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과잉진압 - 권력은 있고 책임은 없다 [Zorn님 글]
경찰이 방패로 머리를 찍고, 삼단봉을 휘두르는 동영상은 이제 워낙 유명해서 안보신분이 거의 없겠죠...
이런 행위 자체도 문제지만 구조적인 문제도 있어보입니다...
지난 6.10 집회의 진압방식 위주로 문제점들을 몇가지 적어보겠습니다...
1. 부당한 공권력 행사를 감시할수 있는 수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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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위는 역시 과격했다. 경찰에 체포되는 시위대가 나왔다. 물론 ‘일부’가 폭력 행동을 한다고 하여 시위대 전체를 해산하거나 체포하는 일은 없었다. 장 기자가 놀란 건 그 다음의 일이었다. 변호사들이 경찰차들을 ‘순찰’하고 있었다. 경찰차마다 들여다보며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를 현장에서 상담했다. “왜 잡혔느냐. 불편한 것은 없느냐” 등을 바로 물었다. 그런 변호사를 제지하는 경찰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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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인용글은 한겨레 기사에서 인용한 런던에서 있었던 시위 상황 기사입니다...
http://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25057.html
불법 시위는 경찰이 단속합니다...
그럼 경찰의 부당한 공권력 사용은 누가 감시합니까?...
선진국에는 이를 감시하는 단체들이 있고 변호사분들의 현장접견 역시 부당한 공권력 사용을 감시하는 방법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6월 10일 시위때는 변호사의 현장접견마저 전경에 의해 방해를 받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0&articleId=580577&hisBbsId=total&pageIndex=13&sortKey=regDate&limitDate=-30&lastLimitDate=
만약 시위 현장을 찍는 카메라가 없었다면 이번 방패가격 사건과 삼단봉 사건도 그냥 묻히고 말았겠죠...
현재 부당한 공권력 사용을 감시할 수단은 카메라밖에 없는 셈입니다...
2. 전경들의 제복에 소속과 이름이 적혀있지 않습니다.
연행을 할때는 우선 자신이 어디 소속 누구이며 당신을 어떤 이유로 연행한다라고 고지를 해야합니다...
이것을 미란다 원칙이라 하는데 집회에서 사람을 연행할때는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방패 가격 사건과 삼단봉 사건만해도 카메라에 찍혔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에서 자체 조사하기 전에는 누군지도 알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한 청원입니다...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75286
3. 시민들을 막는 전경은 있어도 지휘관은 뭐하는지 알수 없습니다.
이건 실제로 6월 10일 시청 지하철역 출구에서 일어났던 일이라 그 근처 분들 다 보셨던 일입니다...
인도쪽에서 대치중이던 전경들이 일제히 전진하면서 시청 지하철 입구와 그 근처 인도를 몽땅 점거했습니다...
방송으로는 해산 권고를 하면서 정작 해산을 위해서 들어가야할 전철역 입구를 막은겁니다...
당연히 인도를 지나가던 시민들과 지하철 역에 들어가려던 시민들 그리고 지하철에서 나오던 시민들 모두 불편을 겪었죠...
시위대뿐 아니라 그냥 지나가던 사람들까지 항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경들은 지휘에 따를뿐이라는 말뿐이고 지휘관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전경들이 단지 3-5미터만 뒤로 가서 자리를 잡았으면 되는건데 그것조차 조치가 안되었다는 것이죠...
그럼 그 당시가 그렇게 위급한 상황이어서 전경들을 3-5미터 뒤로 물러나게 하는게 불가능했냐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그냥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었을뿐이고 특별한 경찰의 움직임은 없는 상태였습니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경찰 지휘부에서 전경들과 시민들간에 충돌이 일어나길 바래서 일부러 그런 지시를 내린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더군요...
정부에서는 불법시위를 엄단하겠다고 이야기하지만 불법시위를 엄단해야할 경찰이 이렇다면 과연 이 말이 정당하게 받아들여질지 정말 의문입니다...
진정으로 불법시위 엄단의 의지가 있다면 군사독재시절의 진압행태를 연상시키는 경찰의 부당한 진압행태부터 바로 잡아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