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총리 "대운하사업, 하는 것도 안 하는 것도 아니다"
노컷뉴스 기사전송 2009-02-17 18:03 이용섭 의원 추궁에 답변 회피…"일자리 대책은 진단 어렵다"[CBS정치부 김정훈 기자]
한승수 국무총리가 한반도 대운하사업 추진 여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유보하면서 또다시 논란에 불을 지폈다.
1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 총리를 상대로 질의에 나선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녹색뉴딜' 사업의 일환인 4대강 정비사업을 언급하며 "한반도 대운하의 전단계가 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운하 사업, 안 할 것이냐"고 물었지만, 한 총리는 "4대강 정비사업을 운하와 연계하지는 않겠다"고 말하면서도 대운하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분명히 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 의원은 "대운하 사업을 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고 연거푸 물었고, 그럼에도 한 총리는 "4대강 정비사업이 대운하와 관계가 없다는 답으로 갈음해달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이용섭 의원은 "국민이 원하면 대운하를 한다는 말이냐", "운하를 하는 것으로 이해해도 되느냐", "하지 않겠다는 거냐"고 질문을 바꿔가며 추궁을 이어갔지만 한 총리는 끝까지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에 열 번에 가까운 질의 응답이 이어지는 동안, 한승수 총리가 답변을 회피하기만 하자 좌중에서는 야유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끝내 답을 듣지 못한 이 의원은 "안 한다고도 말을 않고 한다고도 말을 않으니, 아버지를 아버지라 말하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한 '홍길동 마음'이냐"고 한 총리를 비난했다.
◈ 일자리 대책 묻자 "진단 어렵다" 변명만
한편, 앞선 대정부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책에 적극 반박하며 '대야 전사'로 탈바꿈한 한 총리는 이날 이용섭 의원의 송곳 질의에는 쩔쩔매는 모습도 보였다.
이용섭 의원은 일자리 대책을 따져 물으며, 이미 발표됐던 일자리 전망치와 실제 증감분 등을 물었지만 한 총리는 답변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온 국민이 관심을 갖는 게 일자리인데 모르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질타했고, 한 총리는 "진단이 대단히 어렵다"는 궁색한 변명만 내놓았다.
또 "60만 개 일자리 창출하겠다는 정부 약속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질의에도 "누구도 예측못한 사태가 일어났고 그러한 외부 충격을 고려해달라"고 말했지만, "위기를 감지하는 것은 정부의 능력이고 의무다"라는 이용섭 의원 지적에 입을 다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