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조중동, 기막힌 검찰, 더 기막힌 이명박

가자서 작성일 08.06.21 12: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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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등 조중동 보수신문에 대한 요즘 누리꾼들의 광고끊기운동에 대처하는 우익세력들의 준동을 보면 뭔가 조직적인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자칭 정치평론가의 '예민한' 후각에는 뭔가 '음습하고 썪는' 냄새가 본능적으로 감지된다는 얘기다.

[관련기사] 경제단체 조중동구하기는 ‘자작극’...도덕성 논란 증폭될듯

아줌마들을 주축으로 한 누리꾼들의 광고끊기운동(그렇다고 아줌마들만 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한다. 나도 모기업에 광고끊으라는 전화를 했다. 친한 후배가 경영하는 중견기업이 모 신문에 광고를 했길래 "요즘 보도도 못보느냐. 너희 파는 물건이 주로 소비재인데, 거기 광고하느냐. 큰일 나기전에 중단해라"라고 전화했다. 나도 잡아가나?)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숫자가 많고, 그들이 실제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의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의 이른바 '안티조선운동'이 하지 못했던 일을 불과 한달만에 이들이 해치운 것이다. 놀랍다. 존경스럽다. 그런 대열에 나 역시 친한 후배 기업이긴 했으나 광고끊기운동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낀다.

기업들로서는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여행업을 비롯한 이른바 모집형태의 광고는 독자가 많은 신문이 효과가 있다. 불행하게도 자전거를 경품으로 내걸었건, 상품권을 경품으로 내걸었건 조중동이 많이 팔린다. 그래서 이들 신문에 광고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속사정이 있는 기업들도 있다.

이들은 안 그래도 이명박 대통령 덕분에 경기부진으로 죽을맛인데, 그나마 광고마저 안하면 더 죽을 맛이라고 토로할만하다. 그러나 그들은 그리 많지도 않고, 누리꾼들도 이들 기업에는 광고끊기 전화를 하지 않는쪽으로 방향선회를 하고 있다(이러다간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 구독운동을 벌여야할지도 모르겠다. 유해제품을 구독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속으로 이런 운동을 반긴다. 각종 연구조사결과에서도 지적된 바이지만, 우리나라 신문들의 광고요금, 특히 '잘나간다'는 조중동의 광고요금은 광고효과에 비해 비싸다는 것이 광고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신문 마지막면 전면광고를 칼라로 때리면 단 하루 광고하는데 드는 비용이 억대다. 효과는 미미하다고 해당 광고 대기업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불만을 터뜨린다. 그런데도 왜 광고를 하느냐고?

신문들이 '깡패'기 때문이다. 기업이 언제나 잘나가지만은 않는다. 어려울 때도 있고, 기업이미지를 먹칠하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광고 안하면 이럴 때 신문들은 "심봤다"며 '확대-과장-연속'보도를 일삼는다. 조선일보에 광고를 끊었다는 삼양식품에 대한 조선일보 보도태도가 그 극적인 사례다. 물론 누리꾼들에 의해 그들의 의도는 봉쇄됐었다.

[관련기사]
조선일보, ‘광고중단’ 삼양라면에 보복성 기사 게재 ‘말썽’

누리꾼들 ‘삼양라면 구매하기 운동’ 감동속 ‘확산’

큰 기업일수록 광고효과도 미미한 조중동 보수신문에 그 비싼 광고를 하는 주된 이유는, 비유하자면 '보험드는 심정'으로 울며겨자먹기의 광고를 하는 것이라고 보면 대략 맞다.

그러니 수십억원 광고비를 절약하게 해주는 누리꾼들의 광고끊기운동이 속으로는 어찌 고맙지 않겠는가.

사정이 이러한데도 전경련 등 경제5단체가 나섰다는 건 상식에 어긋난다. 뭐 대기업들이야 지연과 학연, 그리고 혼맥 등 혈연으로 조중동 보수신문과 얽혀 있으니, 상식에는 맞지 않지만 "사돈댁 구하기"라는 식으로 억지로 이유를 갖다 붙이면 억지로나마 이해는 할 수 있다. 한겨레신문이 썼던대로 조중동 보수신문의 편집국 간부가 나서서 대기업 임원들에게 '하소연'이든 '협박'이든 했던 것이 이유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의 홍준표 원내대표가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 억지로나마 이해는 할 수 있다. 정치부 기자출신인 조중동 보수신문의 편집국 간부들이 한마디 하면 정당 원내대표로서는 외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나라당의 그나마 남은 후원자가 그들 아니던가. 뭐 홍준표 의원이 누리꾼, 아니 그의 지역구의 오피니언메이커인 주부들을 '공공의 적'으로 몰아 다음 선거에서 떨어지든 말든 그건 그의 일 아니겠는가.

그러나 검찰이 나선 것은 정말로 미친 짓이다. 촛불집회를 중계방송했다는 이유로 독립방송 아프리카를 운영하는 나우콤 문용식 대표를 구속했을 때 문 대표가 한 말이 바로 "미친 짓"이었다. 동감한다.

과정이야 뻔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신뢰없는 인터넷은 독(毒)"이라며 변죽을 울렸다. 조중동은 이제 맞짱구칠 차례다. 기다렸다는 듯 "사이버 테러" "신종 언론탄압" 등 온갖 수사를 동원해 정권에 하소연한다. 뭐 뒷구멍에서 부탁하거나 협박했을 수도 있을법한 일이다.

김경한 법무장관이 나선다. 특별단속을 지시한다. 대검이 장단 맞춘다. 잡아넣겠다, 구속수사다며 국민을 상대로 '공갈협박'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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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영석 정치전문기자 


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보고 있으면 여기에 뭔가 조직적 개입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 벌어진 것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과연 그들이 누굴까.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검찰 고위간부도 "점잖게 전화해서 광고중단 의견을 말한다면 단속할 수없다"고 털어놓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라 '이명박 장로의 하느님'이 명령한다고 해도 안되는 건 안되는거다(그러고 보면 이 상식적인 일을 이뤄놓은 노무현도 대단하다. 과거에는 안되는 일도 권력이 개입하면 됐었다).

유해제품, 불량제품을 안보고 안쓰겠다는 관점에서 출발한 광고끊기운동을 처벌할 법적 근거는 없다. 이 간단한 사실을 이명박 대통령은 모르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 써준 걸 읽은 것에 불과하겠지만, 말이란 공식화 되면 그의 말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촛불을 보고 반성했다고 했다. 국민들 앞에서 말이다. 이게 '이명박 식 반성'이란 말인가. 에라이....!

데일리 서프라이즈 서영석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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