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모 교회 집단성폭행사건’ 가해혐의자 3명이 모두 보석으로 풀려났다.
19일 오전 온타리오지방법원에서 재개된 보석청문회에서 재판부는 피고 하형준·이상철·이종일씨의 보석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책정된 보석금 가운데 절반을 현금으로 납부하고 이날 오후 석방됐다.
재판부는 보석결정과 함께 이 사건이 갖는 사회적 파장을 우려해 판결내용 보도금지 명령을 내렸다. 따라서 본보도 보석 결정 사실 이외에 보석청문회 관련 상세내용을 보도할 수 없다.
피고 측 안주영 변호사는 보석 결정이 내려지자 “이 사건은 목사에 의한 조작극이다. 재판에서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며 “살인 등 온갖 흉악범죄를 다 다뤄봤지만 이런 조작극은 처음 본다. 아무런 증거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재판에서도 무죄를 끌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법정에 나왔던 가족·교인 등 가해혐의자들의 지인들도 가석방 결정에 눈물을 글썽이며 서로를 얼싸안으며 축하했다. 이날 법정엔 가해혐의자 쪽에선 가족들과 이들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도와주고 있는 같은 교회 신도들, 안주영 변호사 등 10여 명이 나왔으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측에선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또 이번 사건의 폭발성을 감안하듯 신문·방송 등 주류언론사 취재진 수십 명이 몰려 치열한 취재경쟁을 벌였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본보취재진에게 피해자와 가해혐의자, 교회와 주변상황·인물 등에 대한 도움말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 편 토론토시경은 법원의 보석결정과 관계없이 경찰관행에 따라 18일 이 사건에 대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캐나다의 경우 한국과 법체계가 달라 경찰이 강력사건 용의자들에 대해 혐의사실을 확인하지 않고도 시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언론에 보도를 요청할 수 있다.
사건 개요
◆3월11일 토론토 모 한인교회 여자신도 4명이 같은 교회 남자신도 6명을 성폭행 등 혐의로 고소. 진술서엔 2009년 가을부터 2010년 2월까지 수차례 폭행, 성폭행 및 강제 마약투여를 당한 것으로 돼있음.
◆경찰은 지난 11·12일 용의자 가운데 이종일·이상철씨를 체포. 하형준씨는 본인의 결백을 주장하며 15일 토론토시경 54지구경찰서로 자진출두, 그 자리에서 구금. 나머지 6명 가운데 2명은 한국으로 출국. 1명은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음.
◆지난 11일 “우린 결백하다.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는 가해혐의자 한 명의 부인이 그 교회 목사인 송재갑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 송씨는 경찰 조사 후 일단 풀려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음.
◆ 체포된 용의자 3명은 “모든 것은 교회 측의 각본”이라며 본인들의 100% 결백을 주장. 한국으로 돌아간 2명도 “한국으로 온 것은 도피가 아니라 목사 측의 반강제적인 출국 권유로 인한 것”이라고 함. 한국에서 변호사를 선임해 강력 대처할 계획.
◆3 월17일 체포된 3명에 대한 보석청문회 열림. 당초 죄질이 나빠 간단하게 기각될 것으로 여겨졌으나 가해자로 지목된 측이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피해자들의 진술 외엔 증거가 없어 보석결정이 늦어짐. 특히 경찰은 성폭행 조사(병원신체검사)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짐. 19일 오전 10시 보석 최종 결정.
◆해당교회 송재갑 목사는 18일 한국일보에 “가해혐의자들 범죄는 사실이다. 나는 이 사건과 아무 관계가 없다. 오히려 내가 가해자 부인으로부터 성추행혐의로 고소당한 것은 무고”라고 주장.
http://www.koreatimes.net/54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