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초계함인 천안함이 침몰한지 엿새째인 31일에도 실종 승조원들의 구조작업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가운데 실종자들의 생환을 바라는 한 네티즌의 인터넷 글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천안함 실종자 생존 가능한 한계시각이었던 29일 오후를 전후로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급속히 번지고 있는 이 글은 ‘772함(천안함 식별번호) 수병(水兵)에게 내린다. 명령이니 귀환(歸還)하라’라는 제목으로 시작한다.
글쓴이는 “칠흑의 어두움도 서해의 그 어떤 급류도 당신들의 귀환을 막을 수 없다”며 “작전지역에 남아있는 772함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고 호소한다.
이어 가스터빈실과 유도조정실, 기관조정실 등 천안함 내부 각 기관의 실종 근무자 이름을 일일이 부른 뒤 “우리가 내려간다. 호명하는 수병은 즉시 대답하기 바란다”고 절규한다.
이 네티즌은 “전선의 초계(경계지역)는 이제 전우들에게 맡기고 오로지 살아서 귀환하라”며 “이것이 그대들에게 대한민국이 부여한 마지막 명령”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을 보우하시는 하느님이시여, 아직도 작전 지역에 남아있는 772함 수병을 구원하소서”라며 “우리 마흔 여섯 명의 대한의 아들들을 차가운 해저에 외롭게 두지 마시고 생환시켜 주소서”라고 간절히 기원하며 글을 마무리지었다.
이 글을 읽은 네티즌들은 “참았던 눈물이 난다. 제발 살아만 있어다오”라고 기도하거나 “군인들은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제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길 바란다”며 공감의 눈물을 흘렸다.
아래는 이 글의 전문.
772함 수병(水兵)은 귀환(歸還)하라
772 함(艦) 나와라
온 국민이 애타게 기다린다.
칠흑(漆黑)의 어두움도
서해(西海)의 그 어떤 급류(急流)도
당신들의 귀환을 막을 수 없다
작전지역(作戰地域)에 남아있는 772함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772 함 나와라
가스터어빈실 서승원 하사 대답하라
디젤엔진실 장진선 하사 응답하라
그 대 임무 이미 종료되었으니
이 밤이 다가기 전에 귀대(歸隊)하라.
772함 나와라
유도조정실 안경환 중사 나오라
보수공작실 박경수 중사 대답하라
후타실 이용상 병장 응답하라
거치른 물살 헤치고 바다위로 부상(浮上)하라
온 힘을 다하며 우리 곁으로 돌아오라.
772함 나와라
기관조정실 장철희 이병 대답하라
사병식당 이창기 원사 응답하라
우리가 내려간다
SSU팀이 내려 갈 때 까지 버티고 견디라.
772함 수병은 응답하라
호명하는 수병은 즉시 대답하기 바란다.
남기훈 상사, 신선준 중사, 김종헌 중사, 박보람 하사, 이상민 병장, 김선명 상병,
강태민 일병, 심영빈 하사, 조정규 하사, 정태준 이병, 박정훈 상병, 임재엽 하사,
조지훈 일병, 김동진 하사, 정종율 중사, 김태석 중사 최한권 상사, 박성균 하사,
서대호 하사, 방일민 하사, 박석원 중사, 이상민 병장, 차균석 하사, 정범구 상병,
이상준 하사, 강현구 병장, 이상희 병장, 이재민 병장, 안동엽 상병, 나현민 일병,
조진영 하사, 문영욱 하사, 손수민 하사, 김선호 일병, 민평기 중사, 강준 중사,
최정환 중사, 김경수 중사, 문규석 중사.
호명된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전선(戰線)의 초계(哨戒)는 이제 전우(戰友)들에게 맡기고
오로지 살아서 귀환하라
이것이 그대들에게 대한민국이 부여한 마지막 명령(命令)이다.
대한민국을 보우(保佑)하시는 하느님이시여,
아직도 작전지역에 남아 있는
우리 772함 수병을 구원(救援)하소서
우리 마흔 여섯 명의 대한(大韓)의 아들들을
차가운 해저(海底)에 외롭게 두지 마시고
온 국민이 기다리는 따듯한 집으로 생환(生還)시켜 주소서
부디
그렇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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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뭉클해지네요..
내일 뉴스는 '실종자 극적 생존' 이라는 뉴스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