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성격적 결함이 있습니다.

뷁퍼센트 작성일 12.04.13 03: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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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을 안지 10년이 넘은건지 안되는건지 모르겠는데..

로그인도 안하고 강산이 바뀌는 시간동안 눈팅만 하다가 이렇게 처음으로 답답해서 글 남깁니다.

겉보기에 멀쩡한 26세 남자의 고민입니다.

 

저는 상처가 있습니다. 어릴적 아버지는 사업 실패와 함께 뇌출혈로 쓰러지셨습니다.

그리고 마비로 인해 휠체어 신세를 지셨고 집은 빚더미에 쌓이게 되었습니다.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저는 그렇게 어려운 과정속에서 자랐습니다.

저는 몹집도 크지않고, 겁이많고 소심한 성격이라 그 어려운 환경을 발판삼아 비행의 길에 접어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커보이던 아버지는 결국 정신은 있으시지만, 수발을 들지 않으면 대소변도 가릴 수 없는 처지셨습니다.

어려운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어느덧 중학생 사춘기..

이쁜 신발도 사고싶고, 피씨방도 가고싶던 저는 아버지가 원망스러웠나봅니다. 당시엔 별로 상처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니었습니다. 아버지 병수발에 모든 시간을 쓰시는 어머니와 아무런 경제적 능력이 없던 장애인 아버지가

저는 그렇게 못마땅해 보였습니다.

저는 말도 막했습니다. 아주 폐륜을 저지르진 않았지만, 부모님 앞에서 혼잣말하듯 욕도 몇번 해봤고, 짜증은 수도없이 내고,

경제적인 면에서 부모님 두분을 철저히 무시했습니다. 부모로써 존경하지 않았습니다.

잔소리라고 생각되는 말은 애초에 안들을려고 일절 무시해버리고 제방으로 들어와 버리기 일쑤였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제가 성격은 지랄같아도 본성은 그렇지 않다면서 그저 부모의 맘으로 저를 믿으셨습니다.

 

저는 저의 이러한 문제는 부모의 장애와 무너진 가정 경제로 인한 어릴적 트라우마가 두부모님한테만 발현 되는 것이라 믿었습니다.

 

게임도 열심히하고 공부도 성의것 하다보니 어떻게 대학도 생각보다 잘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20살부터 연애를 지금까지 쭉 해왔습니다. 5년,  2년..

처음엔 그렇게 잘했던 남자가 나중엔 변합니다. 모든 남자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는 달랐습니다.

저 맘속 깊은 곳에는 냉소가 있고, 자격지심이 자랐는지.. 가까워질수록 정말 가까워져 가족같아 질 때,

저는 다툼이 있을때면 상대방을 완전히 피하고, 무시하고, 비꼬아서 더 상처를 주고 그래야 속이 편했습니다.

싸움이 하루하루 커져서 점점 더 큰 상처를 줬습니다.

나중에 헤어질때는 이런소리를 들었습니다. 정말 남자친구에게 이런 대접 받으면서 연애하고싶지 않다고,

이런 모멸감 처음당해본다면서, 사랑한다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그렇게 깔아뭉게고 무시하지 말라는 말이었습니다.

 

평소 부모님 전화도 귀찮아하고 받으면 짜증만 내고 승질만 내던 제모습을 여자친구는 보면서 그러지말라고,

나중에 나한테도 그럴까봐 겁난다고 했던 기억이 나는데, 결국 똑같이 행동하고 그런 이유로 헤어지게 된것입니다.

 

현재 정부의 장학금 덕분에 큰 어려움없이 졸업까지 해서는 덜컥 좋은데도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남들 보기엔 취업난에 빨리 취업했다고 효자소리 듣습니다. 부모님도 좋아하십니다.

 

저도 부모님 두분이 너무 존경스럽고 사랑합니다 화를 내고는 늘 후회합니다. 나이가 어린것도 아닌데 이제 잘해야지

하지만, 이 욱하는 습관이 내가 듣기 싫어하는 소리를 견뎌내지 못하고, 별거 아닌일에 부모님 연인에게 상처를 줍니다.

 

 

처음보는, 잘모르는, 친하지않은 사람들에겐 너무나 친절하고 좋은사람

누구보다 아껴줄, 사랑할 사람(절친도 이런면을 모릅니다) 진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상처를 주는

저는 제가 너무 혐오스럽고 힘듭니다. 중요한건 저의 이러한 점이 갈수록 심해집니다.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딱 빛좋은 개살구 꼴입니다. 정말 가치있는 삶을 살고 싶었는데, 이렇게 행동해버리는 저를 어찌해야할까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행복을 주고 싶습니다.

긴시간 지나도 헤어진 연인에게 좋게 기억되고 싶습니다.

효도하고 싶습니다.

제가 돈벌어서 용돈 드리는게 효도가 아니잖아요..

따뜻한 사람 되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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