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언제나 내가 고독하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싫었고
그런 것들이 왠지 한없이 가볍게만 느껴졌다.
무의미하게 오가는 안부인사와 서로의 '진짜' 관심거리는 다른 곳에 둔 채 이루어지는 대화들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오가는 껍데기 뿐인 교류에 니힐과 환멸을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언제나 두 세명의 친구들 하고만 깊은 대화를 나눌뿐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존나 충격적인 사실을 문득 알게 됐다.
내가 '고독하다' 라고 생각했던 감정이 사실은
'존나 얌전히 내 말을 들어주고 내 의견이 맞다고 해주고 건설적인 비판을 해주고 날 칭찬해주는' 사람이 필요했던거다.
진정으로 '대화'할 사람을 원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반대로 진짜 '고독' 한 것은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하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이 사실을 알게 됐냐면 만약 누군가가 내게 와서 자기 살던 얘기를 막 한다면
내가 얼마나 공감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을까 가정해봤는데 답이 딱 나왔다.
난 지금 '내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가' 아니면 '누구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건가'
난 고독한 게 아니라 그냥 찌질한 이기주의였던 거다.
이젠 고요한 물에 손 끝을 담궈 파장을 일으키듯 내가 먼저 손을 뻗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