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부산의 한 지하철역에서 40대 회사원이 선로에 떨어진 20대 여성을 극적으로 구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7일 부산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10시50분께 부산 연제구 지하철1호선 연산동역 신평동행 승강장에서 정모(27.여) 씨가 빈혈로 갑자기 정신을 잃고 휘청거리다 선로로 떨어졌다.
열차가 곧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두 차례나 나온 급박한 상황이었다. 이때 승강장에 있던 김기환(46) 씨는 주저 없이 선로로 뛰어들어 정 씨를 끌어안은 채 선로 옆 공동구(승강장 발판 밑 공간)로 몸을 피했다.
불과 3초 후 열차가 두 사람 옆을 스쳐 지나가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김 씨는 이어 열차가 비상정지하고, 구조될 때까지 10여분간 불안에 떨고 있는 정 씨를 안심시키는 등 침착하게 대응해 승강장에 있던 수많은 승객으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지하철과 관련한 공사업체에 근무하는 김 씨는 "열차가 곧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을 듣고난뒤 옆에 서 있던 한 아가씨가 선로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어떻게 해서든 구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몸을 날렸다"면서 "정 씨가 크게 다치지 않아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부산지하철 3호선의 스크린 도어 공사에 참여했던 김 씨는 "(내가) 선로의 구조를 잘알고 있었기 때문에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같다"면서 "스크린 도어 설치 등 승객들의 안전을 위한 시스템이 확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교통공사는 부산시에 김 씨를 '용감한 시민상' 후보로 추천하고, 감사장과 함께 지하철 1년 무료승차권을 전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