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우리는 무엇을 걱정했던 것일까?

킥오프넘 작성일 11.03.04 00: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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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긴급 상담이요."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선배에게 실수를 했는데 지금 곧장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전화했다는 것이다.

딸의 선배는 딸이 맡고 있는 동아리의 전임 회장.

회장 자리를 우리 딸아이에게 물려주고서도 중요한 행사나 회의 때마다 나타나 이런 저런 것들을 참견하곤 했다.

그게 불편했던 딸아이는 선배가 손을 떼주길 바랐지만 대놓고 말할 수도 없어 혼자서 끌탕했다.

그날도 전체 회의가 있다는데 선배가 또 오겠다고 문자가 왔다.

딸아이는 시침 뚝 떼고 선배에게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

"회의 끝나고 봐요."

우리 딸이 왜 그런 문자를 보냈는지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딸아이 선배에게서 다시 문자가 왔다.

"회의 때 갈 거야."

낙심한 딸아이가 친구에게 이렇게 문자를 날렸다.

"회의 끝나고 오라는데도 자꾸만 오겠다네."

그런데, 아뿔사!

친구에게 보낸다고 보냈던 문자가 그 선배에게 가 버린 것이다.

딸아이는 선배를 잃고 싶지 않다고 했다.

몇 년씩이나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는데 지금에 와서 그 관계를 깨고 싶지 않다고 했다.

딸아이가 그 선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익히 알고 있던 터라 딸아이 마음이 어떤지 충분히 헤아릴 수 있었다.

 

"걱정하지 마라. 우리가 하는 걱정의 90% 이상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단다.

당장 그 선배에게 전화해라. 그래서 그동안 네가 불편했던 점들을 선배가 마음 상하지 않을 만큼만 고백해라.

(전부 다 이야기하면 선배 마음이 돌아서지 않을 것 같아서 이렇게 처방했다.) 

그러면 선배가 앞으로 너희 동아리에 참견하는 일도 줄 것이고 네 입장도 이해해 줄 것이다."

딸은 시키는 대로 했고 선배는 딸아이의 말을 모두 받아들여 원만하게 해결이 되었다.

 

1년을 보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많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으니 후회할 일은 없어야 옳은 것 같은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

조금만 더 노력했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텐데, 싶은 것들도 있고

걱정 속에 파묻혀 기쁘게 살지 못한 날들에 대한 회한도 있다.

"모든 일을 하느님께 맡기지 못하고 쓸데없이 걱정하느라 기쁘게 살지 못할 때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고해성사까지 했었던 어두운 날, 내게도 있었다.

그러나 돌아보니 내가 했던 걱정들은 대부분 쓸데없는 것들이었다.


저승사자가 도시를 거닐고 있었다. 한 남자가 그에게 물었다.
여기서 무얼 하려는 거요? 저승사자가 대답했다.
백 명의 목숨을 가져가려고 하오.
무서운 일이군요. 그 남자가 말했다.
그건 당연한 일이고 내가 해야 할 일이요.
그 남자는 서둘러 사람들에게 저승사자의 계획을 경고하러 뛰어다녔다.
저녁 때 그는 다시 저승사자를 만나게 되었다.
당신은 백 명의 목숨을 가져가겠다고 해놓고 왜 천 명을 죽였죠?
저승사자가 대답했다.
내가 데려간 사람은 백 명뿐이었오.
나머지 사람들은 걱정이 죽인 것이오.

이 이야기는 몇 년 전 미국의 국립 정신건강위원회에 보고 되었던 사실을 잘 묘사하고 있다.
걱정은 두통과 관절염, 심장병, 방광염, 요통, 우울증, 소화불량, 그리고 죽음을 불러온다.
거기에 불면증과 낮 동안의 불안정을 추가한다면,

걱정이 인생의 질과 수명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알 수 있다.
돌아보시라. 우리가 얼마나 쓸데없는 걱정에 파묻혀 현재를 즐기지 못하고 살았는지.

지난 1년 동안, 우리가 했던 걱정의 90% 이상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

걱정은 믿음과 확신의 종말을 의미한다.
어제의 후회를 날려 버려라. 내일의 두려움은 차단해 버려라.
그 대신 오늘의 평화를 받아들이자.

카네기 행복론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어제와 내일의 커튼은 닫아버려라. 오늘을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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