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교수, "4대강문제, 14년 전 발왕산 사건 보라"

가자서 작성일 10.01.01 19: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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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교수, "4대강문제, 14년 전 발왕산 사건 보라"

 

 

 

 

 

 

국토해양부가 4대강 주변지역 개발지원법을 의원입법 형태로 제정하겠다고 30일 이명박 대통

 

령에게 보고한 것에 대해 이상돈 중앙대 교수가 "공상소설을 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상

 

돈 교수는 3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4대강 주변지역 개발지원법을 만든다는데…' 라는 글

 

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토부가 의원 입법으로 4대강 주변지역 개발지원법을 제정하겠다는 것은 "4대강 주변

 

을 관광 레저 공간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인데, 그 개발주체는 수자원공사, 한국토지주택

 

공사 등이 될 것이고, 또한 이런 개발사업에서 나온 이익으로 하천관리기금을 조성해서

 

수자원공사의 투자비를 갚아 주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국토부의 이런 방침에 대해 이 교수는 "상상(想像)은 자유이고, 공상(空想)소설을 쓰는 것

 

도 자유지만,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어 저절로 웃음이 나올 뿐이다"고 어처구니

 

없어 하면서 "역설적으로, 이제라도 '두바이로부터 제대로 배워야 한다'는 말이 나올 판

 

국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법안제출권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장관이 의원입법 형태로 법률

 

을 제정하겠다고 나서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이야기이지만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

 

다"며 "의원입법은 공청회 같은 절차를 생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면서 공청회를 피하기 위해

 

정부법안이 아니라 의원법안을 택한 국토부 꼼수를 비판했다.

 

 

 

특히 이 교수는 "이런 의원입법에는 환경영향평가를 생략하고 각종 법률에 의한 인허가

 

를 의제할 수 있는 독소(毒素) 조항이 잔뜩 들어갈 것이지만, 그럼에도 국토부와 환경부

 

는 '의원입법이라 우리는 모른다'고 오리발을 낼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해 책임지

 

지 않으려고 하는 국토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법안이 아니라 의원입법 형태로 제정하는 국토부를 비판하면서 이 교수는 1995년 가을에

 

있었던 한 사건을 떠올렸다. 당시 환경부가 가장 부끄러워 한 것은 "덕유산 국립공원 내에 스

 

키장과 골프장 허가를 내어주는 데 동의해 주었던 일이"었다면서 환경부는 다시는 이런

 

 일이 나지 않기 위해 "전국의 중요한 산에 대해 생태조사를 했고, 그 결과에 따라 발왕

 

산을 생태보호지구로 지정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얼마나 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는지 떠올린 것이다.

 

 

 

그런데 "동계 아시아 대회를 치르겠다면서 쌍용 그룹이 용평 스키장 바로 앞에 있는 발왕산 정

 

상에 스키 슬로프를 설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1994년 말, 환경부는 발왕산 정상부 35만 평방

 

미터는 개발을 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스키 슬로프 설치에 대해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거부했

 

다"고 말해 환경을 다시는 훼손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환경부가 지킨 것이다.

 

 

 

 

그러나 권력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환경부가 거부하자 "무주와 평창 출신 의원이 주축이

 

되어 환경영향평가 협의권을 지자체에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동계대회지원법'을 의원

 

입법으로 제정하려 했다. 환경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환경부도 그 같은 의원입법에

 

 반대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의원입법은 공청회도 없이 초(超)스피드

 

로 진행됐다"고 이 교수는 떠올렸다.

 

 

 

하지만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스키 슬로프 공사는

 

시작됐지만, 발왕산 정상을 깎아 버린 쌍용은 동계대회를 보지도 못하고 그룹 자체가 망했

 

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립공원 속에 스키 리조트를 만든 쌍방울도 마찬가지 신세였다.

 

 나는 그것이 '천벌(天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환경을 파괴한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지 경

 

고했다.

 

 

 

그리고 그는 "세월이 흘러서 나는 '4대강 사업'이란 초유(初有)의 괴물(怪物)과 싸우고

 

있다. 사실 온 나라의 강을 뒤집어엎는 4대강 사업에 비한다면 스키 슬로프 하나는 별

 

것도 아니다"고 해 4대강이 얼마나 우리에게 큰 피해를 안겨줄 것인지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스키 슬로프 하나를 두고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왜 거부했으며, 조

 

선일보는 왜 비행기까지 띄워서 기사를 썼으며, 나는 왜 국회에 가서 진술을 하고 사설까지 썼

 

는지, 지금과 비교하면 씁쓸한 기분만 든다"면서 "세상이 '요설(饒舌)과 궤변, 그리고 침

 

묵'에 빠져버린 요즘, 14년 전에 있었던 '발왕산 사건'은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추억이

 

되고 말았다."고 탄식했다. 



 



 

출처 : 이상돈 교수, "4대강문제, 14년 전 발왕산 사건 보라"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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