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불황으로 경영난을 겪어온 중소기업 사장들이 잇따라 자살, 지금 중소기업들이 겪는 고통이 얼마나 극심한가를 절감케 하고 있다.
28일 오전 8시25분께 부산 금정구 금사동 모 봉제공장 지하실에서 이 회사 사장 김모(56) 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직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는 "직원들에게 임금을 제때 못 줘 미안하다"는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조사 결과 직원이 5명밖에 안되는 영세 봉제공장을 운영해온 고인은 최근 일감이 줄어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면서 2개월째 직원들의 월급을 주지 못하는 등 심한 경영난을 겪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고인은 지난 27일 월말이 다가오자 직원들의 밀린 임금 800만원과 운영자금 등 1천만원을 빌리기 위해 은행과 금고 등 금융기관의 문을 두드렸으나 모두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이미 수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어 추가대출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같은 날 오후 8시께 부산시 부산진구 개금동 모 아파트 김모(46) 씨의 집에서 김 씨가 독극물을 먹고 숨져 있는 것을 누나(51)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누나는 경찰에서 "이틀 전에 중국에서 귀국한 동생이 가족들과 연락이 잘 안돼 집으로 찾아갔는데 거실에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10년 전부터 중국에서 종업원 100명 가량을 둔 피혁제조업체를 운영해온 김 씨가 최근 사업부진으로 고민해왔다는 유족들의 말과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경남 김해시 한 아파트에서 자동차부품업체를 운영하던 박모 대표(47)가 투신자살했다. 10년간 완충장치를 생산해온 고인은 9월부터 공장 가동률이 크게 낮아지며 수주마저 끊기면서 큰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평소 가족들에게 "죽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