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에서 들어달라는 듯 떠드는 양아치들을 보면 "어허 젊은 사람들이.." 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를 가진
온순한 20 대 청년입니다. 뭐 그리 싸움 잘하게 생긴 것도 아니고, 실제 쌈박질을 잘하는 것도 아닌데, 전 묘하게도 버스나
전철에서 "싯팔, 존나, 병신" 이런 단어를 들으면 피가 끓더군요. 근데..이게 끓다못해 죽이고 싶다는 생각으로 번질 때마다
섬뜩함을 느낍니다. 공공의 적 1 편을 보고 난 후라 그런가..-0-a'' 한 예로, 후배 하나와 시내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저는 좀 작은 편이라 연장자임에도 불구하고 후배를 자리에 앉혔고, 미안해 어쩔 줄 모르는 후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소개팅 가서 유의할 점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었죠. 유도를 하던 후배는 몸무게 102 kg 에 키가 186 이었거든요. 여친 없이
순진하게 살아온 그가 가여워서..뭐 암튼..버스 뒷자리에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쫄바지 4 명이 떠들고 있었습니다. 욕설도
욕설이지만, 그 학생들 목소리가 너무 컸던 이유로 어떤 아저씨께서
"학생들 좀 조용히 해주면 안될까? 애기도 듣고 있는데.."
라고 하자마자,
"아 근데요?"
라고 키 165 정도 되는 존만한 학생이 개겼습니다. 아저씨는 아무 말도 못하셨구요. 그러고 애들 넷이서 낄낄 거리기
시작했고, 저는 후배가 자꾸 돌아보려는 걸 애써 막았습니다. 그러면서 그 녀석들을 노려보았죠. 한 줌의 살의를 가득 담아..
역시나 아저씨께 개기던 존만이께서 뭘 보냐며 눈을 부라렸습니다.
"나참.."
이라는 저의 탄식과 함께 후배가 씩씩거리며
일어났고, 전..그냥 놔뒀습니다. -_-.. 제 후배는 녀석들에게 조용히 다가가 이렇게 읊조렸죠.
"........내려. 욕 나오기 전에"
-_-..후덜..저 대신 나선 후배 덕에 모두들 기대하시던 4:2 맞짱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저는 이렇게 제게 다가왔던 한 번의
살인충동을 억누를 수 있었습니다. 음..이 때 느낀 감정에 대해 약간의 보충 설명을 드리자면, 머릿속에 녀석들을 난자하는
영상이 스치고, 증거 인멸을 하는 모습까지 완벽하게 그려집니다. 그러고 나서 상대가 한 번만 더 건드려주길 기다리죠.
흠..이게 저만 그런 것인지, 다른 분들도 이런 느낌을 종종 가지게 되는지 궁금하네요. 그런 드러운 꼴 안보려면 자가용 몰면
되잖아? 라는 사람이 있어서 몰아봤는데, 더 열받고요. -ㅁ-;; 나름 인격수양은 정점에 이르렀다 여기고 있었는데, 뭔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괴롭습니다. 사회적인 문제로 번지기 전에 제가 갖춰야할 덕목은 무엇일까요. 뉴스에
나오기 싫다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