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차 아이돌그를 아는가.. -이승철-

내인생하모니 작성일 09.10.07 20: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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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사이먼 코웰… ‘25년차 아이돌’ 그를 아는가 ‘사랑 참 어렵다’ 발표 하루만에 1위… ‘슈퍼스타K’ 서 거침없는 독설…

10대 가수 득세하는 가요차트

마흔넷 노장 꾸준히 톱10

콘서트 예매율도 독보적 1위

“슈퍼스타K에 깊은 애정

노래 잘했던 이진 탈락은 충격

올해는 생각보다 수준 이하”




와인의 맛은 끊임없이 변한다. 젊음의 혈기를 간직한 와인은 시간이 흐를수록 부드러움과 깊이를 더한다. 어쩌면 가수의 목소리도 와인과 비슷한 일대기를 지녔을지 모른다. 병 속에서 수천만 번의 화학작용을 거쳐 비로소 원숙한 풍미를 갖는 게 와인이라면, 가수의 목소리는 팬들의 환호와 슬럼프, 변신과 재기를 통해 절정에 이른다. 가수 데뷔 25년째를 앞둔 이승철을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동부이촌동의 한 와인바에서 만났다. 소문난 와인 애호가인 그가 조심스레 잔을 채웠다. 가수 이승철, 사람 이승철의 이야기는 농익은 와인만큼이나 깊고 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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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조용필

지난달 초 이승철의 10집 리패키지 앨범이 나왔다. 10집 앨범에 발라드곡 ‘사랑 참 어렵다’를 더해 새로 묶었다. 디지털 싱글이 유행하는 요즘, 돈과 노력이 배로 드는 작업을 그는 “높은 완성도”를 위해 고집스레 해냈다.

“‘사랑 참 어렵다’는 10집을 발표하기 훨씬 전부터 알고 있던 곡이에요. ‘손톱이 빠져서’ 같은 록음악을 주로 소개하고 싶어서 일부러 빼놨죠. 디지털 싱글로 발표할 수도 있었지만 좀 더 욕심을 냈어요.”

‘사랑 참 어렵다’는 발표한 지 하루 만에 가요차트 1위에 올랐다. 아이돌 그룹이 득세하는 가요차트에서 요즘도 꾸준히 10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손톱이 빠져서’는 열심히 밀었던 곡인데 팬들의 반응은 기대 이하였어요. 이 노래는 아무것도 해준 게 없는데 알아서 1위에 오르더라고요.(웃음)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도 고(故) 노무현 대통령 서거로 다시 태어난 노래죠. 노래는 다 자기 사랑을 타고 나는 것 같아요.”

지금의 이승철을 만든 8할은 콘서트였다. 1990년 대마초 사건으로 방송정지를 당하면서 콘서트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그때 오히려 제 텃밭을 일궜다고 생각해요. 방송만 전전하며 안주했다면 지금쯤 구시대 가수라는 말을 듣지 않았을까요?”

오는 10월부터 잠시 방송을 뒤로 한 채 전국투어를 재개한다. 진주, 여수, 충주 등지에서 가장 큰 체육관을 빌렸다. 5.1서라운드 음향기로 무대에서 맨 끝 좌석까지 그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한다.

“소극장의 아기자기한 분위기도 좋지만 개인적으론 가수의 역량과 퍼포먼스를 십분 발휘하려면 결국 큰 공연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벌써 몇 년째 콘서트를 해오고 있는데, 그 정도 사이즈가 딱 좋거든요. 6000~7000명쯤 들어설 수 있는 곳요.” 아예 음향회사를 차리고 개인 녹음실까지 꾸린 그는 “그만한 투자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제 막 데뷔 24년째를 맞은 그에게 팬들은 ‘제2의 조용필’이라는 별명을 달아줬다. 조용필이 다양한 팬층을 아우르며 1980년대 한국 가요계의 외양을 꾸준히 넓혔다면, 이승철은 지난한 침체기에 빠진 요즘 가요계에서 ‘요령이 아닌 음악’으로 정면승부하는 법을 몸소 보이고 있다.

“언젠가 조용필 선배님과 술을 마시면서 제가 그랬어요. ‘형 같은 가수는 다시는 나오지 않을거다’라고요. 해녀 할머니까지 따라부를 수 있는, 그렇게 전국민을 아우르는 가수는 아마 다시 없을 겁니다. 비견된다는 것만으로도 무한한 영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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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주년

앞으로 석 달만 지나면 이승철이 가수로 데뷔한 지 25주년이 된다. 무엇보다 ‘25’라는 숫자가 커보이는 건 그저 햇수만 채운 25년의 세월이 아니기 때문이다.

10대가 주류를 이루는 대중음악 시장에서 ‘마흔 넷’ 가수 이승철은 지금도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고, 또한 그의 단독 콘서트는 수년째 예매율 1위를 달린다.

“대중가수가 한 가지 콘셉트를 가지고 가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요. 매년 똑같아 보이지만 조금씩 업그레이드를 하는 일이 가장 어렵죠.”

이승철은 25주년을 맞아 2010년 다양한 세레모니를 계획 중이다.

첫번째는 자서전. 음악은 물론 사랑, 가족, 팬들까지 그간 못다한 이야기들을 책으로 풀어낸다. 이미 상당 부분 작업을 마쳤다.

두번째는 기념 콘서트. 이승철은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이 내 25주년 기념 공연장 무대가 됐으면 좋겠다. 멋진 무대를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건 뮤지컬과 영화다.

“그저 희망사항일 수도 있지만 많은 기념적인 일들을 해보고 싶어요. 내 이름, 내 노래들을 가지고 창작 뮤지컬을 만들어볼 생각이에요. 내 히트곡 놓고 재미난 스토리를 쓰고 있어요. 영화 또한 친한 감독과 상의 중인데 아직 구체화 단계는 아니에요. 내년엔 정말 바쁜 한 해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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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

30~40대 이상 팬들에게 이승철이 ‘마지막 콘서트’나 ‘희야’로 기억된다면, 요즘 10대들은 그를 ‘슈퍼스타K의 이승철’이라 부른다.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에서 그는 거침없는 독설과 예리한 심사평으로 젊은 팬층을 확보했다.

“현재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게 해주고 싶었어요. 우리나라 가수 지망생들은 프로에 대한 존경심이 부족해요. 예쁘기만 하면 가수가 되는 게 아니라 실력과 끈기를 겸비해야 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죠.”

오디션을 위해 자신의 히트곡과 밴드도 선뜻 내주는 등 애착을 보였던 프로그램이지만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상위 10명에 들었던 이진이 첫번째 본선에서 탈락했을 땐 충격이 컸어요. 정말 노래를 잘하는 친구였거든요. 평소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렸던 친구인데, 결국 노래 자체보다는 외모에서 시청자들이 낮은 점수를 주지 않았나 싶네요.”

이제 우승을 놓고 단 두 명만이 남았다. 이승철은 벌써 내년을 말한다. “‘올해는 생각보다 수준 이하였다’고 평하고 싶어요. 우리 주위에 있는 수많은 실력자들이 나오지 않았죠. 올해 성공을 바탕으로 내년엔 더 나은 지원자들이 나올 거고, 기회가 된다면 저도 또 한번 심사위원으로 참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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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오빠, 그리고 아빠 이승철

“팬클럽 이름이 ‘새침데기’예요. 좀 유치하죠? 그래도 어느덧 25년 동안 저와 함께해준 가족 같은 존재예요. 회장 나이가 마흔이야. 하하.”

정말 ‘가족’ 이상의 존재가 되어버린 팬클럽은 가수 이승철이 정상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버팀목이다. 맹목적으로 스타를 좋아하고 따르는 빗나간 팬덤 문화는 새침데기와 이승철에게는 ‘해당사항 없음’이 된 지 오래다. 팬들에게 이승철은 그저 옆집 형이거나 오빠, 그리고 정겨운 이웃집 아저씨다.

오랫동안 변함없는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팬과 스타, 서로에 대한 ‘믿음’ 때문이 아닐까. 이승철은 1년에 네 번씩 빼놓지 않고 계절마다 한 번씩 스키캠프, 체육대회, 생일파티 등을 팬들과 함께해왔다. 이승철은 “당연한 거고 고마움 표시”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팬들은 십수년째 스타에게 받은 사랑을 봉사활동을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돌려주고 있다. 이승철과 새침데기 회원들은 지난 92년부터 심장병 어린이 돕기와 불우이웃 봉사활동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몸소 실천해 오고 있다. 이승철은 “‘남을 챙겨주고 도와주는 것’이 타고난 성격인 것 같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연예계 소문난 요리 애호가로 요리책까지 출간했던 이승철은 틈만 나면 직접 음식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을 챙기기도 한다. 한식에서 이탈리아 프랑스 요리까지 웬만한 식당의 요리사 뺨치는 솜씨를 자랑한다. 쉬는 날에는 언제나 가족의 건강식부터 챙기기 바쁜 가장이다.

“많은 솔로 가수들이 결혼은 자신에게 ‘독’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전 생각이 달라요. 결혼하면 편해지니까 음악도 도태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난 아니에요. 오히려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 음악 생활에 더 도움이 되더라고요.”

지난해 ‘늦둥이’ 아빠가 된 이승철은 요즘 딸아이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15개월인데 벌써 말도 다 알아듣고 막 뛰어다녀요. 애 엄마가 임신하고 매주 내 콘서트에 따라다녀서 그런지 막내딸이 음악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초인종 벨만 울려도 춤을 추네요, 글쎄. (웃음)”

 

 

 

 

 

 

대뷔한지가 저랑 동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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