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평씨, 각종 선거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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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대군은 구(舊) 여권 돈줄
건평씨는 최근 대검 중수부에 구속된 이정욱 전 해양수산개발원장이 2005년 4·30 재·보선에서 김해갑에 출마하자,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두 차례에 걸쳐 라면 박스에 넣어 준 현금 5억원을 직접 이씨에게 '배달'했다. 남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인적이 드문 자신의 집 부근 자재창고 주차장을 아지트로 사용하기도 했다. 박 회장과 이정욱씨는 일면식도 없었지만 "이 후보가 자금이 부족할 테니 도와주라"고 말한 사람도 건평씨였다.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2차관이 2004년 6·5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노건평씨는 이때 박 회장에게 "마음 크게 먹고 (장씨를) 한번 도와주라"고 말했고, 박 회장이 측근을 시켜 장 전 차관측에 돈다발을 보냈다고 검찰은 말했다. 정치자금이 부족한 신인 정치인들이 '봉하대군(건평씨)'을 찾아갈 때마다 두둑한 실탄 보따리를 챙길 수 있었던 것이다.
◆직접 신인 정치인 선발
노씨는 '신인 정치인 선발'을 위해 직접 뛰기도 했다.
김정권 한나라당 의원(경남 김해갑)에 따르면, 노씨는 2004년 17대 총선 직전 김 의원에게 열린우리당 입당을 제의했다고 한다.
당시 박연차 회장이 먼저 찾아와 "열린우리당에 오면 재정문제(돈) 걱정 없게 해주겠다"고 했지만 김 의원은 거절했고,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김맹곤 후보에게 져 낙선했다. 하지만 김맹곤 전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게 되면서 2005년 재선거 실시가 확정되자, 이번엔 노씨가 직접 전화를 걸어와 '열린우리당 입당'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당시 노건평씨는 청와대 국장 출신인 j씨, 창원시장을 지낸 k씨 등 여러 명을 열린우리당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말을 하고 다녔던 것으로 안다"고도 말했다.
◆'힘없는 농부'가 아니라 '큰 어른' 행세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국회에서 탄핵을 당하기 직전, 친형인 건평씨를 지칭해서 "시골에서 농사나 짓는 힘없는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실제 건평씨는 과거 동생 노 전 대통령의 총선 출마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임야를 팔고, 2002년 대선을 앞두고선 거제도 별장을 역시 박 회장에게 10억원에 팔기도 했던 것으로 지난해 대검 중수부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건평씨는 김해 일대에선 '큰 어른'으로 통했고, 선거에 출마하려던 사람들은 으레 건평씨에게 '문안 인사'하고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의 한 법조인도 "노 정권 당시 건평씨는 pk지역의 최고권력이었으며, 힘의 원동력은 박연차 회장의 돈이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건평씨의 선거개입 사례가 더 있는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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