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대학 붙고 졸업도 안한 상태인, 길고 긴 겨울 방학 동안
저는 해남 바닷가 근처 김 공장에서 알바를 했습니다.
엄마가 돈 많이 준다더라... 이러면서 짐 다 싸놓고 차비 쥐어주면서
저를 보냈고요 쌩판 모르는 사람들 틈에 끼여서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은 먹고 자고 할 데가 있어야 했기 때문에 공장 안에서 방 하나 내서 그 곳에서 살았고요
숙식비를 때우기 위해 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를 했습니다
말이 밥 하고 빨래 하는거지
집에서는 쪼끄만한 밥솥에 쌀 넣고 물 넣고 해서 뚜껑 닫으면 밥이 되고 해서 나름 편했는데요
그렇게 까지 힘들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공장에서 일은 6시부터 시작이 돼요
일하는 아줌마랑 할머니들은 파트별로 다 다른데, 민물 부분에서는 7시 20분부터
민물 부분에서 넘어오는 것 들은 8시부터 그리고, 어란에 가서 배 사고 하는거 할려면은 6시에 가야 하기 때문에
밥하는 입장인 저는 새벽 3~4시쯤에 일어나서
얼음물에 손 담그고 제 몸 하나 들어갈만한 가마솥에다가 밥을 잔뜩 지어야 한답니다
배 사고 하는 일은 힘 좋은 사람이 해야 하는데, 중국인 노동자들이 있거든요~
중국인들이 게으른데 힘이 세요, 그래서 새벽에 중국인들이 가거든요
근데 처음 밥하던 날, 중국인들이 제 눈엔 괴물로 보였습니다
남들은 공기밥 한그릇만 먹고 나가던데, 이 사람들은~~!!!! 세공기 네공기 막막막 먹는거에요!!!
아니 글쎄~ 한사람이서 기본 오인분 먹는거 있죠~ 첫 날 일하는 사람 숫자 맞춰서 반올림해서 50인분 정도의 밥을 했는데
그거 벌써 다 먹은거 있죠?
전에 일하던 아줌마 말로는 아침에 50인분 정도 밥 하면은
3분의 2정도 남으면 그거 공기밥 그릇에 하나하나 다 담고 따로 놔둔 다음에
11시쯤에 새로 밥해서 나눠주고 , 또 남은거 따로 놔둔 다음에 4시쯤에 새로 밥해서 나눠주고
밤에 간식 주면 된다고,,,, 그랬는데, 첫 날부터 어긋난거에요
뒤에 사람들은 밀려오는데 부랴부랴 밥하고 국 새로 만들고 (국도 다 먹었더라구요~~!!!)
정말 바빴습니다.
첫날에는 적응을 해야했기 때문에 바로 현장에 가지 않았어요
일단은 사무실에서 일을 했지요, 워드작업이든지 손님 대접이라든지 그런거....요
따뜻하긴 하지만, 담배 뻐끔뻐끔 피워대는 아저씨들 틈에서 있어야 했기 때문에
머리도 띵하고 목도 아프고 계속 앉아 있으면 정신이 몽롱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점심을 준비하는데,,,,
아저씨들이 오시더니, "이거 아침에 먹었던거잖아~ 안먹어~~!!!!" 이러고 다 가버리더라구요~
아저씨들 주장에 의하면 하루에 3끼를 먹을 땐
매일 매일 아침 점심 저녁의 반찬과 국이 다 달라야 한다고 했어요
정말 억울하고 어이가 없었죠,
그치만 혹시나 잘릴까봐,,, 어린 마음에, 눈물을 머금고 매일 3끼의 식사를 다른 반찬에 다른 국을 준비했습니다
덕분에~ 요리 실력은 팍팍 늘어났어요!!!!
재료만 있으면 다 되는거죠 ㅎㅎㅎ
응용도 마음껏 하고요 일하러 오시는 할머니들께서 시집오라고 난리였답니다 ㅋㅋㅋ
"학생~~ 울집에 막내 아들이 하나 있는데 시집와라~~ 나이가 사십인데~~~~"
헉... 울 아버지뻘 아닌가요 ㅋㅋㅋ
현장에 가서 일을 하게 됬던 날, 처음이라 많이 헤맸어요
할머니들(바닷가에 사시는 분들은 다 젊어 보였어요! 하지만 문서 작업을 하면서 알게 된건데, 다들 할머니더라구요 ㅎ)과
일을 하는데 그 작은 키와 외소한 체구로 철판 8개를 번쩍번쩍 들고 나르는데 정말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말도 못붙이고 그냥 고개만 끄덕끄덕 하면서 따라하려고 노력했어요
일을 하다보면은 공장 안이 좀 많이 춥거든요!! 그래서 발도 시리고 다리고 시리고 손끝이 얼어서 감각이 없어져요
그래서 체력이 금방 금방 닳는데, 그것 때문에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거든요
그 때, 할머니들끼리 모여서 품안에서 조그만한 도시락을 꺼내서 옹기종기 모여서 밥을 먹어요~
근데 저는 아는 사람도 없고 밥도 없고 혼자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게 되었어요,
그 때, 참 부럽더라구요 엄마도 보고 싶고 친구들도 보고 싶고요,,,
근데 거기서 처음 공장에서 일 했던 날, 멋쟁이 할머니의 며느리의 며느리가 이리로 오라고 손짓을 하시고는
다 식은 하얀 쌀밥에 소금도 기름도 안바른 맨 김을 주욱 뜯어서 살짜쿵 감싸서 제 입에 넣어주시는데
그게 엄청 엄청 꿀맛이었어요!!!! 그 분이 저를 무지 아껴주셨어요 고마운 분이죠 ㅎ
작은엄마~~ 하면서 졸졸졸 따라다녔죠 ㅎㅎㅎ
암튼 작은 엄마 덕분에 할머니들이랑 금방 친해질 수 있었구요, 일도 잘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여기 일이 엄청나게 힘들거든요!!!!!
보통 성인 남자도 힘들어서 2,3일 하고 나간대요
저는 5일 째 됬던 날, 손끝은 동상걸리고 손등은 김에 긁히고 또 긁히고 해서 살이 문드러지고 나병환자처럼
진물이 나고, 또 거기다가 제가 여자라서 마법 때문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에 다가, 다들 할머니에 아저씨들이라서
아픔을 표현해도 안먹히고, 제가 일하기 싫어서 젊으니까 꾀병부리는 줄만 알고 정말 마음고생 심했거든요!!!
눈 맞으면서 삽질 해보셨어요??? 밖에 폭설주의보 내려서 바람 씽씽불고 거기다가 바닷가라서 바람 더욱 세찬데
눈 맞으면서 맨손으로 삽질 했어요 삽질만 한건 아니죠, 여기저기 다 투입되서 일 할거 다하다가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구박받고..... 그래서 5일째 됬던 날, 너~~무 힘들어서
게임 한다고 한달을 밥도 안먹고 잠도 안자고 레벨업에만 열중해도 안쓰러졌던 그 튼튼한 제가
위염에 걸려서 쓰러졌습니다. 손등은 문드러지고 손끝은 동상걸리고 마법에 춥고 배고프고 서럽고 억울하고
짐싸들고 제 등을 떠밀었던 엄마가 미웠습니다
그 때 너~~무 너무 달콜한 초콜렛이 먹고 싶었습니다. 근데
거기 시골이라서 약국도 없고 하물며 과자 파는 구멍가게 조차 없습니다. 허허벌판이죠 염전이긴 하지만 ㅋㅋㅋ
옆 방 할아버지가 오셔서 된장 발라주시는데 많이 따가웠습니다. ㅜ ㅜ
결국 끙끙 앓아 누워버렸구요 밥 좋아하는 제가 밥도 안먹고, 발랄한 제가 우울해 하니까
아저씨들이 작은 엄마한테 연락하셨나봐요 작은 엄마는 가끔 오시는데요 작은 엄마가 오셔서
왜그러냐~~ 묻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작은 엄마가 팔 걷고 나섰지요!!!!
원래 엄마는 강하잖아요!!!ㅎ
작은 엄마가 밥 다 해주시고요 반찬도 다 해주시고 국도 다 끓여주시고
하루 동안 읍내에 약사러 가서 약이랑 보습제랑 사고 통닭도 사주시고 시장 구경도 했어요
공장에 돌아올 때는 과자봉지 한아름 안고서,,,,>ㅅ <
그때 전 아직 어렸나봐요 엄마가 없으면 안되나봐요 지금은 혼자 있어도 잘하지만,,, ㅎ
어쨌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공장에서 일한지 보름 째 되었을 때, 어느 정도 적응을 해서
밥을 준비하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여유가 생기고 할머니들이랑 친해져서 수다도 떨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하다가 슈웅 사라져서 밥하고, 밥 주고 설거지하고, 슈웅 현장에 달려가서 일하기
(솔직히, 밥 주면 밥 먹고 나가고 또 들어오고 또 들어오고
그러면 설거지하고 또 설거지하고 또 설거지하고 반복하다가 제 밥은 못먹고 현장에 가서 일해야 해서 정말 힘듭니다)
일 열심히 하고 적응 하니까 일 잘한다고 아저씨들이 용돈 주십니다 ㅎㅎ
만날 때 마다 만원씩 쥐어주시는데 완전 뿌듯해요~~ㅋㅋㅋㅋ
(이쯤 되면 밥하고 빨래하고 포장작업 하는데 전문가입니다. 포장 하루에 3천개에서 2만개 혼자 다합니다 ㅋㅋㅋ)
개수는 상자구요 한상자에 포장한 김이 100개 들어가고요 그 큰 상자는 중국인 아저씨들이 엄청나게 큰 트럭에 싣습니다
마냥 신나고 이렇게 즐거울 줄 알았습니다
어느 날 밤, 중국인 숙소에서 큰 난리가 났습니다
술을 먹고 두 명이 칼을 들고 싸운거지요, 저는 새벽 두시에 기계 점검한다고 공장을 돌고 있었거든요
칼을 들고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가며 한 사람은 피 철철 흘리는데 한쪽 얼굴을 감싸고 있고
한사람은 손가락이 잘려서... 사람들이 양쪽에서 뜯어말리고 소리지르고 난리치고
공장 불 때문에 잘 보이거든요 그거 보고, 점검한다고 돌다 말고 충격 받아서 멈춰 서있었습니다
그거 보고 직원분이 달려와서 제 손에 들린 *쉬랑 종이 뺏들고 제 방으로 등떠밀었구요
저는 방에서 끔찍한 광경이 생각이 나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눈 꼭 감고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아침이 되니 하루 쉰다 그래서 그냥 쉬었어요, 들리는 말에 의하면 둘다 병원 갔다고 하더군요
돈 때문에 싸웠다나요 참 무서웠습니다
중국인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요
밥 많이 먹는거랑 (앞에 이야기)
칼부림;;;사건, 그리고 작업장에서의 근무 태도 때문에 중국인이 참 미웠습니다
중국인들 정말 게으르거든요!!!
아침에 일 하러 안옵니다;;;;; 배 사러 가는 사람은 갔다와서 사라지고요
배 사러 안가는 사람은 아침 밥 먹을 땐 분명히 봤는데 일할 땐 안보이다가~
점심 먹고 오후 2시, 3시 쯤 되니까 설렁설렁 나와서 느릿느릿 움직이며 대충대충 일하고 5시쯤에 숙소로 들어갑니다;;;;
그러면 직원분이 다다다다다 쫓아가서 비집고 끌고 나오면 억지로... 정말~~ 하기 싫다는 듣이
억지로;;; 9시까지 일합니다. 그래서 미웠어요~
거기다가 중국인들은 한탕주의더라구요~!!!
중국인들은 월급을 안주고 일당제로 해서 돈을 줘요
월급 주면은 이렇게 일도 안하고 맨날 놀기만 하는데, 그럼 돈주기 아깝대요
그래서 정말 주기 싫어서 9만원~11만원만 줍니다
9만원은 보통 중국인이고요, 쪼끔 다른 사람은 11만원 주고요, 열심히 하는 사람은 보너스 줘요
암튼 이렇게 돈을 주면은, 그거 하루만에 도박하고 술먹고 해서 다 씁니다
한탕주의는 밥먹는데에도 나타나요
한창 외국인 노동자 인권 어쩌구 하면서 말이 많아서
우리가 해주는 밥 보다, 음식 재료를 주고!! 직접 해먹으라고 그들이 원하는 재료를 사서
우리 같으면 1년을 두고두고 먹을 식량을 한탕주의인거 다 아니가 한달치 식량이라면서 주는데
그걸 3일동안 볶아먹고 튀겨먹고 아주 잔치를 벌이고 다 먹어버려요
그거 솔직히 우리 책임 아니잖아요
늘 그런식으로 해오다가 누가 인권협회에 일렀나봐요
인권협회에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찾아와서는 공장 다 뒤집어놓고
직원들한테 삿대질 하면서 같은 한국사람이면서 창피하다 이런말 늘어놓고 말이죠~~
변호사라던데, 무작정 중국인 말만 믿는 그 사람이 바보죠?
거기서 가식적인 중국인 노동자들,,,
"한국 사람들 나빠요!!! 열심히 일해도 돈 안줘요!!! 우리 돈 없어요!!!" 이러면서
불쌍한척 하는데 할머니들이랑 우리들 눈에는 웬수였습니다
아~~~ 정말 갈수록 중국인에 대한 나쁜 이미지만 쌓이더군요
같은 작업장에서 중국인과 함께 일하게 되었던 날, 정말 싫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어느 날 같이 일했던 중국인 아줌마 두 분께서 저를 숙소에 초대하셨어요!
아씨... 이러면서 갔지요
근데 왠걸?? 지저분할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내부는 난장판이긴 하지만;;;;, 나름 깔끔했고요
저번에 칼부림 사건도 그렇고 가식적인 모습도 그렇고 무서울거라 생각했는데
다들 완전 순수한 얼굴이었습니다!!!
이리 와서 앉으라면서 말도 안통하는데 손짓발짓 해가면서
저를 위해 요리를 하겠다면서 상다리가 부러지게 음식을 잔뜩 준비했습니다 ㅎㅎ
맛은,,,,,,, 그닥...... ㅋㅋㅋㅋㅋ
솔직히 볶음밥이라는데, 밥 반, 기름 반, 기름에 밥 말아 먹는 기분이었어요 ㅜ ㅜ
이건 뭐 짜지도 않고 맵지도 않고 밍숭밍숭한게 느끼하고
한숟가락 뜨는데 기름이 뚝뚝뚝.......으에~~~;;;;
같이 일했던 뚱뚱한 아줌마는 김치를 제 앞에 내주셨구요~
예쁜 아줌마는 머리 빗겨주고,, 묶어주고 해주셨어요~~~ 뭐랄까,,, 전반적인 분위기는
참 따스했어요 ^-^
유머감각이 뛰어나신 말 안통하는 아저씨;;
정말 웃겼고요!!!
숙소에서 제일 일 잘하고 한국말 조금 하시는 아저씨!!!
중국에 사는 딸이 장동건 디카폰이 갖고 싶다고 했는데,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서
디카폰 하나 사주려고 한국에 온거래요~
그 분은 지나가다가 몰래 몰래 제 일 대신 해주시고, 손에 사탕 한주먹씩 쥐어주고 가셨어요!!!
딸이 많이 보고 싶을거에요 그쵸??
그 분, 제가 알바한지 두달 정도 됬을 때쯤, 디카폰을 드뎌 장만 하셨고요
저한테 한국 최신 유행곡을 다운받아 달래서 다운받아 드렸어요
무지 좋아하시더라구요!!! 아버지 마음이란,,,,ㅎㅎㅎ
중국인숙소 초대 이후 아줌마 아저씨들이랑 완전 친해졌구요~
게으른 아저씨 아줌마들 부르러 숙소 찾아가서 비집고 같이 일하자고 꼬시는건 제가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달 정도 바짝 일하고 대학교 등록금이랑 기숙사비랑 생활비 조금 마련했습니다. 500만원 조금 넘게 벌었어요~~ ㅎㅎㅎ
중간에 틈틈이 받는 용돈은 제외하구요 ㅋㅋ
용돈만해도 30만원은 넘던데요?? 나올 때 차비 쥐어준거랑 버스타고 집에 갈 때 뭐 사먹으라고 쥐어준거까지 합치면 >ㅅ <
세상의 다양한 면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았구요!
힘들지만, 요즘 등록금 완전 비싸잖아요!!!! 한학기라도 부모님의 짐 덜어드릴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후아 벌써 4년전이네요,,,
다시 일하러 갈 생각은 없어요 ㅋㅋㅋㅋ
이제는 제 전공 살려서 돈벌려구요! 대학 가기 전의 다양한 경험, 그것도 참 괜찮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