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전 3번째 줄이었던지라 앞에 놓아둔 화분에서 퍼 던지는 흙덩어리나 좀 뒤집어 쓴 정도였지만 가장 앞에서 스크럼을 짜셨던 분들은 엄청나게 다치셨지요. 당연히 그 중에는 평화시위를 외치며 공격하지 말자고 하시던 분도 계셨습니다.
결국 지극히 당연한 수순대로 밟고 들어오는 그들에게 밀려 우리는 일어서 뒤로 도망칠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우리들을 전경들이 쫒아 오며 곤봉이나 방패로 후려치기 시작했습니다.
말 그대로 저는 이때 악에 받칠대로 받쳤고 더이상 인정사정 봐줄 생각 역시 없던 상태였습니다.
제 앞을 앞서서 나가며 다른 사람들을 방패로 후려치는 전경을 달려가는 기세 그대로 뛰어 옆구리에 날아차기를 날려 버렸습니다.
그리곤 제대로 들어간듯 옆구리를 움켜쥔채 일어서지 못하는(느낌상으로도 아주 제대로 찼지요.) 전경의 머리를 그대로 밟아 버리고 그 전경에게 맞아 넘어진 사람들 일으켜 세우려 하던 중에 뒤에서 누군가 방패로 등을 후려 치더군요. 하지만 다행스럽게 가방을 메고 있던 터라 별 타격은 없었습니다.
전 그대로 일으켜 세운 사람과 함께 달려 나가며 앞서 있던 다른 전경들을 차거나 주먹으로 후려치며(바이크용 카본장갑을 가지고 갔었는데. 정말 잘한 선택인듯 합니다. 다음에 갈땐 다른 프로텍터들도 챙겨가려 하는 중입니다.) 어떻게든 밖으로 빠져 나왔지요.
그 와중에도 앞서 나온 전경들이 사람들을 잡아 끄는걸 달려가 잡아 끌며 발로 차댔습니다. 잠시 후 양쪽에 어느정도 대열이 맞춰져 서로 서서 경계하게 된 후에도 화분이나 바닥에 떨어져 있던 병들을 집어 던지다 결국 분에 못이겨 옆에 있던 포장마차의(주인은 도망갔는지 보이지가 않더군요.) 철제 의자를 뜯어내 그걸로 후려 치려 했는데 몇몇 사람들이 막더군요. 똑같이 나가면 안된다고...
그 사람들에게 방금 저 앞에서 얼마나 다쳐 나갔는지 아냐며 이대로 가면 정말 다 죽을 지도 모른다고 외쳤지만... 결국 결국 들고 있던 것을 땅바닥으로 집어던지며 욕설을 퍼부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확실히 제 이런 행동들이 과격시위니 폭력이니 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겁니다. 저 스스로도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렇게라도 하지 않았다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더 다쳐 나갔을지 짐작도 가지 않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후려친 덕에 전경들의 손에 도망칠수 있었던 사람만도 여럿 됩니다. 저만 해도 몇번이나 등 뒤에서 잡힌걸 다른 사람들이 저와 비슷한 방식으로 구해줬었습니다.
바로 밖으로 나오자 의식을 잃은채 쓰러져 있던 사람만 여럿이 보이더군요. 여기저기 다쳐 피를 흘리는 사람은 사방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한가지 특이한건... 이번엔 저번관 달리 눈물이 아닌 울화밖엔 치밀지 않더군요. 저 자식들을 때려 눞히지 않으면 얼마나 더 다쳐나갈지 모른단 생각에 한사람이라도 막는게 아닌 한사람이라도 때려눞히는 쪽을 생각하게 되더군요.
솔직히 말해... 이이상의 평화시위는 더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생각합니다.
싸우지 않겠다며 드러누운 사람들을 밟으며, 방패로 내리찍으며 치고 들어왔습니다. 폭력을 쓰지 않겠다며 무저항의 의지를 몸으로 보인 사람들을 짖밟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