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눈팅만 하다 처음 글 써봅니다.
저는 현재 지방국립대 공대를 다니고 있습니다. 올해 3학년을 마치고 내년에 4학년이 됩니다.
군대 2년 + 일 1년 해서 24살에 2학년으로 복학했었습니다.
전공이 적성에 맞지않아 2학년 2학기 들어가면서 취업이 아닌 공무원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주위에선 전공공부 노력도 해보지 않고 포기해버린 한심한 놈으로 절 보았습니다.
그런 시선을 받으면서 제 스스로도 '적성이 맞지 않다는건 변명에 불과하다 난 노력도 안해본 놈이다'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니 우울증도 생기고 학교는 더욱 가기 싫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점도 바닥을 쳤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공무원 하기로 맘 먹었으니 다른거 신경쓰지말고 공무원 공부만 하자 생각했는데, 그게 또 맘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시험기간이 되면 주위사람들이 다 학과시험 공부하는데 저만 공무원 공부하니 이게 맞나 불안하기도 하고, 그래서 시험기간엔 공무원 공부는 잠시 접어두고 학과시험 준비하게 되고, 무엇보다 백지에 가까운 답안지를 교수님께 제출할 때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여튼 이러하여 전 학점을 잘 받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공무원 합격을 한것도 아니었습니다.
시험기간이 되면 공무원 공부 흐름이 끊겼으니까요. 시험이 끝나면 다시 바로 공무원 공부를 했어야 했는데, 시험이 끝났다는 분위기에 저도 휩쓸려 또 놀게 되고.. 그렇게 1년 반을 생활해 왔습니다.
공무원 시험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올해 시험을 응시했었는데, 7급은 기대도 하지않았고, 9급의 경우엔 영어를 제외하곤 꽤 점수가 잘나왔습니다.평균이 80초반대 나왔지만 영어가 과락이었습니다. 영어만 좀 더 열심히 해보면 다음 시험엔 9급 합격하겠다 생각했죠.
그런데 처음에 목표를 7급으로 했던터라 그것을 포기하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내년 휴학을 결정했고, 7급까지 도전하기로 맘 먹었습니다.
그리하여 오늘 지도교수님께 휴학을 할 예정이라고 말씀드리러 갔는데, 교수님께서 엄청 화를 내셨습니다.
공무원 하려고 대학왔냐고, 적성이 안맞다는 건 변명이라고 그럼 니 적성은 뭐냐고, 공무원 합격하면 니가 행복할것 같냐고.
제가 공뭔 준비하면서 항상 들었던 말들이라 괜찮았습니다. 맞는 말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제가 뜻을 굽히지 않으니 나중엔 ' 넌 100% 7급합격 못한다. 결국 2-3년 돈과 시간만 버리다가 다시 복학하게 될거다. 만약에 9급합격한다 치자, 그럼 니 인생은 그냥 9급인생인거다. 9급하면 결혼도 못한다. '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꾸중을 듣던중에 같은 학년 후배 한명이 질문하러 들어왔었는데, 교수님께서 그 후배에게 하시는 말이 ' 너 같은 애가 내 연구실로 와야 하는데 나한텐 이런 생각없는 놈만 온다고 ' 말씀하셨습니다.
정말 창피하였습니다.
문득 든 생각이.. 공무원이 그렇게 멸시받는 직업인가 그렇게나 안좋은 직업인가 내가 정말 진로 선택을 잘못한 것인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에 쓴 말 이외에도 정말 인격을 깍아내리고 공무원을 비하하는 말을 많이 하셨는데 다 적으려면 너무나 길어서.. 한시간이나 넘게 꾸중을 듣고 왔으니..
여튼 교수님방을 나오면서 많이 생각했습니다.
정말 제 생각이 틀린건가? 내가 진로를 잘 못 정한건가?
여러 인생선배님들 생각은 어떻나요?
제가 진로를 잘 못 정했나요? 그리고 공무원이 그렇게 안좋은 직업인가요? 사회에서 9,7급 공무원의 위치가 어느정도로 평가되는지 궁금하네요. 사람들이 9,7급 공무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려주세요. 전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제가 고쳐야 할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하나하나 개선해 가겠습니다.
철이 덜든 25살이 여러 인생선배님들의 좋은 조언 기다려요.
소중한 시간내어 긴 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