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의 지방선거 여론조사 결과, 16개 시도 가운데 관심을 모으는 8개 시도에서 충남·대전을 제외한 나머지 6개 지역에서 한나라당이 모두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밤 <한겨레> 인터넷판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더피플>에 의뢰해 4월30일과 5월1일 이틀동안 수도권과 충청권, 경남과 강원, 제주 등 의미 있는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고 분류되는 8곳의 광역단체장 후보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서울은 조사 기간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후보 경선이 진행중인 점을 고려해 조사에서 제외했다.
이번 조사는 ARS 전화여론조사 방식으로 19살 이상 남녀 1천2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구간에 ± 2.8%p다.
우선 경기도의 경우 한나라당 소속인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끄떡없이 46%를 넘는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야권 후보가 단일화되지 않으면 김 지사가 2위 후보보다 2배 이상 표를 얻을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김 지사와 야당 후보들이 모두 함께 맞붙을 경우, 김 지사는 46.7%를 차지한 반면 야당 후보는 유시민(국민참여당) 18.6%, 김진표(민주당) 18.1%, 심상정(진보신당) 2.7%, 안동섭(민주노동당) 1.6% 순이었다.
단일화 협상이 진행중인 김진표 후보와 유 후보의 경쟁력은 오차범위 안에서 엇비슷했다. 양자대결에서 유시민 후보는 35.4%로 김 지사(50%)에게 14.6%포인트 밀렸고, 김진표 후보는 33.4%로 김 지사(49.6%)보다 16.2%포인트 뒤졌다. 심 후보는 22.5%로 김 지사 (54.5%)의 절반에 못 미쳤다.
인천에선 한나라당 소속인 안상수 시장이 송영길 민주당 후보를 약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시장은 43.4%의 지지율을 얻어 송영길 후보(37.5%)를 5.9%포인트 앞섰다. 지난달 13일 여론조사에서는 42.8%를 얻은 송 후보가 안 시장(41.3%)을 1.5%포인트 차로 앞선 바 있다. 지난번 조사에선 송 후보가 ‘범야권 단일후보’로 나설 경우를 전제로 조사했으나, 이번엔 ‘범야권 단일후보’라고 명시하지 않은 점도 지지율 변화에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안 시장은 20~40대 여론조사에서 모두 송 후보에게 뒤졌지만 50~60대 이상에서 크게 앞섰다. 특히 60대 이상에서 안 시장은 57.9%의 지지율을 얻어 송 후보(21.1%)보다 두 배 높은 지지를 받았다. 안 시장은 남성과 여성층에서 모두 송 후보를 앞질렀다. 여성층에서 안 시장(43.1%)과 송 후보(32.5%)의 지지율 차이가 더 컸다.
경남에선 한나라당의 이달곤 후보가 34.3%의 지지율을 얻어 29.5%를 기록한 무소속 김두관 후보를 오차범위내인 4.8%포인트 앞섰다.
연령대별로 보면 김 후보는 20대부터 40대까지 젊은 층에서 고루 앞섰다. 특히 40대에선 김 후보 지지율이 42.6%에 이르러 26.4%를 얻은 이 후보보다 16.2% 포인트나 앞섰다. 그러나 50대를 넘어가면 이 후보가 앞서, 60살 이상 응답자의 51.5%가 이 후보를 지지해, 14.7%를 얻은 김 전 장관을 크게 제쳤다.
그러나 응답자의 36.2%가 ‘잘 모르겠다’고 응답하는 등 다른 지역보다 부동층이 두텁기 때문에 판세는 유동적이다.
강원도에선 이계진 한나라당 후보가 48.7%로 32.1%에 그친 이광재 민주당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 다만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 지난 3월12일 조사에서는 이광재 후보 23.5%, 이계진 후보 43.9%로 격차가 20.4%포인트에 이르렀다.
충남에선 박상돈 자유선진당 후보는 30.2%의 지지율을 얻어 24.4%를 얻은 안희정 민주당 후보를 5.8%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뒤늦게 한나라당에 영입된 박해춘 전 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15.9%, 이용길 진보신당 후보는 2.4%에 그쳤다.
염홍철 자유선진당 후보는 34.2%의 지지를 얻어 현직 시장인 박성효 한나라당 후보(28.0%)를 6.2%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김원웅 민주당 후보는 3위(20.5%)를 기록했다.
제주에선 37.8%의 지지를 얻은 현명관 한나라당 후보는 26.3%를 얻은 우근민 무소속 후보를 11.5%포인트 차로 크게 따돌렸다. 고희범 민주당 후보는 14.5%를 기록했다.
충북에선 한나라당의 정우택 지사는 이번 조사에서 41.8%의 지지율을 얻어 이시종 민주당 후보(36.1%)를 5.7%포인트 앞섰다. 3월 조사에서는 8.2%포인트였던 격차가 좁혀진 셈. 이번 조사에서 정 지사는 20~40대 연령층에선 이 후보에게 모두 뒤졌지만 장·노년층의 압도적 지지에 힘입어 전체 판세에선 우세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