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가 해외 가는게 너무 불안해서 글을 올립니다.

소혜 작성일 23.11.28 11: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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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선배님들.

 

저는 30대 후반의 히키 남자입니다.

 

이 나이에 히키인게 부끄럽지만, 몇번 실패하고 사기 당하니 이렇게 되었네요.ㅎㅎ

 

간단히 인생 요약하자면, 고등학교 마치고 알바 몇번 하면서 돈 모으다 전문대 가서 졸업했습니다.

 

중간에 군대도 다녀오고요.

 

다만, 몇가지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졸업하니 나이가 28이더군요.

 

1년 정도는 좋은 직장 얻으려 노력했으나 실패했고, 되는대로 직장 잡아서 다녔습니다.

 

2년만요. 도저히 날밤 몇번씩 깔때도 있고, 잦은 야근 하는데도 월급 200인건 성에 차지 않더군요.

 

퇴사하고 나서, 좀 쉬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히키 생활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한 어느정도 쉬다가 코로나가 터지더군요. 그때만 해도 그려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터지고 나서 직업이 정말 안 구해지더군요. 제가 특히 촬영 편집쪽이라 더 그랬었습니다.

 

여기도 그렇다 쳤습니다. 정말 힘들면 아무일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문제는… 저는 어머니와 함께 삽니다. 캥거루죠.ㅎㅎ 그리고 어머니께서 다 좋으신데, 안 좋은것이 있습니다. 바로 화투요.

 

화투로 어렸을 적부터 못 볼 꼴 많이 봤습니다. 그래도 그외엔 정말 좋으신 분이라 생각해왔습니다…

 

…제가 모아왔던 돈 3500만원을 화투에 쏟기 전까지는요.

 

그 일이 있고난후, 그냥 집에서 놀았습니다. 예전처럼 의욕적으로 뭔가 하고 싶지 않더군요.

 

그냥 집에서 청소하고, 빨래하고, 식사차리고… 뭐 그렇게 지냈습니다. 장도 가끔씩 보고요.

 

다만, 돈 드는 일은 절대로 안 하고요. 이 나이 먹도록 면허도 안 땄습니다. 혹시나 차가 생기면 어머니가 그걸로 돈 꿀거라는

 

생각도 들었고, 차량 유지비 자체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입니다. 도시에 살아서 대중교통이 좋은편이라 필요도 없었고요.

 

그렇게 일년, 이년… 거의 4~5년 정도를 허송세월로 보냈습니다.

 

그 사이에 뭐 별일이라곤 치매를 앓고 계신 외할머니를 제가 모시게 된 것 외엔 없네요.

 

그리고 전 스스로를 자책했죠. 병신, 밥버러지 새끼… 뭐하는 거냐 하면서도 정작 실행안하고 웹사이트나 돌아다녔죠.

 

그러던 어느날, 해외 사시는 친척이 한국에 오셨습니다. 오셔서 대화를 나누던 도중, 너 여기 올래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저야 뭐, 립서비스라 생각해서 웃으면서 해외 나가면 좋죠라고 대답했죠.

 

그런데, 그 이후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더군요. 거기가서 생활 할 곳, 누구한테 무슨 기술을 배울지,

 

운전면허 없으니 차라리 거기서 배우는게 좋을거다, 거긴 한국과 반대 차선이니 등등…

 

그 순간 퍼뜩 정신이 차려지더군요.

 

아, 난 이제 진짜로 2달 뒤에 해외로 가게 된다고.

 

그러니 마음이 조급해지더군요. 불안감도 어마어마 하게 커졌고요.

 

운전면허는 둘째치고, 해외로 가게되면 영어 회화가 필요한데 고등학교 이후론 때려친 실력으로? 고딩때도 3~5등급 나왔는데?

 

그래서 아이엘츠 시험이란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인터넷에 있는 모의 시험을 쳐봤습니다.

 

당연히 결과는 처참하더군요. 평균 4점대? 스피킹과 롸이팅은 무료에 없어서 모르겠지만, 당연히 그 이하라 생각합니다.

 

미칠 것 같았습니다. 공부를 해야 하는데, 이놈의 공부… 말해보카 어플 같은건 2~3시간 정도 하지만 책상머리 진득하게 앉아

 

공부하려 하니 30분도 못 버티겠더군요.

 

잠을 자면 꿈에서 해외에 나가 어버버 거리는 모습이 보였고, 친척분의 정말 실망한 모습, 그리고 국내에 계시는 다른 외가

 

친척들의 실망한 모습들이 계속 꿈에 나왔습니다.

 

그래서 공부해야 하는데, 공부해야 하는데 하면서도 이렇게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커뮤니티들을 훑는 절 발견하네요.ㅎㅎ

 

선배님들, 제가 굳이 이런 징징글을 여기에 올리게 된 점, 사과드립니다.

 

다만… 이상하게도, 이런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게 되면 마음이 좀 편안해져서 올리게 되더군요.

 

말이 두서가 없지만, 이런 제 상황을 읽고 어떤 조언이라도 말씀 해주셨으면 합니다. 너무 불안해서 미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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