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의무경찰로 올 4월 전역한 사람입니다.

바람살아있다 작성일 09.06.11 09: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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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외박나온 후임녀석이랑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자그마한 선술집에서

 

술한잔 하며 얘기하는데,

 

다짜고짜 그녀석 얘기하는 것이

 

"너, 진짜 전역 진짜 잘한거야."

 

였더럽니다.

 

듣고 있자니, 저는 전역 후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며

 

과외를 하는 등 정신없이 살고 있었죠.

 

그래서 "밖에 나와도 별반 다를게 없다."

 

라고 얘기했더니 피식 하구 웃더라구요.

 

 

아차 싶어서 생각해보니,

 

요즘 시국이 말이 말이 아니더라구요.

 

이럴때가 전의경이 제일 힘들때라는 것을 작년 촛불집회때,

 

그리고 올 용산사태때에 경험한 저는 이녀석이 웃으며 말하는

 

얼굴에서 저녀석 마시는 소주보다 저녀석 마음이 더 쓰겠다 싶어서

 

아무말도 꺼낼 수가 없었습니다.

 

 

여기 글들 보면, 어제 있었던 일련의 집회상황, 그리고 전의경들에 대한

 

말씀들을 많이 나누시는데,

 

군인에게 요구되는 미덕은 인내, 그리고 명령 이행

 

그 두개말고는 없었다는걸 2년동안 숱한 상황(집회)에서 느꼈었더랬죠.

 

우리 전의경들은 그거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거든요.

 

간혹 옆에 동료가 쓰러지거나, 혹은 어떤 요인 없이 자기 화 하나 주체 못해 벌어지는

 

안타까운 사건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있어서 이건 전시니까요.. 흥분할 수 있어요.

 

다만 그 몇몇은 그 상황에 요구되는 자제력이 좀 모자랐던 것 뿐이죠.

 

저흰 그래요..^^;

 

 

원론적인 사회적인 이슈의 원인은 대립각을 현장에서 몸으로 세우는

 

전의경과 집회참여자 양자가 아닌 거 다 아시면서

 

우린 조금 이상하다고 느끼면서도 해왔도, 또 해나가겠죠.

 

하지만 그 길에 서로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깔리면 서로 괜찮을 텐데요.

 

집시법이란 민주사회에 어울리지 않는 법을 수호해야 하는

 

전의경도, 또한 사회에 목소리를 내려하는 집회자들도

 

조금만 물러나면 시위현장도 살만하겠죠.

 

 

저는 제 후임들, 또 전국 전의경여러분들이 좀 덜 힘들게끔

 

높으신 분들이 그 높은 첨탑에서 내려와

 

하기힘들지만 참 미덕인 "솔선수범"이라는 것을 좀

 

해주었으면 참 고맙겠는데요..^^;

 

우리 사는 모습에서의 날카로운 대립각이

 

좀 둥글둥글 무뎌지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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