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구에서 평범한 아르바이트 하던 그저 평범한 청년입니다.
저도 이번에 다단계 경험할 뻔 했습니다.
대구에서 시급 3800원 받고 하루 12시간씩 아르바이트를 뛰고 있었습니다.(대학 방학이라;)
그러던 중 일이 너무 고달팠죠.
뭐 일하다보니 하나 떠오르는 책이 있더군요.
'나는 하루하루 똥 만드는 기계에 불과하지'
한계였습니다. 그런데 평소 얼굴은 모르지만 알고지내던 선배한테 연락이 오더군요.
뭐 시급이 7천원 되는 아르바이트가 있다.
라고 말하더군요. 대신 근무지는 서울.
그런데 근무내용은 자세히 말 안해주더라구요.
그래도 뭐 지금 일하는 것 보다는 낫겠지 싶어서 바로 아르바이트 때려치우고 짐 싸들고 서울 올라갔습니다.
그날은 늦었기때문에 찜질방에서 하루 때우구요.
다음날 되고 9시 넘어서 그 선배를 만났습니다. 분명히 방송국 비슷한거라고 알고 있었는데요.
아침에 무슨 거래처 같은데를 다녀온다고 늦었답니다. 방송국에 무슨 거래처가 있나 싶었죠.
게다가 가자는 회사는 안가고 어디 카페같은데를 데려다니면서 계속 차만 마시는 겁니다. 같이 얘기를 하는데 대충 내용이
저를 칭찬하는 겁니다. '넌 책임감이 강한아이야','넌 네 나이에 가질 수 없는 생각을 가졌어'이런식으로 말입니다.
처음엔 그런얘기 듣기 좋았지만 계속해서 들으니까 무슨 꿍꿍이속이 있나...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 던킨도넛 들어갔을 때 말하더군요. 니가 생각하는 일과 다를 수도 있다.
느꼈습니다. 저는... 다단계구나.
그래서 저는 선배한테 '그냥 안할께요' 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선배가 자꾸 시간 질질 끌면서 '다시 생각해봐' 또는 '니가 아직 일을 모르잖아 한번 보고 가도 늦지않아'
이런식으로 자꾸 말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아무리 설득하셔도 소용없어요'라고 하고 일어나려고 하는데
도넛하나 사달라는 겁니다. 서울올라와서 카페같은데 가면 선배가 돈을 전부 부담했기때문에
도넛하나 정도 사주는건 예의라고 생각해서 하나 사드렸죠. 그런데 앉아서 먹는겁니다.
뭔가 잘못됐다 싶었죠. 아니나 다를까 회사 동료라는 사람이 와서 앉았습니다. 또 뭔가 시간을 끌더군요.
혈액형이 뭐냐 나 이쁘지 않냐 둘중에 누가 더 동안이냐. 이런식으로 말입니다. 초면이라 그냥 나올수도 없고 해서
계속 상대해주었습니다. 그러던 중 결국 한사람 더 등장하더군요. '팀장'이라는 사람이 말입니다.
앞에 두 사람은 여자였는데 팀장이라는 사람은 남자였습니다. 양복은 깨끗하게 차려입었지만
그 있잖습니까 중고딩때 좀 놀던 얼굴. 덜컥 겁이났죠. 잡히는게 아닌가....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대학생에 다단계라니 끔찍해!' 뭐 이런생각도 있었구요.
결국 세사람 앞에 앉아서 설득당했습니다.
팀장이라는 사람이 주로 하는말이
'니가 자리를 소개해 달라고 해서 다른사람 다 팅구고 비워놨는데 갑자기 이러면 곤란하다'
'이 선배가 너한테 나쁘게 할 사람 처럼 보이냐'
이런 식의 말 들이었죠.
하지만 이미 제 귀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건 아는데요...'
이런식으로 맞받아쳤죠;;;
그런식으로 2시간동안 설득당하다가 제가 그냥 자리에서 일어서서 나왔습니다.
정말 무서운 곳입니다. 들어가기도 전에 이렇게 사람을 진빠지게 하다니요...
그 사람들이 처음에 말하는게 면접보고 그만둘지 말지 정해라 입니다.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