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어느 가을에 (그 후 이야기)

틸로타마 작성일 10.10.01 20: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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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으로 구덩이를 메우던 노인은 일이 적당히 수습 되자 만족스런 웃음을

흘리고는 낚싯대를 매고 전에 보아둔 작은 연못으로 붕어를 잡으러 갔습니다.

 

가을바람에 드문드문 붉은 옷으로 갈아입은 나무들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세월에 쌓인 땀을 말려주고 기꺼운 마음에 콧노래를 흥얼거리다보니

어느덧 작은 연못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낚싯대를 드리우자 자신의 살아온 인생이 주마등과 같이 천천히 떠오릅니다.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마치 어제 있었던 일 마냥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에 작은 미소를 지어 보기도 합니다.

 

그때 낚싯대에서 신호가 왔습니다.

 

상념에서 깨어난 노인은 방금 전까지 작은 연못 위에서 한가로이 떠다니던

찌를 주시합니다.

 

한번 , 두 번 , 세 번

 

인생은 삼세번이라는 평소의 철학을 가진 노인은 세 번째로 찌가 요동을 치자

냉큼 낚싯대를 낚아챕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필자: 자.. 잠깐 토 좀 하고 우웩~) 붕어는 잡히질 않고

왠 붕거북들 만 연신 잡히는 것에 기분이 상한 노인은 마침 점심시간이

되어 가지고온 포장지에 붉은색이 없는 쵸코바 를 한 입 베어 물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습니다.

 

노인도 사람인지라 아까 한 일에 대한 사후 처리를 대비하기 위해 천재검사라

불리는 자신의 처제에게 전화를 걸어 전후 사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하였지만

 

'바쁘니까 끊어요' 라는 말 만 듣고 말았습니다.

 

언젠가 처제가 자신의 집으로 놀러오면 어디에 묻을까 잠시 고민하던 노인은

평소 즐겨 찾는 열린 다방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ps. ㅎㅎ 붕어양 무적쵸코바님 천재검사님 포함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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