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고양이안주 작성일 09.05.31 03: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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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그래...

 

요즘들어 가슴도 답답하고...

 

알 수 없는 허전함도 계속 밀려오고..

 

검색 포털사이트에서 '노무현' 이란 글자나 그분 사진만 언뜻비쳐도

 

가슴이 쿵쾅 거리고...눈앞이 뜨거워지고..

 

미치겠네 진짜...

 

 

 

 

나는 진짜 나름 머리가 컸다고 생각하면서도

 

우리나라 대통령이 누가 되든..국회의원이 누가되든..

 

심지어 내가 사는 우리동네 시장이 누가 되든..관심도 없었고..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

 

남들 다아는 정치적 사건도 모르는게 많고...정치인중에 사회적 이슈가 될만한 사건에도

 

누가 뭘 잘못했는지 그사람 이름이 뭔지, 아무리 신문이고 뉴스고 포털사이트고 떠들어대도

 

웹툰이나 게임사이트에나 들어가서 킥킥대기 바빴지..

 

 

 

처음 노무현님이 대통령에 당선되었을때도.. 난 그냥 아~ 저사람이 오늘부터 우리나라 대통령이구나...

 

끝이었어...그사람의 연력도..업적도..공약은 뭔지..정말 사람다운 사람인지..그런거에는 하등 관심없었지..

 

친구들이고...인터넷이고...노무현님을 까대고..."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할때도

 

왜 욕하는지도...왜 저게 재미있는지도 몰랐어...

 

'대통령 노무현' 보다는 개콘 봉숭아학당에서 노통 패러디로 나온 사람이 나에게는 더 익숙했으니까...

 

그냥 웃으면 되는줄 알았어..그사람이 뭘 잘못했나보지..다른 대통령들 마냥...

 

 

 

사실 난 아직도 그분이 뭘 이룩하려했는지...어떤 법안을 만들어 우리나라를 어떻게 바꾸려고 했는지..

 

난 아직도 몰라...멍청하게...클릭 몇번하면 되는 아주 간단한일도..안하고있지..

 

 

 

그런데...난 그분이 살아계실때도...왠지 다른 대통령들과는 다른 분위기가 좋았어..

 

정지적..사회적..경제적...이런거 다 무시하고..난 그냥 그분의 얼굴이 좋았고...주름이 좋았고..웃음이 좋았고..

 

요새 사람들이 말하는...인터넷에 무수히 떠도는...서민적인 모습이 좋았던거 같아...

 

가식없어보이고..때로는 능청스러워보이고...이제는 볼수 없으니까 더 그렇겠지...?

 

 

 

퇴임하고도...동네 아저씨같은 모습에....노간지,노짱 이라고 불리며...시민들사이에서 좋은 모습으로 남았던거 같아..

 

밀짚모자와 자전거가 잘 어울리던 사람...

 

 

 

그분이 서거하시고...난 분향소 한번을 안갔어...내 직장...출퇴근 길에..수도 없이 많은 노란 리본과..

 

오십보만 더 걸어가면 그분의 영정사진이라도...국화한송이라도...

 

난 피우지 않지만..생전 좋아하셨다던 담배 한개비라고 올려드릴 수 있었는데...난 차마 갈수가 없었어....

 

귀찮아서는 아니였어...단지...그분에 대해 난 제대로 아는게 없는데...내가 저곳에 갈 자격이 있을까....

 

굳이 변명을 하자면 이런 마음 때문이었지...

 

 

 

몇몇 사람들은...국민들이 이러는 것도 얼마 안간다...단지 약간의 오버가 가미된 일시적 사회운동일 뿐이다...

어차피 죄인은 죄인이지 않느냐? 노무현을 너무 미화와 겉치례 포장으로 치장시킨것 같다..

그도 똑같이 비리를 저지른 정치인일뿐이다..

 

 

라고 말하지..

 

난...그런말은 제발 안했으면 좋겠어...정말 진심이야..

 

난 노사모회원도...생전 그분의 연력조차 모르는 그냥 무지한 방관자일뿐이지만...

 

이제 그분은 이세상을 떠나셨고..더이상 우리가 정한...법에 얽매이지 않잖아......

 

그분이 무슨죄를 지었고...무엇땜에 그렇게 괴로워했는지 모르지만...

 

이젠 그분을 욕하고...헐뜯는...그런건 접어두자...

 

그분의 좋은 모습만.....그냥 순수하게 그분을 애도하는 마음만 가져보자..... 

 

 

 

맞아...조금은 오버일수도 있어...노무현을 욕하던 사람들이...

 

왜 지금에 와서야 그분을 옹호하고...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서루 앞다투어 꽃을 바치는걸까....

 

 

 

그래...미안함이 아닐까....??

 

그분이 서거하시고..그분의 노력이 이때서야 시민들에게 드러났고...

 

그분의 소소한 삶이 묻어있는 사진 한장...한장이 우리에게 보여지면서...

 

그래서...그걸 몰라준 우리들이 너무 죄 스러워서...그래서 조금은 오버된 행동을 하는 지도 모르지....

 

 

 

난...당분간은 그분이 잠든곳에 가보지 않을거야....

 

난 그곳에 갈 자격이 없어...그분을 너무 모르기에.....

 

하지만...그분에대해 어느정도 알았다고 생각될때..그때..

 

그분 비석에 묻은 먼지 털어드리고...국화 한송이..담배한개비...노란 리본을 올려드릴꺼야....

 

그때 그 노란 리본에는...미안하다..죄송하다는 말이 적히지않을꺼야.......

 

대신 보고싶었다..라고 적을테야....

 

여러분들앞에서 약속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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