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을 이끌어준 근본이념은 ‘자유’와 ‘책임’이었다. …
진정한 지식인은 본질적으로 자유인인 까닭에 자기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그 결정에 대해서 책임이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존재하는 사회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는 믿음이었다. 이 이념에 따라, 나는 언제나 내 앞에 던져진 현실
상황을 묵인하거나 회피하거나 또는 상황과의 관계설정을 기권으로 얼버무리는
태도를 지식인의 배신으로 경멸하고 경계했다. 사회에 대한 배신일 뿐 아니라
그에 앞서 자신에 대한 배신이라고 여겨왔다. 이런 신조로서의 삶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그렇듯이 바로 그것이 형벌이었다. 이성이나 지성은 커녕
상식조차 범죄로 규정됐던 대한민국에서랴.”(<대화>, 2005년)
“글을 쓰는 나의 유일한 목적은 진실을 추구하는 오직 그것에서 시작하고
그것에서 그친다. …쓴다는 것은 우상에 도전하는 이성의 행위이다. 그것은
언제 어디서나 고통을 무릅써야 했다.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
그러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 괴로움 없이는 인간의 해방과 행복,
사회의 진보와 영광은 있을 수 없다.”(<우상과 이성>)
고 리영희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