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글이 아주 많이 깁니다. 그냥 훑어 보시는 분, 끝까지 읽어 보시는 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은 반도체 계열 입니다.
대학때 실습생부터해서 정직원이 되고 6년동안 일하고 이제 7년째 들어섰네요.
초창기 맴버로 1개의 팀으로 시작해서 지금 4개의 팀이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계속 성장하는 회사를 볼때마다 가슴으로 느끼는 뿌듯함이란게 있었고 책임감도 더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제 제가 하고 있던 이 일들을 정리하려 합니다.
저는 지금 4개의 팀중 하나를 맡아 대리로 일을 하고 있고 대리를 단지는 4년 됐습니다.
누구 앞에서라도 난 열심히 일했다 말할 수 있을만큼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야근, 격주 휴일, 공휴일 상관없이 제가 맡은 일은 어떻게든 완료를 해왔습니다.
제 사수가 사장님 이셨는데 대리 1년차까진 사장님과 사원 셋이서, 대리 2년차에는 사장님이 맡아왔던 일을 모두 인수인계
받아 저와 사원 둘이서, 3년차부터는 같이 있던 사원이 다른팀으로 옮기게 되어 혼자 팀을 끌어왔습니다.
다른팀이 바빠서 서포트 식으로 도와주다 그냥 자연스럽게 옮겨지게 되더군요.
덕분에 저의 퇴근시간은 저녁 10시쯤에서 새벽 2, 3시로 자연스럽게 연장 됐습니다.
안쓴 연차 돈으로 못준다 하는 그 연차, 다른 사원들은 다 쓴 연차를 반도 못쓰고 열심히 했습니다.
실적은 제팀에서만 잘나올때는 한해 10억 이상에서 적게는 4억. . 시장이 안좋아 일이 많이 줄긴 했습니다.
작년엔 8억, 올해는 4억 조금 넘게 했습니다. 실적으로 따지면 제가 제일 좋다합니다.
다른팀의 인원이 적게는 7명, 많게는 10명이 넘게 있는데 거진 15억 정도 했는데 저는 혼자 4억을 했고,
회사에 장비가 없어 다른 회사 장비 빌려서 했으며 작년 초에 신규제품으로 불량률이 높았는데 개선한다고
토, 일 쉬지않고 두달동안 부모님 얼굴 한번 못보고 TEST하고 P.T하고 공정을 모두 바꿔 5개월만에 불량율을
작년 대비 70% 정도 줄였습니다.
최고 주주나 사원들은 제일 잘했다 칭찬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시간 제 마음은 이 회사를 빨리 떠나고 싶다는 마음 밖에 없네요.
11년 실적과 12년 계획 P.T 준비 하는 동안 머리속엔 "이젠 그만 하고 싶다. 이렇게 살고 싶진 않다." 라는 말만 되풀이
됐습니다.
P.T 끝나고 주위에서 "제일 잘했다. 니가 이회사 먹여 살린다. 혼자 일하느라 수고했다."라고들 하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사표를 세번 냈었는데 그때마다 팀장님이나 사장님이 "초창기 맴버는 그만두면 안된다. 뭐가 불만이냐?" 해서
"혼자하니 힘들다. 최소 두사람이 해야하는 일이다. 한명이라도 붙여달라." 라고 하면 "안된다." 그냥 대놓고 그럽니다.
"제가 요즘 일요일에 잠을 못잡니다." 에 돌아오는 대답은 "너 일요병 단단히 걸렸구나." ... 이게 끝 입니다.
"같은 학교 선후배이고 나이도 많이 차이 않나니까 그냥 선배 형으로 얘기 할께. . 지금 회사 어려우니 동결해야 겠다.
나중에 다 보답 해줄께 조금만 참아라." 라고 어려울땐 이러다, 지금은 "회사에서 이렇게 하라면 해야지 니네가 어쩔건데,
바빠서 못했다 그런거 절대 용납 못한다. 해 놓으란건 무조건 해놔. 안하면 불이익 갈거니까 알아서 해" 이럽니다.
한명이 발주관리, 생산관리, 생산, 검사, 납품, 공정 TEST, 자료정리 하느라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거진 두세시간 잘까
하는데 올 계획으로 해외영업까지 하랍니다. 올해 첫 회의때 사장이 "잘따라오는 사람만 우리하고 가고 못따라오는
사람은. . "이라며 뒤를 흐리더군요. 직원 등골 빼먹으려고 올해 아주 큰 결심을 하신 모양입니다.
이쪽 계열로 다른 회사 사람하고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일하는 방식과 정도는 저보단 심하지 않으나 기본은 같답니다.
대신 저와 다른 점은 그냥 될때로 되라? 라는 마인드가 있더군요. 그날 야근이나 밤샘한 날은 무조건 회사에 통보도 안하고
출근안하고 쉰답니다. 대신 그사람도 저와 경력이 같은대신 사원이라는 것, 태도가 안좋다고 진급을 안시켜 준답니다.
올해 연봉 동결 조짐이 보이더군요. 작년 연봉협상할때 +α 였는데 전혀 없었습니다.
보너스, 실적수당 한푼 안나왔으며, 지극히 개인적으로 제가 이세상에 알고 있는 대리중 제가 연봉이 제일 적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이므로 글 보신 분들 기분 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대학동기들은 제 얼굴 보자마자 하는 첫마디가 "너 아직도 그 저질회사 다니고 있냐? 그만 둬라. 니 나이면
이직을 세번은 해야 했다."라고 하는데 이제야 그말이 천번만번 맞았다 라는 생각이 드네요.
대학때 제일 친했던 친구. . 같은 중소기업 이지만 기반이 잘 잡혀있는 회사에 취직하여 작년에 결혼하고
예정일이 4개월 남은 2세를 기다리고 있는 저와는 다른 행복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 친구한테 새해 첫날 전화했습니다.
"오랜만에 전화해서 미안한데, 너희 회사 신입사원 안뽑냐? 한번 알아봐주라. 오랜만에 전화해서 하는 말이 이런거라
정말 미안하다. 정말 고맙고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알아봐 준답니다. 눈물만 났습니다. 전화 끊은체로 울면서 담배만
피워댔습니다.
정말 제가 싫더군요. 어렸을때는 제 환경 탔을 했을텐데. . 지금은 이렇게 살아온 제가 너무 잘못되고 싫다는걸 알았습니다.
31살 먹고 이제야 알았습니다. 정말 멍청하게 살았다는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부모님께 "저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완전 처음부터 해야해요. ㅇㅇ가 알아봐 준데요. 그회산 개인공부도 할수 있게
해주고 복지가 잘 되어 있데요. 지금까지 한 경험으로 다른 회사가면 잘할 자신 있어요."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전 같으면 "회사 생활이 다 그렇다. 참아야 한다." 라고 하셨던 분들인데. . 그때 만큼은 "그래. ."라는 말씀만 하셨습니다.
다른 말씀 없이 그 그래 라는 한마디에 모든걸 느낄수 있었고, 정말 죄송했습니다.
이렇게 저의 인생이 31세에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늦었다 생각도 되지만 지금 이대로 인것보단 천배 만배 좋아질거
같습니다만, 그건 저의 생각이고 회원분들 생각도 들어보고 싶어 이렇게 아주 긴 장문의 글을 씁니다.
전에 한번 여기 글을 쓴적 있는데 그 글이 검색이 안되어 전에 썼던 부분도 조금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그때 뎃글을 달아주신 분들 이제야 정말 감사하고, 이제야 정말 죄송하다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