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인터넷 알바의 실체 [아고라 Sensation님 글]
국민소통위원, ‘온라인 홍위병’인가
한나라당서 공개 모집한 140명 누리꾼… 친정부 성향 ‘악플’ 올리는 ‘알바?’
"한나라당에서 위촉한 국민소통위원들이 100여 분 되는 것으로 아는데, 이 분들이 과연 국민과 한나라당 사이의 소통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묻고 싶다.”
누리꾼 김동훈씨가 2월 23일 아고라에 올린 글이다. 그는 이날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회 보고대회 ‘통(通)하였느냐’에 패널로 참석했다. 그는 “‘알바’소리를 듣는 국민소통위원에게 한나라당에서 금품을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묻던데, 누리꾼이 말하는 ‘알바’는 돈을 받고 고용되었는지를 떠나 아무런 비판 의식 없이 한나라당을 옹호하고 논리적 정황 없이 반대편을 비난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라고 말했다.
신상정보 공개하지 않아 의혹 증폭
알바 또는 알밥. 실제 아고라를 비롯한 인터넷에서는 ‘알바 또는 작전세력’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한나라당이 누리꾼을 대상으로 국민소통위원을 공개 모집한 것은 지난해 11월. 그리고 1월 6일 한나라당 디지털정당위원회에서는 국민소통위원 위촉식을 거행했다. 당초 100명을 예정했지만 실제 임명된 소통위원은 140명이다.
어떻게 보면 의혹은 한나라당이 자초했다. 소통위원의 명단은 공개했지만, 직업이나 나이 등 ‘신상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촛불시위 이후, 친정부·한나라당 성향의 ‘악플’은 눈에 띄게 증가했지만 악플을 단 이들이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누리꾼은 “친정부 성향의 악플들을 보면 거의 도배하듯 반복해서 달려 있는 경우가 많고, 또 악플이 달리는 시간대가 업무시간이라는 점에서 ‘알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의혹은 국민소통위원에 ‘집중’됐다. 국민소통위원의 활동은 거의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리꾼은 아고라 대화명을 근거로 ‘국민소통위원 가려내기’에 나섰다.
검색을 통해 습관적으로 쓰는 대화명과 아이디를 찾아내고 다시 아이디와 실명을 일치시키는 작업이다. 누리꾼이 실명을 밝혀낸 국민소통위원은 2~3명. 블로그나 기타 ‘흔적’을 발견한 경우도 10여 명 되었지만 의혹은 계속됐다.
2월 23일, 보고대회가 끝난 후 국민소통위원이 모였다. 이들의 ‘면면’이 오프라인에서 처음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날 보고대회에 참석한 소통위원은 전체 140여 명 중 50여 명. 예상 외로 이날 자리에 함께한 소통위원들은 40~50대의 비중이 높았다. 한 소통위원은 “아무래도 평일 열리는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자영업자나 수도권에 거주하는 분 아니겠냐”고 말했다.
소통위원 임명 후 지난 40일, 국민소통위원들은 실제 어떤 활동을 했을까. 이들의 활동거점은 네이버에 개설된 비공개 카페다. 현재 회원은 133명. 치우천황이라는 닉네임으로 아고라 자유토론방·정치방에서 활동하는 윤영훈(54·학원영업)씨는 “아고라 이전에 서프라이즈 등에서 인정받았던 한나라당 성향의 논객”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아고라에서 얼마나 활동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먼저 ‘우리’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소통위원들 사이의 ‘소통’이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한나라당 홈페이지의 공고를 보고 소통위원에 지원했다”는 김형진(22·정치외교학 전공)씨는 아고라 닉네임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았고, 고정적인 닉네임으로 썼다기보다 가끔 들어가 의견을 남기는 정도로 활동했다”고 말했다.
기쁜소식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박필웅씨는 자신이 소통위원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경우다. 그는 “이름을 밝히지 않으면 또 ‘알바’라고 억측이 난무할 것이고, 또 나는 떳떳하기 때문에 밝힌 것”이라며 “사실 소통위원 중에는 재력가도 많은데 무슨 돈이 아쉬워서 알바를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본지가 접촉한 국민소통위원들은 모두 ‘알바’라는 의혹에 강하게 부인했다. 김형진씨는 “아르바이트라면 행위에 대한 ‘페이’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단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국 현안 정리 ‘정보’ 메일로 받아
하지만 ‘편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통위원은 “소통위원으로 임명받은 며칠 뒤부터 메일과 문자로 각종 ‘정보’가 날아왔다”고 밝혔다. 이 소통위원은 “굳이 기사를 들춰보지 않아도 될 만큼 현재 인터넷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누리꾼 반응은 어떤지, 한나라당 의원이 어떤 프로그램에 나와서 어떤 발언을 했는지 정리한 자료가 거의 매일 이메일로 들어온다”라며 “딱히 참여를 독려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어떤 의원이 아고라에 글을 남겼으니 들어와서 의견을 밝혀달라’거나 ‘한나라당 주최 행사안내’ 등의 문자메시지도 수시로 온다”라고 밝혔다.
문건의 제목은 ‘오늘의 인터넷 일일동향’이다. 형식은 대동소이하다. ‘오늘의 이슈’라는 제목으로 한나라당과 관련한 이슈들로 ‘네티즌동향’ ‘포털사이트’ ‘인터넷언론’ ‘인터넷토론방’을 체크하는 내용이다. 다시 두 번째 카테고리인 ‘토론방 이슈’에는 누리꾼 사이에서 갑론을박 하는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놓았다. 세 번째 카테고리 제목은 ‘특이사항’. 아고라에 올린 한나라당 의원 글에 대한 반향을 담고 있다. 2월 2일자 문건의 경우 각각 한나라당의 경제국회 ‘속도전’, 그리고 극악범죄자 신상공개, 정두언 의원이 아고라에 올린 글에 대한 반향을 다루고 있다. 정두언 의원이 올린 글에 대해서는 “대다수 누리꾼 거센 비판, 하지만 꾸준한 소통 노력 높이 평가”라고 자화자찬성 평가(?)도 내리고 있다. 문건을 생산한 곳은 한나라당 디지털정당위원회다. 김성훈 한나라당 디지털정당위원장은 “동향문건 작성은 디지털 정당위원회의 일상 업무이며, 당원뿐 아니라 기자들에게도 배포하는 일종의 편의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고 해명했다.
Weekly경향은 이번 취재를 진행하면서 실제 온라인카페를 매개로 아고라에 지원을 요청하는 우파 성향 카페를 여럿 발견했다. 한 사용자가 인터넷뉴스나 토론방의 ‘지원’을 요청하며 링크를 남겨놓으면 해당 글에 가서 찬성 댓글을 남기거나 찬성버튼을 누르는 방식이다.
실제 네이버에 개설된 ‘ㅁ카페’의 경우 ‘오늘의이슈(댓글출동)’라는 코너가 있다. 해당 코너는 ‘우수회원’ 등급만 참여할 수 있다. “hnr○○○으로 오전에 방금 다녀왔고 오후에 또 가겠습니다”라는 댓글을 따라 실제 뉴스에 들어가보니 해당 아이디로 쓴 댓글을 발견할 수 있다. ‘ㅁ카페’ 회원 중 국민소통위원으로 참여한 이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김성훈 한나라당 디지털위원장은 “실제 국민소통위원들이 밝힌 경력에 그런 카페들을 운영한 경력을 밝힌 경우는 있지만 지금까지 이어지는지는 체크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아고라에 지원 요청 우파 카페 발견
그러나 누리꾼에 의해 구체적 활동내역이 밝혀진 경우도 있다. ‘낭만신사’라는 닉네임을 다음 아고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서병근(57·부동산업)씨는 역시 국민소통위원인 ‘명랑소녀’ 등과 함께 ‘대한민국지킴이연대’라는 카페를 하고 있다. 서병근씨가 ‘낭만신사’라는 아이디로 아고라에 등록한 글은 모두 1581건. 엄청난 수다. 닉네임으로 프로필 조회를 해보면 동일한 게시물을 11~12개씩 등록하고 있다. 아고라 내 모든 토론방에 게시글을 하나씩 올리고 있는 셈이다. 일방적인 홍보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서씨는 “아고라에 투여하는 시간은 평균 잡아서 하루에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라며 “다 자기 일이 있기 때문에 최단 시간에 최대한 능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에 일일이 답글을 달진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소통위원회로 대표되는 한나라당의 소통 노력은 얼마나 평가될까. 현재까지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NGO학과 교수는 “어찌됐건 온라인게시판 내에서 토론에 참여한다는 것은 자발적 의지로 참여해야 정상”이라며 “정당조직원을 규합해 대거 인터넷에 풀겠다는 발상 자체가 인터넷 소통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민 교수는 “내용이 어떻게 되었던 정치적으로 제도화된 책임 권한을 갖는 이들이 직접 나서서 누리꾼과 대화하겠다는 것은 긍정적인 시도”라면서도 “대리인을 조작해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공간에 들어가는 것은 결국 공론장을 교란시키기 위한 온라인 홍위병 육성책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석현의원“다음아고라에 여당알바 수백명 침투했다”
http://kr.search.yahoo.com/search?fr=kr-popup_lev_news&cs=bz&p=%B9%CE%C1%D6%B4%E7">민주당 http://kr.search.yahoo.com/search?fr=kr-popup_lev_news&cs=bz&p=%C0%CC%BC%AE%C7%F6">이석현 의원은
11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광장에 지난달부터 수백명의 여당 알바들이 침투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연석회의에서 “이 정권이 http://kr.search.yahoo.com/search?fr=kr-popup_lev_news&cs=bz&p=%B9%CC%B3%D7%B8%A3%B9%D9">미네르바를 구속한 이후 인터넷상에서 표현의 자유를 질식사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여당 알바들이 정부비판 글만 올리면 욕설 댓글을 수도없이 반복적으로 올리면서 토론 문화에 재를 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고라에 적힌 글의) 일부 아이피를 조사해 보니 그 사람들은 http://kr.search.yahoo.com/search?fr=kr-popup_lev_news&cs=bz&p=%C7%D1%B3%AA%B6%F3%B4%E7">한나라당이 위촉한 국민소통위원”이라고 근거까지 제시했다.
이 의원은 “정말 http://kr.search.yahoo.com/search?fr=kr-popup_lev_news&cs=bz&p=%C0%CC%C1%A4%B1%C7">이정권이 어떤 정권인지 알 수 있다. 이 정권이 포털 다음에 압력을 넣었는지 다음 메인 페이지의 초기 화면에서 아고라를 다음달부터 지우겠다고 한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이 의원은 나아가 “이 정권의 네티즌 탄압은 진시황후 분서갱유와 마찬가지”라며 “인터넷 토론문화를 불사르고 논객을 구속하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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