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관계는 현재 발전하는 단계에 있다”고 11월 14일APEC정상회의에 참석한 러시아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가 중국 국가 주석 후진타오(胡锦涛)에게 말했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 보자면 중러 양국은 여전히 ‘허니문’ 단계이지만 11월 13일 러시아 매체가 러시아과학원의 2008년 설문조사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외래 민족에 대한 러시아의 평범한 국민들의 태도’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러시아 사람들의 절반이 중국인과 이웃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더 직설적으로 말해 “우리는 중국인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사회학자의 조사를 통해 ‘외래 민족’에 대한 러시아 사람들의 인식을 살펴본 결과 중러 정부 교류는 밀접한 관계에 있지만 중국인들에게 있어 러시아인은 그다지 인정받지 못하는 편이었고, 러시아 사람들은 ‘외래 민족’에 대해 보편적으로 혐오하는 태도를 갖고 있었다.
조사에 참여한 러시아인의 3분의 2는 그들이 거주하는 지역에 ‘외래인’이 매우 많으며 그들을 가장 자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대형 마트”라고 대답한 사람이 77%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대중 교통 수단, 시내 거리 및 공공장소”라고 대답한 사람이 68%였다. 그들을 보고 흥미를 느낀다고 대답한 사람은 거의 없었으며 오히려 “거의 모든 지역에서 그들을 볼 수 있는데 혐오스럽다”라고 대답했다.
한편 어느 민족, 어느 국가에서 온 ‘외래인’인지에 따라 러시아 사람들의 태도가 달랐다. 러시아인들은 우크라이나인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조사 결과 우크라이나인과 몰도바인은 그럭저럭 포용할 수 있으며 여타 ‘외래 민족’에 대해서는 더욱 냉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래인’과 이웃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 조사에 참여한 러시아인의 46%는 “중앙아시아 사람과 이웃이 되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고 47%는 “코카서스 지역의 외국인(주로 그루지아 사람)과 이웃이 되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으며, 47%가 “러시아 국내의 북부 코카서스 지역의 사람들과 이웃이 되고 싶지 않다”고 대답해 그들은 더욱 환영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중국, 베트남, 한국인과 이웃이 되고 싶지 않다”고 대답한 러시아인은 50%에 달했다. 조사에 참여한 한 러시아인은 “우리는 중국인이 필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반면‘외래인’과 이웃이 될 수 있으며 그들과의 교류를 즐길 수 있다고 대답한 러시아인은 9~11%에 불과했다.
러시아에 대한 ‘외래인’의 인지도에 대한 질문에서는 45%가 “설령 육체 노동력이 필요할지라도 러시아는 외래 이민자가 필요 없다”고 말했고, “외래 노동력이 필요하다”고 대답한 사람은 17%에 불과했다. 그밖에 19%는 “육체 노동력 외에는 외래 인구를 수용할 이유가 없다”고 대답했다.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외래인’을 수용할 수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4%가 거절을 표했고 48%는 “임시 거주자라고 해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조사 결과 ‘외래인’이 없는 지역일수록 ‘외래인’을 환영하지 않았고, ‘외래인’과 접촉을 했던 지역은 ‘외래인’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높았다는 것과 또한 만약 ‘외래인’을 반드시 수용해야 한다면 이전 구 소련에서 분리된 국가보다는 중국과 같이 문화가 완전히 다른 국가에서 온 ‘외래인’을 수용해야 마찰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외래인’에게 물은 현지 주민이 그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질문에서는 뜻밖에도 대부분의 ‘외래인’이 “현지 주민들이 매우 선량하고 우호적이다. 우리는 현지인과 관계가 매우 원만하다”라고 말했고, 러시아 기업 고용주 역시 87%가 ‘외래인’ 노동자의 업무 태도와 품성을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