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가 사회정의의 기치 아래 시작된게 아니라는 점과 쇠고기 문제가 어떤 형태로든지 일단락된후엔 어떻게 될까? 라는 물음은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우려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고 굉장히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부분중 촛불시위가 붉은악마가 되었던것과 비슷한 추억으로 남는다는 부분과 5.18, 6.10과는 틀리다고 말씀하신 부분은 동의할수가 없군요.
붉은악마 예를 드신 부분은 현재 촛불시위의 의미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한듯 싶은데요. 시위 일선에서 불법적인 공권력에 대한 폭력을 경험하고 믿을수없는 현실을 보면서 오열하시던 분들의 감정과 축구응원할때 감정이랑 어떻게 같다고 볼수 있답니까? 한쪽은 '놀이'이고 다른 한쪽은 '투쟁'입니다. 비교자체가 무리라고 보는데요 전.
지금의 시민불복종은 5.18이나 6.10과는 성질이 틀리다. 그때는 모든국민이 동의하고 기대하는 하나의 목적 하나의 대의가 있었지만 지금은 각자 다른 기대와 요구를 갖고 대의와는 상관없는 이기적이고 실용적인 목적을 향해 행진하고 있을 뿐이다
글쎄요...모든국민이 동의하고 기대하는 하나의 목적이라...언제 그랬는진 모르겠지만....그 당시에도 처음부터 그런건 아니었습니다(전국민적인 저항이 일어난 시점을 기준으로 하겠습니다).
아니 몰랐다고 하는게 정확하겠죠. 대다수 국민들이 정확한 실상을 모르고 있다가 어떤 사건에 의해 뻥하고 터져버린거죠. 이제 현실을 짚어보죠. 이명박 삽질 정책이 국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이 올지 모르는 사람들 대부분이죠. 그나마 옳고 그름을 단순하게 판단할수 있는 쇠고기덕분에 촛불이 불붙게 되었죠. 뭐가 틀립니까?
누가 국민들을 이기적으로 만들었습니까? 누가 국민들에게 자신도 종부세 피해자라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었습니까?
이건 이기적이다 아니다 하기 이전에 정보부족과 소통부족의 문제입니다.
네. 물론, 경제 살리겠다, 집값올려준다, 뉴타운 지정하겠다 이런 떡밥에 낚여 앞뒤안가리고 투표한분들 이기적이라고 욕먹어도 쌉니다(개인적으로 민주주의에선 무식이 죄라는 생각을 가지고있음)
하지만 그분들이 이런 정책들의 이면을 정확히 인지하고 장기적으로는 국가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치명타가 될수있다는 사실을 알아도 그런 묻지마 투표를 했을까요?(이런 인식이 사회정의로 연결되겠죠)
백분토론같은 시사프로그램을 보고 어떤 정책에 대해 스스로 가치판단을 할수있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요?
사회현상에 대해 토론으로 강의를 진행하는 학과가 몇개나 될까요?
자고로 성숙한 민주주의는 국민들의 역량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언론은 그 역량을 만들어 주는데에 중요한 역할을 할수밖에 없죠. 하지만 이 언론이 타락하고 왜곡된다면?? 그 국민들은 평생 기득권자의 노예로 살수밖에 없겠죠. 이념과 남여노소 지역구분없이 국민전체의 인식이 깨어있냐 아니냐는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제 생각은 이래요. 현재 한국에 여러가지 모순이 있지만 그중 가장 큰 모순은 언론이고 따라서 한국의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전라도분들과 인터넷이라고 인지하고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조중동에 반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죠. 여기서 전 엄청난 희망을 느낍니다.
물론 조중동을 이기지 못하고 절망하게 되는 상황이 올수도 있지만, 분명 조금씩이나마 확실하게 변화하고있는것은 분명한 사실이니까요.
1968 프랑스혁명 당시 학력,계층 구분없이 노동자 포함 사회각층이 생미셸가에 모여 열띤 토론을 벌이던 프랑스의 시민들이 존경스러우면서도 굉장히 부러워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