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지거국 출신 사범대학을 졸업하였으나 티오가 안나는 바람에
졸업 전에 급하게 토익 자격증 준비하면서 취준생으로 전향하였고
운좋게 졸업 한 달전 바로 울산에 한 회사에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지방대 문과생 치고는 또래들에 비해 많은 연봉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외 각종 복지 등 어마어마 하더군요.
하지만 단점이랄까 1년에 딱 유급휴가로 5일을 쉽니다.
나머지 연월차는 다 돈으로 주고 사람들도 당연히 돈받는게 낫지 하는 분위기더군요.
그리고 이직율이 낮은 만큼 엄청난 소위 꼰대들이 많더군요.
뭐 쓰자면 천일야화겠지만 하나하나 읊어보겠습니다.
1. 입사 2주 차에 부사장님께 신입사원면담을 가는데 과장이란 사람이 불러세워서는
내가 맛있는 것도 사주고 잘해준다고 농담이 아니라 정색하면서 명령하더군요. 물론 말하지않았습니다.
2. 또한 집을 정하는데, 제 나름 울산에 인맥으로 선배 아버지께 집 다 정하고 났더니
안된답니다. 무조건 안된답니다. 그래서 결국 저는 과장이 원하는 부동산에 복비까지 지불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지역에
원룸을 잡았습니다. 그 이유는 나중에 말씀 드리겠습니다.
3. 부서가 10명 정도되는데 당연히 막내니까 청소하고 인쇄 나르고 온갖 잡일을 다 했더니,
끌려가서는 팀장, 과장에게 "니가 매니저될건데 여직원들 선배호칭 하지말고 잡일 하지말라"고 정말 소리를 치더군요...
4. 부서 바로 위에 동갑 여직원이 있는데, 같은 외국어전공입니다.
근데 온갖 협력업체 및 고객사들에게 진짜 개차반이더군요.
특히 외국어로도 비지니스 상에서는 매너를 중시해야하는데 "여보세요?" "응응" 등 반말로 엄청 싸가지없게 말을 합니다.
불친절을 이유로 컴플레인도 3~4건 들어왔으나, 별다른 처벌이라던가 조치는 없었습니다.
(그 외에도 회사 전화로 사적인 전화를 한다던가, 고객이 가져온 선물을 훔쳐간다던가 정말 하나하나가 맘에 안들더지만
선배니까 뭐 할 말이 없었습니다.)
5. 게다가 소위 김치녀입니다. 실제로 제가 휴가가기 전 프린터 작업 때문에 바로 위에 막내가 그녀기에
인수인계를 하려고 했더니 자기는 여자라서 모르니까 OO대리(님도 안붙입니다)에게 말하라고 소리치더군요.
정말 인터넷에서나 보던 미친년이 가까이 있는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6. 입사하자마자 차 사란 소리를 하루에 몇 번이나 들었고, 결국 5개월차에 신차를 구입하였습니다.
그 때부터 저는 과장의 운전기사로 바뀌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한 동네 살고 있었고,
그래서 그 동네에 제가 이사를 가야했던 겁니다. 대리는 팀장, 저는 과장을 회식 다음날이면 집앞에 모시러 가야했습니다.
특히 과장은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제 출근 시간은 고려하지 않은 채, "O시 O분까지 와라" 항상 명령하였고
저는 집 앞에서 무슨 택시기사처럼 기다리기 일쑤였습니다. 출근시간은 3~40분 정도 되었는데 가는 내내 잔소리입니다.
한 여름에 제 차인데 에어컨을 키면 춥다고 지랄, 과장님 쪽만 끄라고 하면 또 사회생활 못한다고 내내 지랄하고
점심시간에 왜 팀장님 말씀하는데 동조 안하냐 정말 사사건건 지랄을 하는데 정신병에 걸릴 지경이더군요.
7. 이를 팀장님에게 보고 하였으나 알고보면 그 큰 지시자는 팀장님이었고
대답은 항상 "참아라, 네가 아직 사회생활 처음이라서~" 였습니다.
8. 또한 저는 남직원이란 이유로 정말 주 5일 중0 많게는 4번, 매주 회식에 끌려가야 했습니다.
남은 안주고 술이고 미친 듯이 먹고 정말 2년 만에 10kg이 찌더군요.
9. 정말 하루하루 관두고 싶지만 집에 돌아가면 청년 실업자 어느 곳에 몇만명이 몰렸다는 뉴스만 나오고
앞길이 막막하더라고요.
10. 저희 회사는 3년차에 진급을 합니다. 저는 엄격히 말하면 진급월로부터 4개월 정도 모자라지만,
진급대상으로 선정되었고 위에 그 동갑인 여자와 같이 진급 대상으로 올랐습니다만,
작은 회사라 이런 저런 이유로 제가 탈락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저는 남직원이란 이유로 각종 회식 및 업무 분장 시, 또 다른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11. 정말 역차별이라고 생각이 되더군요. 누구는 성질 없고 정말 짜증나는 일 없겠습니까?
그래도 참고 몸 버려가면서 3년을 버텼는데
하고 싶은 대로 회사 생활 다 하고 싸가지없게 일하고 회식 진짜 제가 5번 갈 때 한 번 와도 술 한 잔 안먹으면서
진급하고, 저는 미뤄졌다는 상황이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게다가 팀장이 이제와서 하는 소리, "네가 먼저 대리 달거야." ... 3년 전엔 제가 먼저 주임달거라고
온갖 남녀차별 및 부조리를 강요, 종용해놓고서는 이제와서는 그 단어가 대리로 바뀌어 있더군요.
두통이 너무 심해서 신경외과 다니면서 치료받고 다니다가 결국 저는 회사생활이 안맞는군 하는 결과에 도달하였습니다.
사실 진짜 어디가도 사회생활 못한다, 어울리지 못한다 소리 들어본 적도 없고 대인관계 원만했던 저인데,
이 작은 회사 와서 성격 다 버리고 자존감이 한 없이 낮아지네요.
사실 회사원으로서라면 계속 이 회사 다니고 싶습니다. 조건이 정말 좋거든요.
하지만 정말 평범한 회사원이 되기 싫고 교사를 꿈꾸며 사범대에 진학했는데 계속 미련이 남던 것도 있었고
정말 30대가 되기 전까지 이 방향을 틀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번 달에 덴마크여행을 1주 다녀왔는데(1년 치 휴가 한번에 몰아서 쓴겁니다)
휘게라이프랄까... 정말 제가 하고싶은게 뭔지 고민하게 되었고,
살면서 돈이 다가 아니란 생각이 들더군요. 또 제가 나중에 더 큰 돈을 벌기 전
얼마 차이가 안날 때 진짜 인생의 방향성을 확고히 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말 및 설 상여까지만 받고 잠시 쉬다가 임용고시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제 상황에 혹시 진심어린 조언 해주실 분 계신가요?
회사는 밝힐 수 없지만 복지 및 연봉은 아래와 같습니다.
물론 제가 지금 고민하는 부분 중 가장 크기에 밝히는 바입니다...
연봉 약 5천만원(성과금 포함)
복지 연 250만원
매달 유류세 130L 분 금액 지원
각종 리조트 제휴
개인 보험 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