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작가인 '전모'씨는 소재거리를 찾아서 가벼운 배낭에 수통을 매고
한적한 시골마을로 여행을 떠났다.
한없이 펼쳐진 논두렁 사이로 졸졸 흐르는 시냇물에는 미꾸라지와 개구리들의
운동회가 펼쳐지고 추수 직전 누렇게 고개를 숙인 벼들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이리 저리 춤을 추며 가을을 재촉하고 있었다.
그러한 광경을 바라보며 한적한 시골길을 '귤'을 까먹으면서 걸어가던 전모씨는
엄청나게 큰 '왕개구리'를 발견하고 급하게 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한가로이 걷던 걸음으로도 어느덧 황금빛이 물든 가을의 논과도 안녕을 고하고
화사하게 핀 메밀꽃 밭이 전모씨를 반갑게 맞아주고 있었다.
한참을 또 걷자 메밀밭 사이로 원두막이 보이고 인생의 주름이 얼굴에 내려 앉은듯 한
노인이 외로이 원두막을 지키며 밑장빼기를 연습하고 있었다.
전모씨는 흥겨운 마음에 농이라도 걸어볼까 하고 노인에게도 다가갔다.
조심스러운 발걸음에 화들짝 놀란 노인은 방문을 잠그고 어떤 행위를 하다
어머니께 들킨듯 한 표정을 보여주었다.
전모씨는 회심의 미소를 가슴으로 삭이며 아까 먹다 남은 귤껍질을 노인에게
가져가며 이렇게 말했다.
'오렌지주세요'
그 후 스토리 작가인 전모씨의 행방은 알 수 없었으며 이듬해 메밀밭에서는
붉은 꽃이 피었다고 전해진다.
ps. 천재검사님과 쪼꼬바님까지 넣기에는 좀 무리였음.. ㅈㅅ (영어는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