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를 하지않는 옆자리 직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CDBurn 작성일 22.01.20 17: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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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형님들.

 

신생 회사에 근무한지 1년 6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경쟁업체가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 정도로 20년 넘게 운영된 기업들이다보니,

남다른 각오로 제품 개발을 해야 겨우 시장에 어필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입사하고 반년간 야근하고 지하철 끊기면 택시타가며 정신없이 업무를 하던 중, 자리 이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제 바로 옆자리에 근무 중인 이 직원입니다.

 

자리 이동 후 또 반년 정도는 혼이 빠지게 일하느라 신경쓰지 못했지만,

어찌저찌 제품이 출시되고 지금까지 보아온 결과 놀랍게도 이 직원은 일이란 것을 하지 않습니다.

하루 근무시간을 9시간이라고 보고,

일주일에 45시간이라고 치면 45시간 중 1시간 정도만 회사와 관련된 것을 합니다.

 

그 외에는 본인의 개인 사업과 웹서핑, 가족들 대소사 처리를 하다 퇴근합니다.

회사 프린터로 본인 사업에 필요한 문서와 견적서를 출력해서 본인 고객에게 보내주고,

문의 고객에게 수시로 카톡과 전화 응대를 합니다.

회사 업무가 아닌 개인 사업이요.

 

한번은 매출이 없는거나 마찬가지인 제품 개발 상태이다보니 급여가 몇일 밀린 적이 있었는데,

야근 준비하는 저를 보면서 그러더군요 월급도 안 나오는데 일 왜 하냐구요.

그냥 '하' 하고 헛웃음치고 말았습니다.

 

회사는 여전히 할일이 산더미입니다.

소량이지만 어중간한 상태에서 제품이 출시되었다보니 자잘한 문제가 생기고,

동료 직원에겐 CS전화가 평일이고 주말이고 휴일이고 걸려옵니다.

저같은 인력이 2명은 더 있어야 올 여름까지 타사 제품과 기능적 측면에서 경쟁 할 수 있다고 대표님께도 말씀드렸습니다.

 

이런 상황에 옆자리 직원만 보면 스트레스가 올라옵니다.

참다참다 저번주에는 대표님과 담배 피우면서,

"저 사람 저래도 되는거냐 우리 회사가 지금 저런 업무 태도를 가진 사람하고 같이 갈 때 아니지 않냐"

말씀드렸고 대표님도 공감하시며 그 직원을 따로 호출하셔서 면담을 하셨지만 이 양반은 더 당당해졌습니다.

 

'회사가 나한테 업무를 안 주면서 왜 업무량이 적다고 지적하느냐' 라고 합니다.

 

실제로 회사가 이 직원한테 업무를 안 줬는지,

어떻게 저러고도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는지 그런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런 여건에서 저도 업무 의욕이 많이 꺾였습니다.

직원들 다 퇴근한 사무실에서 저녁 먹으며 작업해봤자,

저런 사람하고 같은날 별다를 것 없는 급여를 받는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떨어질 지경입니다.

17년 직장다니며 별의별 사람 다 봐왔는데 인간 혐오라는 것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제가 임원도 아니고 실무자 입장에서 누굴 짤라라 말아라 할 순 없으니 현재의 상황에 별다른 변화를 주긴 어려울 것 같고,

제가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업무량도 제가 알아서 줄이고 작업 일정도 훨씬 러프하게 잡아가며 마음을 비우는게 맞을지 한숨이 나옵니다.

좋으신 대표님과 투자자님, 존중할만한 동료와 선배님들도 계셔서 좋은 결과 내보려 애썼는데 엄한데서 의욕이 식어 아쉽습니다.

 

그래도 글로 한번 풀어보니 마음이 좀 침착해지는 느낌이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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