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또 사고쳣다!!

가자서 작성일 09.01.28 09: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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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중권 또 사고쳣다!! ■■■■■ [아고라 미네르바_송대순 미네르바_송대순님프로필이미지 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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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검찰] “미네르바 기소, 내게 글 두 개만 달라!”

 

2009/01/23 05:57:17

진보신당 진중권

 


 "달러 매수량의 폭발적 증가가 전적으로 미네르바 박씨의 글 때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미네르바 박씨의 글로 인해 감소한 이명박 정부의 외환보유고가 얼마인지 계량하는 것도 어렵다."

 

 

 떡.검찰이 마침내 자신들이 소설(小說)을 썼다는 사실을 부분적으로나마 인정했네요! 짐바브웨에서도 위헌 판정을 내린 조항을 들고 나와 비웃음을 당하자 부랴부랴 내세웠던 논리(論理)마저도 이제는 상당히 억지였음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지요. 사형도 10년 동안 집행을 안 하면, 사실상 폐지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그런데 '살인마 전두환' 이래 아예 25년 동안 적용조차 되지 않은 죽은 법을 되살려 강시로 만드는 작업이 어디 쉽겠습니까? 미네르바를 억지로 잡아넣기 위해 떡.검찰은 풍부한 문학적 상상력을 펼쳐야 했지요.

 

 하지만 떡.검찰이 새해를 맞아 야심적으로 집필했던 소설은, 신춘문예(新春文藝)에서도 당선되기 힘든 것입니다! Aristoteles에 따르면, 역사(歷史)는 있었던 일을 기록(記錄)하고, 희곡(戱曲)은 있을 법한 일을 기록한다는 것이지요. 한 마디로 역사는 현실(現實)을 기록하고, 희곡은 가상(假象)의 창조(創造)라는 얘깁니다. 하지만 떡.검찰이 문학청년(文學靑年)이 되어 야심차게 쓴 그 가상의 scenario는 신춘문예에서조차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있을 법한' 일을 다룬다는 시학(詩學)의 원리(原理)는 소설은 '거짓말'이지만, 동시에 그 거짓말은 '그럴 듯해야 한다'는 뜻이거든요.

 

 그런데 떡.검찰이 창작(創作)한 소설에는 바로 그 개연성(蓋然性)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한 마디로, 너그럽게 소설의 장르로 봐줘도 썩 훌륭한 소설은 못 된다는 얘기죠! 이와 관련해 일단 <두 가지 논점>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1) 공익(公益)을 해할 의도, 즉 미네르바가 과연 공익을 해할 목적에서 글을 썼느냐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2) 공익을 해한 결과, 즉 미네르바의 글이 이명박 정부의 외환보유고의 손실을 초래했느냐 하는 것이지요. 제가 보기에 어느 쪽이든, 떡.검찰의 주장은 <개연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그 각각을 차근차근 살펴보기로 하지요.

 

 

 

I. 의도

 

 

 

 1. 떡.검찰의 입장은 미네르바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글을 썼고, 그 증거는 그의 글이 외환시장에 영향을 끼쳐 이명박 정부로 하여금 20억 달러를 낭비하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결과를 들어 의도를 증명하겠다는 것이지요. 이는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의도와 결과는 논리적으로 독립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좋은 의도를 가지고 나쁜 결과를 나을 수 있고, 나쁜 의도를 가지고도 좋은 결과를 나을 수 있죠. 따라서 나쁜 결과를 낳았다고 해서 의도마저 나빴다고 추론하는 것은 초딩들도 웃을 논리입니다.

 

 2. 나아가 과연 미네르바에게 공익을 해할 의도가 있었는가? 그렇게 추론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이 경우 논리적으로 상상 가능한 것은, 미네르바 그 글을 통해 사익(私益)을 추구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떡.검찰의 조사 결과 미네르바는 자신의 글로 개인적 이득(利得)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가능성은, 미네르바가 아무 이유 없이 공익을 해하는 데서 쾌감을 느끼는 반사회적asocial 성격의 사이코라고 가정하는 것인데, 과연 이게 얼마나 플로저벌plausible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게 상식적으로 가능한 얘긴가요?

 

 3. 미네르바는 확인된 것만 해도 280여개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 대다수는 허위 사실을 담고 있지 않고, 상당수는 정확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만약 공익을 해할 악의(惡意)가 있었다면, 대다수의 글 속에 허위가 들어있어 하는데, 떡.검찰이 문제 삼은 글을 달랑 두 개입니다. 공익을 해할 의도를 가진 사람이 280개의 글을 올리면서 그 중에서 달랑 두 개에만 허위를 담는다? 이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가정이지요. 280개 중에 두 개라면, 실수, 착오, 과장, 혹은 성급한 추측 등으로 추정하는 게 상식적일 것입니다.

 

 4. 미네르바 자신은 IMF 때 당한 체험을 근거로 개인과 중소업자들에게 이득을 주기 위해서 글을 썼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것은 충분히 납득할 만한 설명이지요. 이것을 떡.검찰은 도대체 어떻게 '반박'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경제의 전망과 대책에 대해서는 보수와 진보, 여당과 야당, 혹은 학자나 개인들 사이에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누구나 자신의 전망과 대책만이 경제에 진정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 믿을 겁니다. 서로 180 〫다른 전망과 대책을 내놓는 사람들도 주관적으로는 선의(善意)를 품고 그것을 내놓는 거죠.

 

 5. 미네르바의 글쓰기가 전체적으로 악의에서 행해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개연성>이 전혀 없는 억지스러운 가정일 뿐입니다. 여기서 떡.검찰은 이렇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 '미네르바가 올린 280개의 글은 선의로 쓰였을지 모르나, 우리가 문제 삼는 두 개의 글은 분명히 악의에서 쓴 것이다.' 떡.검찰이 이렇게 주장한다면, 이거야말로 지상최대의 개그가 될 것입니다. 선의로 278개의 글을 올리던 사람이 갑자기 악의를 갖게 된 동기 혹은 계기가 무엇이었을까요?

 

 6. 작년에 외환시장(外換市場)이 마감을 한 다음에 나온 보도들을 보면, 미네르바가 외환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기사는 하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외려 미네르바와 연말 외환시장의 관계를 다룬 4건의 보도를 보면, 외려 이명박 정부의 무분별한 시장 개입을 비판하며, 미네르바의 주장이 옳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보도들은 한 마디로 당시의 상황 속에서 시장의 참여자와 시장의 관측자들에게 미네르바의 글이 사회적 순기능을 발휘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미네르바의 주관적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말해주는 객관적 정황이 될 수 있겠지요.

 

 


II. 결과

 

 

 

 1. 달러 거래량의 '폭발적 증가'는 떡.검찰이 실토(實吐)하는 대로 전적으로 미네르바 박씨의 글 때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또 미네르바 박씨의 글로 인한 외환보유고의 손실이 어느 정도인지 계량하는 것도 어렵지요. 아마 어느 경제학자도 미네르바의 글과 외환거래량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거나, 또 그 영향의 정도를 산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29~30일날 시장 참여자들 모두 데려다가 설문조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이 사람을 구속(拘束)해도 되는 건가요?

 

 2. 떡.검찰은 달러 거래량의 '폭발적 증가'를 얘기하나, 자료를 살펴보면 그 정도 폭의 변화는 2007년 12월에도 여러 번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미네르바의 글이 없었지요. 그런데 어떻게 그런 변동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요? 이것만 봐도 미네르바의 글이 외환거래량에 변화를 일으켰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성립할 수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굳이 거래량 변화의 원인을 찾는다면, 차라리 다른 요인들을 찾는 게 훨씬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태도일 것입니다.

 

 3. 가장 큰 요인은 <종가관리>입니다. 작년 12월 25일, 26일자 신문 보도를 보면, 이미 이명박 정부가 외환보유고를 풀어 <종가관리>에 나서리라는 예측이 존재했고,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미 1,250원 선이 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등장합니다. 실제로 그 보도대로 이명박 정부는 기업을 위해 달러를 풀었고, 예측된 선까지 환율을 끌어내렸습니다. 이변은 없었지요. 모든 것이 시장의 예측대로 진행됐습니다. 미네르바가 돌발변수로 작용했다는 근거는 전혀 없습니다. 당연히 그에 관한 보도도 없구요.

 

 4. 달러를 사들인 주체는 둘이지요. 기업이나 기관, 그리고 개인입니다. 먼저 큰 덩치로 달러를 사들이는 기업이나 기관에 대해 말하지요. 작년 말 MONEY-TODAY에는 기업의 달러 매입을 옹호하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연초(年初)에 환 손실을 입은 기업의 입장에서는 연말(年末)에 그것을 만회화려 드는 게 시장의 합리적 판단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에서는 달러를 사들이는 기업의 행위를 '환투기'로 규정하고, '세무조사' 하겠다고 협박했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기업에 달러를 사들인 것은 연초에 입은 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당연한 조치였다는 것이죠. 미네르바의 글에 현혹된 어리석음의 소치가 아니라…

 

 5. 그러자 떡.검찰에서는 갑자기 개인 매수가 늘어났다고 얘기합니다. 당시에 이명박 정부에서 연말에 <종가관리>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이 존재했습니다. 외국에 사는 아이에게 돈을 보내야 하는 기러기 아빠라면, 당연히 정부에서 달러를 푸는 연말에 달러를 싸게 사 놓는 게 유리합니다. 연초가 되면 다시 오를 것이 뻔한 상황에서 개인들이 정부에서 종가관리하는 연말을 매입의 시점으로 선택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디. 그런게 그 판단이 도대체 미네르바의 글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6. 떡.검찰은 30일에도 개인의 매수가 폭등한 것도 근거로 듭니다. 하지만 30일은 외환시장 마감하는 날, 이명박 정부의 달러 풀기가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지요. 그게 미네르바의 글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게다가 미네르바는 29일에 이미 <재정부>의 해명이 나오고, 미네르바가 그 글을 삭제하고, 강만수에게 사과까지 했습니다. 이미 상황이 종료됐지요. 그런데 30일날에도 여전히 개인의 거래량이 폭등했다는 것은, 떡.검찰의 주장과는 정반대로, 그 현상이 미네르바의 글과 전혀 상관없음을 입증하는 근거가 됩니다.

 

 

 

III. 의도는 주관적, 결과는 가설적

 

 

 

 1. 지금 떡.검찰은 불가능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네르바가 공익을 해할 악의(惡意)를 가졌는지 입증해야 합니다. 그런데 도대체 한 사람의 '주관적' 심리 상태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까요? 거짓말 탐지기처럼 '악의 탐지기'라는 게 있다면 모를까, 개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해 글을 썼다는 미네르바의 주장을 반박할 객관적 근거나 과학적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법률 자체가 만들어진 83년처럼 잡아다가 고문(拷問)을 해서 자백을 받아낼 수도 없는 일이고…

 

 2. 그래서 부랴부랴 들고 나온 것이 20억 달러 탕진설입니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이제 와서 "단정하기 어렵고" "계량(計量)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합니다. 한 마디로 자기들이 내건 혐의는 입증되지 않은 가설(假說)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단정하기 어렵고, 산정하기 어려운, 그리하여 한갓 가설에 불과한 것을 근거로 사람의 인신을 구속하다니, 이 얼마나 끔찍한 자의성(自意性)입니까? 한 마디로, 의도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이고, 결과에 대한 가설적인데, 이런 상태에서 사람을 구속하는 게 말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3. 떡.검찰에서는 '전적으로'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는 영향을 끼쳤고, '계량하기는 어렵다'고 해도 '어느 정도'는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전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없는 경우 속에는 (1) 부분적으로 영향을 끼친 경우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2) 굳이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준이 안 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계량하기 어렵다'는 말 역시 (1) 계량할 게 있는데 마땅한 방법이 없는 경우만이 아니라, (2) 아예 계량할 게 없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두 번째 가능성을 어떻게 배제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네요.

 

 4. 아무튼 미네르바의 글이 외환시장에 영향을 끼친 많은 요인들 중의 하나였고, 얼마인지 산정하기 어렵지만 외환보유고를 탕진하는 데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는 떡.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문제는 남습니다. 떡.검찰이 그런 주장을 하는 근거는 자기들이 조사했다는 <재정부> 관리들의 말뿐입니다. 그런데 떡.검찰 조사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이들이 대한민국 법정에 나와서 그 주장을 반복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왜냐하면 그 경우 우리 이명박 정부에서 대한민국이 환율조작국이라는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5. 떡.검찰에서는 <국가신인도>를 말합니다. 하지만 국가신인도가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이 올린,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글로 인해 흔들린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가설이지요. 외국의 기업이나 기관에서 한국 인터넷 논객의 글을, 한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신인도를 측정하는 근거로 삼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가정입니다. 하지만 미네르바 법정에서 <재정부>의 관리가 나와 대한민국의 이명박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공식으로 확인해줄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죠. 그런 의미에서 국가신인도를 떨어뜨린 것은 검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6. 한 마디로 이번 사태는 떡.검찰이 마팍이 자뻑 개그를 한 것으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이걸로 도대체 어떻게 <공소 유지>를 하겠다는 것인지. 하지만 저런 소리를 듣고 덜컥 구속영장을 내주는 법원이라면, 검찰만큼 황당한 판결을 내릴 수도 있겠지요. 그 경우, 그 판결문은 또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웃음을 선사할까요? 괴벨스Goebbels의 말이 생각나네요. "내게 한 문장을 달라. 나는 그(=미네르바)를 국가 반역자로 만들 수 있다." 대한민국 떡.검찰의 모토랑 비슷하지요? "우리에게 글 두 개만 달라. 우리는 미네르바를 국가 반역자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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