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한 통계조작, 회사측의 노조 비방 받아쓰기 바쁜 언론
경제지들이 연일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을 공격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임금 협상이 해를 넘기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18일부터 부분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과 호봉표 변경이다.
지난해 말 23차 교섭에서는 노조가 300%와 500만원을 요구한 반면 사쪽에서는 300%와 460만원을 제시해
좁혀지는 듯 했는데 사쪽에서 호봉표 변경을 거부해 최종 결렬된 바 있다.
한국경제는 18일 사설에서 "더이상의 파업은 제 발등찍기이자 자신들의 일자리마저 위협하는 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경제도 사설에서 "기아차 노조는 이제라도 파업만능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선에서 임금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도 사설에서 "신년벽두부터 무리한 파업으로 경제회생을 위한 국민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면서 "국민들의 눈총이 따갑지 않느냐"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국민일보는 "일 덜 하고 돈 더 받자는 기아차 노조"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기아차가 현대차 수준의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노조 주장대로 하자면 같은 재벌그룹 계열사에서는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면서 "이는 주주 자본주의 경제질서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업무강도가 높다고 하나 대한민국에서 힘들게 살아가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고 질책하기도 했다.
국민일보의 사설은 우리나라 주류 언론의 편협한 노동관을 그대로 드러낸다.
다들 힘들게 살고 있으니 배부른 소리 하지 마라는 논리다.
이 신문은
"일 덜 하고 돈 더 받자"는 주장이 파렴치한 것처럼 매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노동시간이 가장 길다는 사실을
이들 주류 언론은 은폐하고 있다.
이익 나는 회사에서 일 덜하고 돈 더 받자는 주장이
무슨 문제가 있나?
그 돈을 고스란히 주주들이 가져가는 게
주주자본주의 경제질서일까?
파업 손실규모와 관련된 보도는 더욱 문제가 많다.
한국경제는 "전면파업으로 치닫는 기아차 노조… 손실액 1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해에만 4만8천대의 생산차질과 8600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은데 이어 노조가 또 파업할 경우
총 피해액은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와 맞먹는 1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게 회사측 전망"이라면서
"20년 연속 파업 중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파업손실 1조원에 아무런 의문도 제기하지 않았다.
기아차는 지난해 153만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당초 목표 150만대를 크게 넘어선 규모다.
기아차는 지난해 해외 수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잔업과 특근으로 생산물량을 맞춰오고 있다.
사쪽에서는 생산차질이 4만8천대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파업일수는 부분 파업을 합쳐 10일 안팎,
평소 공장 가동률 100%를 기준으로
이를 고스란히 손실로 잡는 것은 문제가 있다.
생산이 부족해서 자동차를 팔지 못했던 상황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다른 신문들도 마찬가지다.
동아일보는 "기아차 1조원짜리 파업"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노조를 압박했고
머니투데이는 "기아차 파업 3관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0년 연속 파업과 지난해 최대 손실, 그리고 올해 첫 파업 사업장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중앙일보도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실적이 우수한 현대차와 같은 수준의 임금을 요구하는 것은 경영상황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기사의 논조는 어느 신문이나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하다.
중앙일보의 논조대로라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현대차 보다 못한 기업의 노동자들은 그보다 많은 임금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임금이 매출액이나 영업이익과 비례한다는 말일까? 기아차 노동자들이 현대차 만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이유가 있나.
기아차의 생산과 판매량이 현대차의 55% 수준이지만
노동자의 1인당 매출액이 현대차의 98%에 이르고 1인당 영업이익은 이미 현대차를 넘어섰다는 사실도 간과되고 있다.
이밖에도 언론보도에는 교묘한 통계조작이 넘쳐난다.
한국경제는
"기아차의 근로 손실일수는 18만2747일로 지난해 파업을 벌인
99개 사업장 가운데 최장"이라고 비난했는데
이는 비교대상 기업 가운데 기아차의 노동자 수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근로 손실일수는 파업 참가자수와 파업일수를 곱해서
계산하기 때문에
4~6시간씩 대여섯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던
기아차가 77일간 옥쇄파업을 벌였던
쌍용차 보다도 많을 수밖에 없다.
물론 사쪽에서 제시한 성과급 300%와 460만원도 결코 적은 금액이라고 할 수 없다.
노조는 300%와 500만원을 요구하고 있는데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을 40만원 더 받고 말고가 아니라
6급 호봉체계를 단일급으로 변경하고 호봉을 늘리자는 노조의 요구을 사쪽이 묵살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기본급 비중을 늘리고 야근과 특근 등 시간외 수당 비중을 줄이자고 요구하고 있는데 사
쪽이 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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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갑자기 통계나 자료 운운하는 말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한번 생각난김에
간만에 글 한번 올립니다.
특히 대기업에서 파업있으면 주류언론들 행태 참 심각하지않습니까
툭하면 몇 천억 손실이 났니 이젠 1조라는 평생 보지도 못할 단위까지 마구 써대는거 보니 참 뭐라고 해야할까요
제가 알기로 이런 자료들 전부 삼성경제 연구소, LG경제 연구소 같은데서 배포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서 당연히 사측을 옹호하는 자료를 내놓는건 당연지사라고 밖에 볼수 없지만
결국 사측을 옹호한다는것은 파업손실을 극대화 혹은 뻥튀기 하는수 밖에 없기때문에....
여튼 신문이나 기타 이익단체에서 제시하는 자료는 믿을만한게 없고 정부도 마찬가지다....
제 생각에는 확실히 인터넷이 가장 큰 대안인건 맞는거 같습니다
언론이 주구장창 떠들어대는 덜떨어진 소리를 곧이 곧대로 영어 리스닝 하는것마냥 듣고 이해하는것 보다는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공유되고 다시 피드백이 이루어지는점에서는 어떤 시스템도
인터넷을 따라잡을수는 없는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