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 한국에서 직접 용서빌고 싶다

새터데이 작성일 10.01.08 23: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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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남은 목표는 한국에서 직접 용서를 비는 것뿐입니다”

 

7년 전의 그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가수였지만, 병역기피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내에 들어올 수 없는 신분이 됐다. 신체검사 결과 4급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할 예정이었던 그는 2002년 2월, 군 입대를 3개월 앞두고 한국 국적을 포기한 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이에 병무청은 그의 선택에 대해 병역법을 악용한 고의적인 병역의무 회피로 판단했고, 법무부는 유승준에게 영리적 목적의 입국만이 아니라 입국 자체를 금지했다.

 

 

“인천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던 그날, 저는 다른 나라에 온 줄 알았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환호성을 지르고 사인해달라고 했던 사람들이 싸늘한 눈빛을 보냈고, ‘스티브 유’라고 부르며 조롱했어요. 매니저는 사람들이 던진 깡통에 머리를 맞아 피가 나기도 했고요. 저는 미처 몰랐어요. 한 순간의 실수 때문에 이렇게 인생이 끝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는 자신이 “나이도, 생각도 너무나 어렸다”고 표현했다. 당시의 그는 그저 소속사에서 시키는 대로 말하고, 춤추고, 노래 부르는 기계처럼 살았을 뿐 어떤 결정도 혼자서 내릴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고 했다.

 

“저는 미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내서 한국의 역사에 대해 무지했습니다. 병역의 의무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알지 못했어요. 깊은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병역을 기피한 적은 없어요. 오히려 군에 입대하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군입대를 포기하고 미국시민권을 취득하게된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유승준은 “한국에서 활동할 당시 아버지와 함께 미국 시민권을 신청해놓은 상태였지만 이미 군에 입대하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해왔기 때문에 시민권 취득을 거부했다”며 “당시 시민권을 거부했던 서류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 저는 군에 입대하려는 의지가 확고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군입대를 하지 않을 걸까.

공교롭게도 유승준은 그 무렵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다가 허리를 다쳐 병원 정밀검사 결과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은 뒤 수술대에 올랐다.

 

 “퇴원 후 더 열심히 춤추고 노래했어요.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 아픈 척한다는 말은 듣기 싫었어요. 그러나 나의 가장 큰 걸림돌은 소속사였어요. 당시 모 음반사와 제 소속사가 두 장의 음반을 내기로 계약했었거든요. 거액의 계약금을 받았어요. 한 장의 앨범을 발매했고, 나머지 한 장의 앨범은 아직 발매하지 못한 상황이었죠. 만일 군 입대 전에 앨범을 내지 못할 경우 그 손해는 계약을 위반한 저희 기획사에서 모두 물어줘야 했어요”

 

그렇게 입소 날짜가 가까워졌다. 입소 전 마지막으로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때 일어났다. 그가 미국에 있는 동안 1년 전 거부했던 시민권이 다시 통과됐다는 연락이 온 것이다.

 

“마치 계획이라도 한 것처럼 시기가 딱 맞아 떨어졌어요. 부모님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면서 저를 설득하셨어요. ‘9.11테러 이후 시민권에 대한 심사가 강화됐다’며 ‘만약 지금 시민권을 따지 못한다면 영원히 기회가 오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어요. 부모님과 생이별을 할 수 있다고. 소속사도 이 상황을 국민들에게 잘 설명하면 용서해줄 거라고 권유했어요.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는 당시의 자신은 상황 판단력이 부족한 어린아이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저 부모님과 소속사의 말을 잘 듣는 아들이자, 연예인이었다.

그러나 한국의 팬들은 유승준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차가웠다. 유승준은 하루아침에 ‘반역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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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저와 같은 방법으로 한국 국적을 포기한 채 외국 국적으로 활동하는 연예인들도 있고, 운동선수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입국조차 할 수 없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그들은 조용히 시민권을 취득했고, 저는 군에 입대한다고 말했다가 시민권을 취득했다는 사실입니다. 거짓말, 괘씸죄, 그게 저의 죄명이자 입국 불가 사유입니다.”

 

그는 갑자기 말이 빨라졌고,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인터뷰가 다시 중단됐다. 그는 눈물을 닦으며 한참을 울었다.

“저는 아들, 아내와 함께 한국을 가지 못합니다. 알 카에다, 오사마 빈 라덴과 입국금지 사유가 같아요. 제가 그 사람들과 같은 사람인가요? 저는 제 잘못을 잘 알고 있습니다. 왜 ‘국민 왕따’가 됐는지 알고 있습니다.”

 

“새해가 되면 기분이 어떠냐고요? 올해는 한국에 입국할 수 있겠지, 이번 일은 잘 풀릴 거야, 그런 생각으로 한 해 한 해 맞이하고 있어요. 한국으로 돌아가서 활동하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내가 걸어가고 있는 터널의 빛은 보이는데 아무리 걸어가도 한도 끝도 없이 길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럴 때는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은 터널이 아니라 동굴이 아닐까 절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끝을 보고 말 겁니다. 터널의 끝에서 환하게 웃는 날이 반드시 찾아올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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