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답답한 마음에 처음으로 글을 올려봅니다..

토인 작성일 20.11.17 20: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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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짱공을 접해본지 십수년만에 처음으로 글을 올려보는 39세 무직 짱공인입니다.

 

제작년에 11년동안 운영하던 식당을 폐업한 뒤로 전 지금 홀로 작은 원룸방에서 짱공과 유튜브만을 통해 세상을 엿볼뿐 

아무 의욕도 없이 그저 술을 벗삼아 원망과 자책으로 소중한 시간과 수명을 소비하고만 살고 있습니다.

 

한때는 4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또래의 누구보다 많은 돈을 벌어들였고, 좋은 아파트에서 상당한 미모의 아내까지 있었던 저였지만 어쩌다가 제가 지금상황까지 온건지..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줄 알았는데..상황은 더욱 안좋아지고 있는듯합니다.

 

전 머리는 나쁘지만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휴일없이 일만했고 또 운때도 맞았는지 사업초반부터 대박이 나 5년이라는 짧지않은 기간동안 승승장구 했습니다. 그당시에는 아직 취업도 못한 친구들이 많았기에 부러움을 꽤 많이 샀었습니다. 그리고 사교적이었기에 주위엔 많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꼴에 인생상담도 많이 해주기도 했고요..하..

아무튼 홍대에서는 나름 알아주는 매장의 업주로 항상 어깨에 힘을주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미모의 아내를 만나 약혼식과 결혼식까지하며 인생의 최고정점을 찍는듯 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전 머리가 좋은편이 아니었죠..2호점의 성공으로 사업이 쉽다고 착각에 빠져 무리한 확장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기승전결이 뚜렷이있는 영화들처럼 정점을 찍은제 인생은 미끄럼틀을 타듯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3호점의 매출이 0원을 찍은날 전 오랜기간 절 지탱해준 직원들을 한두명씩 정리하며 내가 예전처럼 더욱 간절히 뛰면 된다는 생각으로 가정은 뒤로한채 365일 일에만 빠져들었습니다.

 그나마 그렇게라도 하니 차츰 회복세를 찾는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저의 실수는 가게에서만 국한된것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업보다 가정이 더 중요한것을 왜 그때는 몰랐는지..

 

아내는 주말도 없이 일하고 매일 일끝나고 술취해 들어와 한잔 더하자고 졸라대는 제가 싫었는지 가까운 처가에서 자는일이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도 미안한 마음이 있었던차라 흔쾌히 승낙을 했었습니다. 그때는 몸이 너무 고되 술이라도 안마시면 그나마 삶의 낙이 없다고 생각했었으니까요..

 

그리고 예상하셨겠지만 아내는 처가에 간것이 아니었습니다.

너무 긴 이야기라 글재주가 없는 저로선 하루종일 써내려가도 못할듯 합니다. 암튼 어느날 아내는 갑작스럽게 현장에 쳐들어간 저를 등지고 낯선 남자와 차를 타고 정말 말그대로 야반도주를 했습니다. 그때의 심정은 이루말할수가 없더군요..

 

그렇게 제 결혼생활은 끝이나고.. 반미친상태로 가게를 1년이상 이어가지만..결국 4개였던 매장은 1개로 줄어들고 나날이 늘어나는 빚과 각종질환(고지혈, 고혈압, 당뇨)들이 저를 반기더군요.. 병까지 얻으니 점점 더 삶의 의욕이 없어지더군요..

그렇게 아무 희망없이 살아가던중, 역시

 추락하는것은 날개가 없다고 했던가요..그나마 하나있던 매장도 건물주의 횡포와 직원의 큰사고로 약해질대로 약해진 제 멘탈을 가루로 만들어버리고는 11년간의 사업에 결국 마침표를 찍게됩니다.

 

40평대의 아파트를 팔아 모든빚을 정리하고 너무도 초라한 원룸으로 이사온날 한사코 만류하는 저를 부모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소파도 없는 방바닥에 앉아 대화는 없었지만 그저 묵묵히 제 손을 한참이나 잡아주시더군요..죄송함에 눈물이 쏟아졌습니다..사실 전 그날 꽤나 안좋은 결심을 하고 있었는데..무슨 촉이라도 오셨는지..꽤 오랫동안 계시다 가셨습니다..

 

하지만 이미 꺽일대로 꺽여버린 전 결국엔 가장 살고싶지 않은 어느날 자정이 넘은 시간에 강화도의 이름모를 야산에 들어가 술을 마시고 낭떠러지를 찾아다녀보기 시작했습니다.  달빛조차 들어오지 않는 야산을 기어다니듯이 헤매기 몇 시간..마침 적당한 장소를 찾았지만 막상 그 앞에 섰을때 공포는 이루말할수 없었습니다..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공포..진짜 죽는다는 느낌은 아무리 상상을 한다고해도 짐작조차 하지 못하겠더군요..그리고 그런 공포에 휩싸여지자 올라올때는 몰랐던 야산에서 전해지는 음산한기운과 차가운 바람과 바람에 날리는 나뭇가지소리 조차도 너무나도 공포스러웠습니다. 그렇게 전 죽을 용기도 없는 자신을 책망하며 해가뜰때까지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몸을 떨며 울었습니다.

 

결국 죽지도 못하는 병x의 고민은 다행스럽게도 어찌됐든 살아야한다는 고민으로 바뀌었지만 재주라곤 요리뿐인 제가 또 다시 요식업에 뛰어들고픈 마음은 없었습니다. 분명 제 성격상 또 다시 악순환이 반복될거라는걸 너무도 잘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고민의 날이 흐르던 차에 친한 친구가 저에게 장난으로 던진 말이 비수에 꽂히든 박히게 됩니다. 

“야, 니 요리잘하니까 건강식이랑 운동이랑 해서 고고당 (고지혈,고혈압, 당뇨)극복하는 유튜버나 해바”

 

그날부터 딱 술끊고 5개월간 시중에 나와있는 건강한식단 레시피를 연구하고 공부하며 운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꽤나 성공적으로 몸무게도 20kg 가량 줄이며 건강을 회복해 나가며 다시금 희망이 차올랐지만, 겨울밤에 빙판길을 못보고 조깅하다 큰부상을 입고 5개월간 집에만 있게됩니다..그리고 그기간중 친한동생의 자살..등 또 다시 악재가 겹치며 우울감으로 다시 술에 빠져들어 지금은 되려 십여kg가 쪄 극심한 요요의 부작용으로 그전보다 몸 상태가 더욱 안좋아진 상황입니다. 

저..과연 어떡해야할까요..?

 

누군가에겐 저에게 벌어진 일이 별일 아니고 또한 이런 한심한 상황을 만든 핑계쟁이의 푸념으로 보일수 있으시겠지만..어쨋든 전 살아있는 하루하루가 참 많이 아프네요..

 

(그저 너무도 답답한 마음에 몇 글자 적고자 시작했는데..이렇게 형편없는 필력으로 길게 써버렸네요..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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