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양심선언 김이태 연구원 끝내 3개월 정직

71번 작성일 08.12.26 02: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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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양심선언’ 김이태 연구원 끝내 ‘3개월 정직’건설기술연구원, 징계위 3차례 연기끝 밤늦게 열어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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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4대강 정비의 실체는 운하”라고 양심선언을 했던 김이태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기연) 연구원이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건기연 건물 승강기에서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가 저녁에 다시 열리게 된 사실을 부인에게 알려주고 있다. 이날 인사위는 당초 오후 4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노조원들의 반대로 여러차례 무산된 끝에 밤 9시에 열렸다.

고양/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지난 5월 대운하 관련 양심선언을 했던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기연)의 김이태 연구원이 결국 ‘3개월 정직’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건기연은 이날 오후 9시 경기 고양 일산서구 건기연 건물 지하1층 회의장서 징계위를 열어 김 연구원에 대해 이렇게 결정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 5월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 ‘대운하에 참여하는 연구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건기연이 국토해양부로부터 연구용역 의뢰를 받은) 한반도 물길 잇기 및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는 운하 계획”이라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시 국토부는 “내용 유출은 아니므로 보안각서 위반은 아니다”라고 밝혔으며, 건기연도 당시 공석이었던 원장을 대리해 우효섭 부원장이 “처벌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9월 부임한 조용주 원장은 건기연의 이런 약속을 뒤집고, 양심선언을 한 지 반년이 넘어 뒤늦게 김 연구원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마침 건기연은 4대강 정비 사업 용역을 다시 수주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건기연 내부에서는 이번 징계가 김 연구원에 대한 보복 차원을 넘어, 김 연구원을 희생양으로 삼아 제2의 대운하 양심선언을 막기 위한 권력기관의 협박성 경고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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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소속 노조원들이 23일 오후 김이태 박사에 대한 징계를 다룰 인사위원회가 열릴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지하 1층 세미나실앞에서 인사위원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고양/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김석진 건기연 감사실장은 “김 연구원이 보안사항을 유출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직원으로서 내부 협의 절차 없이 개인 의견을 밝혔고 이로 인해 건기연의 위상을 훼손시켜 내부 취업규칙과 인사관리 규정을 어긴 혐의”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건기연 노동조합원 60여명은 오후 4시 징계위원회 개최를 막기 위해 경기 고양 일산서구 건기연 건물 지하 회의장 출입문을 봉쇄했지만, 징계위 위원들은 회의 속개 시간을 오후 5시, 8시, 9시 등으로 연기하면서 회의를 강행했다.

박근철 건기연 노조 지부장은 “징계위 위원들 중 30%만 부장급으로 뽑는 게 관례였는데 이번에는 12명 모두를 부장급 이상으로 뽑았다”며, “낙하산이어서 권력기관에 약할 수밖에 없는 원장이 일반 직원보다는 자신의 뜻에 잘 따를 부장들만 모아 중징계 절차를 밟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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