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님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FTA에 관해서는 저도 부정적인 견해만 보고 토론을 한창 해봤던 적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접하던 정보들을 보고 판단을 내려본 결과는 이거였죠.
--보고싶은 것만 보는 사람들의 관점차이다. 이 상황에서 결론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후 사태에 대한 충분한 시뮬레이션이 없던 것만은 사실이다. --
그 때 당시 정부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몇가지 정황을 보자면
1. 시기상으로는 우리가 미국에게 경제파트너로서의 신뢰를 충분히 구축했고,
또한 국채 등의 문제에서도 미국을 압도하고 있었다.
경제는 개나라당의 더러운 입나발에도 전체적인 호황 분위기였으며 미국시장에서의 분위기도 좋았다.
2.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현재 경제학에 대해서 정책에 유효한 말들을 꺼낼 수 있는 작자들이 전부
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이며, 신자유주의자들이었다.
3. 시장 개척의 의미에서 미국과의 문제가 더 우선적으로 보였다.
유럽시장은 일본을 뛰어넘기가 쉽지 않았고, 시장구조상에서도 우리가 그렇게 많이 벌어갈 수 없어 보였지만,
미국은 북미 남미 등의 이어진 시장들이 무수히 개척될 수 있는 곳처럼 보였다.
4. 실제 지표상에서의 정보가 주어지는 것이 부정적 부분의 면에서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
이 부분은 정부가 국정홍보로서 발표했던 자료들에서 몇 가지 점들이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으로 거론되자
(특히, 멕시코가 이렇게 벌었네 하는 지표상의 문제가 실상은 전혀 다르며,
국제제소건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해서 언급했을 때 국제제소건의 증가추세와 실질 수치 정보가 돌아버린 사례)
아예 그 부분에 대해 더는 언급을 하지 않았던 정황으로 미루어 파악할 수 있다.
거짓말을 하고 싶으면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서 더 이상의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5. 노무현 자신으로서는 재계의 반감을 사고 있던 터라 이 반감을 효과적으로 억제해줄 수단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FTA가 효과적으로 보였을 수 있다.
한국은 전형적으로 수출국가라는 사실은 노무현도 숙지하고 있는 바였을테고,
그런 수출의 면에서의 시장 개척지를 마련해 준다는 것 자체가 큰 매력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뭐 개인적인 판단이니 빈틈도 많겠죠.
그러나 그래도 한 가지 지적당해도 싼 문제가 있다면
그런 상황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정말 희한했던 게 뭐냐,
멕시코 같은 경우의 문제가 아닌 우리나라의 문제에서 정말 긍정과 부정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시뮬레이션이
단 한 개도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이게 바로 모 아니면 도의 관점으로 갑론을박을 하게 만든 이유지요.
찬성하는 사람들은
"실지 경제지표가 좋아진다는데 무슨 소리냐."
반대하는 사람들은
"조약이 불평등인데 경제지표가 좋아져봤자다"
또 경제지표 쪽으로 들어가서도
"미국을 이길 수 있다."
"아니다, 없다."
현실상에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려면, 시뮬레이션이라도 되어 있어야 되는데,
정부는 그 시뮬레이션에 대한 답이 없었습니다. 있더라도 장밋빛 미래만 봤죠.
그게 가장 큰 노무현 정부의 실책이죠.
그러나 이 부분에서도 민주적 컨트롤은 되고 있던 시점이라고 봅니다.
이 현정권처럼 밀어붙이기를 하지 않았다는 정황 자체는 미국쇠고기 협상 등의 문제에서도 드러나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