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들처럼 아르바이트를 해서 용돈을 벌어쓰거나, 학비를 마련하거나 하는 모범적인 학생은 아니었지요.
수능이 끝나고, 대학 입학하기 전까지의 기간 동안 잠깐 알바를 한 것이 제 인생에서 알바의 전부지요.
저는 가요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습니다.
일반적인 노래방은 술을 팔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지요.
하지만 가요주점은 조금 다릅니다.
술을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지요.
이쯤 설명하면 짚이는 것이 있으신 분도 계실 것 같네요.
흔히 드라마나 영화에서 접대 장면이 있으면 등장하는, 아가씨를 불러서 노는 그런 업소입니다.
저는 남자이므로, 거기서 아가씨로 일한 건 아니고요.
주방 일과 간단한 청소, 카운터, 그리고 웨이터 보조 정도를 했지요.
이 일의 장점이라면 별다른 기술이나 재주가 없어도 일단은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거겠지요.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카운터보는 데에 별다르게 기술이 필요한 건 아니니까요.
물론 주방에서 안주도 만들고 해야 하지만, 그런 곳의 경우 안주가 대부분 과일이나 오징어 같은 거라서 별다르게 손이 가거나 하지는 않네요.
다들 오징어는 구울 줄 아실 테고, 과일 깎고 자르는 정도는 하실 테니까요.
그리고 또 다른 장점이라면 별도의 부수입이 약간씩 생길 수도 있다는 거지요.
저는 룸에 자주 들어가지 않았지만, 가끔씩 가면 담뱃값이나 수고료 정도로 약간씩 쥐여주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은 카운터를 보고 있으면 아가씨들이 한두장 정도 챙겨주는 경우도 있고요.
그것도 한장 두장 모으면 적지 않습니다.
단점이라면 일단 업소 특성상 밤부터 새벽까지 일하기 때문에 피곤합니다.
게다가 심심하지요.
요령이 어느 정도 생겼을 때는 대기실에서 TV나 책이라도 보고 있지만, 처음에는 그저 주방이나 카운터에 앉아서 멀뚱멀뚱 시간을 보내는 게 전부였지요.
그리고 술을 취급하다 보니 참 별별 모습을 다 보게 됩니다.
싸우시는 분, 시비거시는 분, 부수시는 분, 기타 등등...
기억에 남는 분이라면 오셔서 30분 정도 노시더니, 들어온 도우미가 마음에 안 든다며 바꿔달라고 하셨던 분이 계셨지요.
시간도 어느 정도 지났고 해서, 지금은 자세한 건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대충 기억나는 것만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