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시대의 서민들] 아빠·엄마의 얇아진 지갑에 단체급식소 향하는 아이들

jjunius 작성일 08.08.21 1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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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봉천동 골목에 있는 33㎡(약 10평)남짓한 분식점에 초등학생 형제 두 명이 들어섰다. 이들은 돈가스 2개를 시켜 먹었다. 아이들이 내민 것은 돈이 아니라 동사무소가 발급한 3000원짜리 쿠폰 3장이었다. 이들은 결식아동이었다.

분식점 주인 최옥순(54)씨는 "예전에는 3000원짜리 쿠폰을 내는 아이들에게도 돈가스를 줬지만, 재료값이 너무 올라 4500원으로 올리자 돈가스 두 개를 먹고 한끼용 쿠폰 3개를 낸 것"이라며 "아이들한테 미안하지만 먹고 살기 힘들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여름방학 동안 서울시는 4만395명의 결식아동을 지원한다. 그 방식은 ▲음식점 식권 지급 ▲도시락 배달 ▲주·부식 재료 지원 ▲식품권(마트 등에서 식료품 구입에 사용) 지급 ▲사회 시설을 통한 단체 급식 등 5가지 형태다.

그중 음식점 식권이 2만5444명으로 가장 많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3000원짜리 쿠폰이 지급된다. 아이들은 그 쿠폰을 들고 미리 계약이 된 식당에 가서 내고 밥을 먹는다. 하지만 어지간한 식당 메뉴는 이제 4000원이 넘는다.

◆아이스크림 값 50% 올라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정부가 발표하는 수치보다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충격은 훨씬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소비자 물가상승은 1~3월엔 3%대에 머물다가 4월 4.1%, 5월 4.9%, 6월 5.5%에 이어 7월 5.9%까지 올랐다. 1998년 11월 6.8% 상승을 기록한 이래 9년 7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전문가들은 8월 물가 상승률이 6%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조사하기 시작한 52개 주요 생필품 물가지수인 'mb물가지수'에서는 40개 품목이 상승했다. 밀가루 값은 작년 동월 대비 89.6%나 올랐다. 등유는 65.8%가 올랐고, 경유는 51.2%나 비싸졌다.

오토바이 택배 일을 하는 강모(44)씨는 요즘 종로 탑골공원 주변의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주로 탑골공원 노인들을 상대로 하는 이곳에 가면 밥값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강씨는 "냉면 2000원, 갈비탕 3000원이면 해결한다"며 "노인들 틈에서 먹자면 쑥스러워서 게눈 감추듯이 먹어 치우고 나온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즐겨먹는 아이스크림 값도 지난 5월 50% 가까이 올랐다. 작년에 500원이던 아이스바는 700원, 1000원 하던 콘 종류는 1500원으로 올랐다. '코 묻은 돈'으로 아이스크림 사먹던 시절은 지나갔다.

◆1가구당 빚 3840만원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전체가구 가운데 적자 가구는 전년 대비 4%p 증가한 31.8%였다. 10가구중 3가구 이상이 적자인 셈이다. 지난 5월 말 국내 가계대출 잔액은 489조6000억원, 카드대금 등을 합친 가계신용잔액은 630조원을 넘어 지난해 말보다 50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가구당 빚은 3840만원에 달해 imf 외환위기 당시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하위 20%에 해당하는 서민들은 월평균 44만4000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적자 인생이 계속되면서 은행 등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소송을 당하는 사람들도 급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접수된 대출금 반환청구 소송 등 금융 소액사건(2000만원 이하 사건)은 모두 11만690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만4315건에 비해 39%나 증가했다.

김인자(가명·여·46)씨는 교통사고를 내는 바람에 벌금 100만원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식당 주방에서 일을 하며 120만원을 버는 김씨는 벌금 대신 교도소 노역장을 택했다. 봉투 접기 등 잡일을 하면서 노동으로 벌금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김씨처럼 벌금형을 받고도 돈을 내기 힘들어 '몸으로 때우는' 사례도 늘고 있다. 법무부 교정본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노역장 수용인원은 하루 평균 2086명으로 지난해 1797명보다 16%나 늘었다.

◆마스터 플랜이 필요하다

최근 물가상승의 직접적 원인으로 꼽혔던 국제 원유가가 11일 114달러 선으로 떨어지고, 옥수수 값은 7월 한달 20.5% 하락했다. 하지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유가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8∼9월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가 하락이 물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7일 기준금리를 5%에서 5.25%로 인상했다.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그러나 '빚을 지고 사는' 서민들 입장에선 이자만 늘어나는 셈이다.

지난달 말 기준 총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 포함)은 379조원. 기준금리 인상분(0.25%포인트)만큼 대출 금리가 오른다고 가정하면 연간 이자 부담만 9480억원이 늘어나게 된다. 정부 당국의 노력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무리한 개입이 자칫 화를 부를 수도 있다" "시장의 자율 기능에 맡겨야 한다" "중장기 대책을 아우르는 마스터 플랜을 세워야 한다" "지금 상황은 백약(百藥)이 무효(無效)" "극빈층이나 차상위 계층, 신용불량자 등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 등 여러 견해가 나오고 있다.

과연 '없는' 서민들의 고통이 장기화되고 깊어지지 않는 쪽으로 해법(解法)을 찾아낼 수 있을까. 정부와 우리 사회 전체가 같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좇선일보 기사입니다.

좇선일보는 주소에 들어있는 문자열이 짱공에서 필터링되어버리기 때문에 전문을 긁어왔습니다.

좇선일보가 서민들 걱정을 다 해주네요. 놀라워라.....

마스터플랜? 현재의 고물가는 절반 이상은 현정부가 만들어낸 건데, 플랜은 무슨 얼어죽을.

거기 동조해서 마구 설쳐댄 자기들은 책임 없는 줄 아나봅니다.

이명박과 따까리들이 지들 주머니 채우느라고 경제 가지고 장난질 치는 동안 힘없는 서민과 그 아이들이 죽어납니다.

저 아이들의 먹거리마저 위협하는 이명박은 '악마'입니다.

 

엊그제도 '내년 후반기까지만 참아달라'면서 이빨을 깠더군요. '다같이 힘들지만' 운운하면서....

힘들면 서민들만 힘들지 지가 어디가 힘들다고.

뭐, 747이란 건 10년후를 내다본 거래나? 10년후면 성장률 7% 달성할 수 있다네요.

어이쿠. 그래서, 그거 핑계로 연임하시려고? 꿈 깨시구려. 5년후에도 국민들이 속아 줄 줄 알고? (근데, 정말 그럴까봐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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