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참 학생이란게 싫었습니다.
부모님이 주시는 용돈은 항상 부족했었고,
직장인이 되면 달마다 돈이 생긴다는게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20살에 대학교 입학하고 21살에 입대하고 23살에 제대하고 26살에 졸업하겠구나.
이렇게 내가 사회초년생이 될수 있는 나이를 자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계획과는 다르게 1년을 재수해서 21살에 입학을 하게 되었는데
그것도 고등학교 다닐때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던 간호학과에 입학했습니다.
벌써 많은게 계획과는 다르게 된거죠. 1년이란 시간이 미뤄졌고,
중고등학생 시절 생각했던 전공과는 아예 다른 전공을 선택하게 된 것이니깐.
미련이 있었는지, 이제라도 바로 잡아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는지
1학년 끝나고 신입학 준비도 해봤는데 뜻대로 안되더라구요.
게다가 원래는 남들 다 입대하는 대학교 1~2학년 시기에 저도 입대할 계획이었는데,
이것도 제대하면 또 새로 공부한다고 집안 시끄럽게하고 또 시간도 딜레이될까봐,
그렇게 학교생활 억지로 4년 마무리했습니다.
그렇게 얼추 5년이 지나고 나니, 아쉬운 기분도 들고 시원한 기분도 들고 그렇습니다.
노력이 부족했던 건지, 운이 안따라줬던 건지
왜 수많은 대학들은 그렇게 날 받아주지 않았던 건지,
방에서 혼자 무슨 청춘드라마 주인공처럼 울었던 기억도 납니다.
멍청한 재수생활하면서 날린 내 20살이 안타깝고,
충분히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더 있었던 것 같은 아쉬움도 들고,
이제는 그런 기회가 없을 거라는 마음에 헛헛함도 듭니다.
그리고 뭐 어쩌면 이게 원래 제 길이었을 수도 있다고 가끔 생각합니다.
크리스 뱅글을 존경하는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는데, 자동차 디자이너는 못될거 같아요.
지금봐도 크리스 뱅글은 참 멋있는 디자이너인거 같아요.
고등학생때는 군대라고하면 참 심리적으로 힘이 드는 집단이었는데,
전문사관 발표를 6일 남겨놓고 떨어지면 어떡하나 발을 동동 구르고 있네요.
해도 안뜬 새벽 5시에 병원 실습하러 가는것도 이제 안해도 되어서 좋아요.
어떻게 되었든 이제 학생딱지를 뗄 수 있다는 것도 좋아요.
돈도 점점 많이 벌 수 있게 될 거고, 운전도 점점 능숙해 질겁니다.
그냥 새벽감성에 글하나 남겨봅니다ㅋㅋㅋ
전문사관 붙으면 자랑하러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