 시작할 때는 형님 체면도 있고 해서 결코 듬성듬성 하려고 하지 않도 되도록 꼼꼼하게 열심히 하려고 노력합니다. 동물원이 가깝고 일도 재미있을 것 같아 해보고 싶긴 한데, 이쪽이 빽이 아니면 들어오기가 상당히 힘든 곳이더라구요. 보수도 높고 동물계열 대졸출신들을 많이 받는데 과연 사전 지식이 없는 제가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동물이라는 다른 생명체를 다루는 일이니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더라구요. 기껏해야 강아지 금붕어 거북이 고양이(는 무척 좋아하지만;)정도 길러본 제가 해낼 수 있을지, 아니 해내더라도 초보티 벗을 즈음에 일본을 가야하니 좀 걸리더라구요.
사회 생활 경험이 많으신 분들이 보기에 제가 어떻게 처신해야 할 지 가르쳐 주십시오. 지금 솔직히 노가다와 접대(못하는 건 아닌데 톤이 낮아서 제 목소리를 못알아 듣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발음이 좀 짧은 편이기도 하고;)만 아니라면 뭐든지 하고 싶은 기분입니다.
그만두고 싶을 때 좀 편하게 그만둘 수 있는 곳은 물류 센터 쪽이라 비중을 두고 있는데 고민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