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이경태 기자]
"경기도에서는 고 김대중 대통령님을 폄하하고, 호남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후보를 단순히 야당 후보라는 이유만으로 지지할 수 없다. 우리는 중립을 선언한다."(호남향우회 성명서 일부)
지난 30일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힌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 중앙회'(이하 호남향우회) 성명서가 친한나라당 성향 인사들이 주도해 만든 '유령 성명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임향순 호남향우회 전 회장과 경기도 광주시 등 지역 호남향우회장들은 지난 30일 자신들의 이름을 연명한 성명서를 내고 사실상 유 후보 지지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호남향우회 성명서가 나오자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김 후보 측은 해당 성명서를 첨부한 보도자료를 내고 "경기지역 호남향우회 및 향우회 임원, 호남 출신 사회·경제단체 임원들이 유 후보를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대대적인 여론몰이를 시도했다.
임향순씨, 호남향우회서 쫓겨나... 오세훈-김문수 캠프 운동원
▲ 임향순 호남향우회총연합회 중앙회 전 회장의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캠프 합류 소식을 알리는 <조세일보> 26일자 보도(상단), 한나라당 경기도의원 비례대표 8번 후보로 이영길 전 경기도 호남향우회 연합회장을 소개한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하단)
ⓒ 화면 캡쳐
이용훈 경기도 호남향우회 연합회장도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 중앙회'란 조직이 사실상 없다"며 "임씨가 발표한 성명서는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나 경기도 호남향우회 연합회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 지역호남향우회장 중 이름이 등재된 이들은 성명서에 동의한 바 없다며 펄쩍 뛰고 있는 상황"이라며 "있지도 않은 조직이나 있지도 않은 이름을 기재한 경우도 있다"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임 전 회장 등이) 상상을 초월한 일을 저질렀다"며 "오히려 이 때문에 호남향우민들이 다른 쪽으로 결집될 확률이 높아졌다, 김문수 후보에게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