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사람들 앞에서, 물에 젖어 저체온증에 걸린 사람들의 앞에서,
이런 말을 한다는 건 개색기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솔직히 기쁩니다.
저는 2007년 5월-9월까지 홈에버 노조원으로 집회에 참여했던 사람입니다.
그 때 다음 아고라에 글도 썼었고, 그 기록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지금 집회 등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세 가지 입니다.
억울한 것과, 이 억울함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람을 계속 미워하고 있게 되는 자신에 대한 힘든 감정 때문이었죠.
억울함.
수많은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부당한 대우와 폭력에 나가자빠지고 있는데
그게 어떤 언론이든 어떤 인터넷이든 단 한 줄조차도, 설명되지 않고 나오지 않는.
오히려 이랜드노조 자체의 일이라고 해도 배후에 민노총이 버티고 있다고 하며
사정 모르는 헛소리들이 화면에서 난무하는.
단지 니들이 약속했던 걸 지키라고 말했는데, 당사자는 코빼기도 안보인 채,
되려 전경과 용역과 업주가 가세해
무작정 무슨 좌빨이나 불순세력 정도로 치부하고
당사자만 나오면 될 걸, 싸울 일도 아닌 걸 서로 얼굴 붉히고 싸워야 하는.
살수차 규정? 이미 홈에버 때부터도 안지킨 인간들인데.
되레 그 살수차에 전경 하이바 날라가는 상황까지 봤더랬죠.
그래도 그 때 참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더랬죠.
일반시민들까지도, 지나가고 있는 우리에게 말씀하셨더랬죠.
할려면 화끈하게 해서 이기라고.
지금,
똑같은 현실이 불특정다수를 향해 벌어지고 있네요.
그 억울함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그래서 뭐가 억울한 건지를 알게 된다면.
억울함을 생산하는 구조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를
스스로 체험하게 된다면,
그래도 조금은
발전이 있겠지 싶어서.
기쁘네요.
추가로:
씨바에서도 썼지만, 내 전경에 대한 생각은 씨바에 그대로 걍 담겨있으니 참고하시고,
가끔씩 보면 전경을 옹호하는 근거들이 굉장히 겪어보지 않고 추상적이거나,
자기가 아는 사람이 관련되어 있다든가,
아니면 사진 몇 개 보고 그냥 분개해서 말씀하시는 분들 많은데.
그냥 껄입니다. 껄껄껄.
가장 그나마 나은 건, 전경 해봤다는 분들인데.
그나마도 썩 신뢰가지 않는 건.
예를 들어, 병생활 짬밥 많이 먹어봤자 영관급 위관급 사관급 속내 모르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