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독도 발언’에는 침묵...김길태 검거에는 “다행이다”
야권, “탄핵사유” 맹공에도 침묵...“김길태로 논란 덮기” 의혹까지
[폴리뉴스 정흥진 기자 ]
기사입력시간 : 2010-03-11 10:10:59
(사진 : 청와대 출입기자단)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의 독도 발언과 관련해서는 침묵하고, 김길태 검거에 대해서는 “김길태가 잡혀서 참 다행이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당시 독도 문제와 관련해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사실이었다”는 변론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것으로 10일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다.
야권에서는 특히 요미우리신문 보도가 사실이라면 “명백한 탄핵사유에 해당된다”며 청와대가 의혹을 깨끗하게 해명해줄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1886명 국민소송단 소송대리인 변호사인 민주당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당시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고 주장만 할 뿐 정정보도나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아 의구심을 자아냈다”며 “청와대는 지금이라도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오보라면 보도에 대해 분명한 법적 조치를 취해 그 보도가 일본의 독도영유 주장에 대한 역사적 사료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헌법상 영토보전책무를 저버리면 명백한 탄핵사유”라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불행히도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MB는 헌법상 책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우리는 그 보도가 오보이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이날 “만에 하나라도 요미우리 신문의 변론이 사실이라면, 대한민국 대통령이 대통령의 의무를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명백한 우리의 영토이자, 우리 국민들이 살고 있는 독도를 일본의 영토로 인정한 듯한 발언을 했을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 대변인은 “그럼에도 의혹은 해소되어야 한다. 항간에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는 심정으로 이 사태를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며 “열쇠는 청와대와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다. 청와대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변만 할 게 아니라 당시 상황과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권이 이처럼 ‘탄핵 사유’를 언급하며 청와대의 공식적 해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아직까지 침묵 모드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드릴 말씀은 없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한편, 이날 대전.충남 업무보고차 대전지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공군사관학교 행사를 마치고 역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TV뉴스를 통해 뉴스속보를 보고 “김길태가 잡혀서 참 다행이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흉악범죄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영토보존책무도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독도 문제는 함구하고 대전에 내려가 세종시와 김길태 이야기만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냐”며 김길태로 독도 논란을 덮으려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초 용산참사로 인해 민심이 흉흉해져 있던 당시, 청와대 한 행정관이 관계부처에 용산참사 무마용으로 강호순 연쇄살인사건을 적극 활용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파문을 일으켰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