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3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군대에 입대해서 철든 케이스입니다.
24살에 전역해서 25살 1월 1일부터 모든것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자 마음먹고 열심히 달렸습니다.
덕분에 복학후에 더 좋은 학교로 편입할 수 있었고, 어렸을때부터 제가 동경하던 학교의 대학원에도 진학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잃은 것도 많았습니다.
저를 계속해서 동기부여했던 것은 남들보다 늦었다는 초조함, 아직 이룬것이 없다는 자격지심이였고,
이는 저를 공부에 극도로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었지만, 동시에 타인을 회피하는 사람으로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종종 연락오던 죽마고우들에게도 소홀해서 연락도 안하는 사이가 되었고,
전역후에 역시 종종 연락오던 전우들도 점점 제가 밀어내버리고 말았습니다.
학교에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은 모두 철저히 비즈니스관계로 임했습니다.
대학생치곤 나이가 많다는 열등감때문에 마음을 주기가 싫었던 것 같네요..
그렇게 저는 결국 원하던 것을 어느정도 이루었지만, 철저히 혼자가 되버리고 말았습니다.
현재 저는 29살, 곧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입니다.
코로나사태가 터지고, 하는일도 재택근무로 바뀌면서 요즘 정말 외로움의 극단을 달리는 중입니다.
그동안 철저히 사람들에게 무심했던 것에 대한 벌을 받는다고 생각을 하고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부랴부랴 늦게나마 옛 친구들에게 연락도해보고 했지만..
저에게 완전히 마음이 돌아선 사람도 많고.. 친해지려해도 뭔가 어색한 관계가 되버렸습니다.
무엇보다 늘 혼자로 살아와서 사회성이 없는 제가, 친구들과 즐겁게 대화를 하는 법도,
친구를 사귀는 법도 다 잊어버려서 그런지, 그들과 대화를 하는 제 자신이 자꾸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인터넷에 비슷한 고민을 검색해봐도.. 친구 다 부질없다.. 어쩌피 인생은 혼자다... 같은 글들이 대세더군요.
또 어릴때 친구가 진짜 친구고, 사회에 나와서 만난 친구는 결국 한계가 있다는 얘기도 많았고요..
이제 곧 서른살이 되는 저, 다시 친구들을 사귀고 예전 인연들과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외로움에 다시 사람들을 찾는 제 자신이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동안 제가 살아온 방식들이 정말 틀렸다는것을 배웠고, 앞으로 고쳐나가고싶습니다.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