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 외신이 지난 12일 韓日정상회담 때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사과 요구 포기를 서약했다고 보도한 것으로 알려진 기사가 뒤늦게 논란이 되면서 주말 내내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이 같은 내용은 한일정상회담을 갖기도 전인 지난 10일 <헤럴드트리뷴> 지가 일본의 대표적 극우언론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를 인용한 것과 관련해 불거졌는데 이는 ‘디시(dc)인사이드’ 등에 올라왔으며, 이를 보도한 한 인터넷신문사는 “민감하고 다루기 힘든 한일 두 나라 간 민족 문제를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 몰래 속전속결로 스스럼없이 해치운 것”이라고 보도해 수 백 개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south koreans seek new relationship with japan(일본과 새 관계를 모색하는 한국)’이라는 제목의 원문기사에 따르면 문제된 부분은 “lee has pledged not to seek a new apology from japan for the use of forced labor and * slaves during colonial rule”로, 해석하면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으로부터 식민통치동안 행해진 강제징용과 위안부에 대한 사과를 다시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서약했다”라고 돼 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지난 1월 28일과 2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논평을 내고 “한일정상회담 이전에 강제징용·위안부 사과 요구 포기라니... 바닥 모를 친일”이라며 맹비난했다.
민주당 이재명 부대변인은 28일 논평을 내며 당초에는 “지난 1월 10일 한일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에 대해 향후 사과요구 포기를 서약했다(pledged)고 보도했다”라고 했으나 이후 논란이 되자 ‘한일정상회담에서’를 ‘한일정상회담 이전에’로, ‘서약’을 ‘약속’으로 수정해 다시 논평을 냈다.
그러나 원문기사를 보면 문제된 부분 이후에 “he also resumed top-level visits, which had been suspended since 2005 to protest former japanese prime minister junichiro koizumi's repeated visits to a tokyo war shrine”이라는 부분과 “lee's overtures took a serious hit in july when tokyo announced it would recommend that a government teaching manual include japan's claim to uninhabited islets claimed by both countries”라는 부분이 있다.
사진 = <헤럴드트리뷴>에 게재된 기사 중 일부
이를 해석하면 “그는 또 지난 2005년 이래로 전임 수상 고이즈미의 반복된 도쿄 전범위패가 보관된 야스쿠니 신사 방문에 대한 항의로 중지된 고위급 방문을 재개했다”와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은 일본당국(도쿄)에서 교사용 지도서가 양국 모두가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독도에 대한 영토적 영유권 주장을 포함할 것이라고 발표했던 지난해 7월, 독도 표기문제 등으로 연쇄적인 타격을 받기도 했다”라는 의미다.
기사 내용대로라면 지난해 7월은 2008년이다. 2009년 1월 12일에 가진 한일정상회담을 전후한 시기가 아닌 이 대통령의 막 취임한 때인 1 년 전에 한 발언을 '서약'이라고 표현했다가 뒤에 가서 '제안'이라고 다시 표현한 것이다. 따라서 회담 전인 2009년 1월 10일에 이 같은 서약을 했다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직후 외신 기자회견에서 실리외교를 추구하며 “나 자신은 성숙된 한일 관계를 위해서 사과나 반성이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상징적인 발언을 한 바는 있으나 의도적으로 독도영유권을 포기하는 듯한 언급은 한 적이 없다.
또 당시 이 대통령은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시급한 글로벌 금융위기에 처한 양국간 경제협력 문제를 우선시 한 것이지,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를 덮고 지나가겠다는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헤럴드트리뷴> 기사 원문에는 “한일 간 마찰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경제적 협력관계는 양국을 더 밀접하게 만들었다...세계 경제 위기는 양국의 협력을 한층 강화해서 약 200억 달러에 달하는 ‘통화스와프’ 증가를 기록했다”라는 내용도 담겨 있어 이 대통령이 진행 중인 ‘셔틀외교’의 추진정도를 가늠케 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일본도 지나간 역사에 대해 형식적인 사과에 그쳐 한국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다며 우회적으로 진심어린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는데 <헤럴드트리뷴> 지는 1 년이 지난 지금 ‘서약’이라는 단어를 써 가며 일명 ‘낚시질’로 시선을 집중시킨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통령의 지난해 발언을 이같이 ‘서약’이라고 보도한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이 기사가 확대 해석된 데 정확히 ap통신이 보도한 것이 아닌 apnews/national/daily yomiuri online(the daily yomiuri) 즉, 일본 극우언론 요미우리 신문이 그 출처로 ‘북한의 노동신문과 같이 남남갈등을 일으키기 위한 고도의 지능형 안티세력’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일부 누리꾼들은 “조중동 기사라면 의심부터 하는 사람들이 요미우리 신문 보도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하지 않고 대통령부터 욕하고 본다”라며 “현 정부가 그만큼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인만큼 신뢰회복이 중요하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한일정상회담’ 내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또 다른 사건으로 번지는 ‘불씨’를 남기지 않으려면 청와대 측의 해명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일본군 위안부와 독도 문제는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사과나 보상요구 등 어떻게 대처할 지에 대한 관심사 중 하나인데, 독도의 경우 1998년 11월에 체결한 신(新)한일어업협정으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강화됐다는 지적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으며,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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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나왔던 기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